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두산, 정상화 9부 능선 넘었는데...건설브랜드 하락·인프라코어 우발채무가 발목 잡나

  • Editor. 장용준 기자
  • 입력 2020.10.16 18:1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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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업다운뉴스 장용준 기자] 연초부터 재계를 달군 두산그룹 정상화는 최근까지 파격적인 구조조정을 통해 9부 능선을 넘겼다는 평을 들어왔다. 하지만 두산건설 새주인 찾기가 장기화될 가능성을 보이고, 두산인프라코어의 우발채무가 이슈화되면서 정상화의 발목을 잡을 수 있다는 전망이 나온다. 

16일 투자은행(IB)업계에 따르면 두산건설 매각이 장기화할 가능성이 커지고 있다. 두산건설의 주거 브랜드 ‘위브’의 가치가 하락하고 매각 우선협상대상자였던 대우산업개발과의 매각이 틀어지면서 후보군으로 꼽혔던 중견건설사들이 관심이 식고 있다는 분석이다. 이 때문에 두산건설의 연내 매각은 사실상 힘들어졌다는 전망이 나온다.

두산이 정상화 9부 능선을 넘겼으나 두산건설과 인프라코어의 우발채무와 차입금 문제가 변수로 떠올랐다. [사진=연합뉴스]

건설업계 관계자는 "두산건설이 처음 매물로 나왔을 때와 지금은 관심을 보이는 곳들의 성격이 달라진 것으로 여겨진다"며 "두산건설의 대표 브랜드랄 수 있는 '위브'의 브랜드 파워 약화로 인해 중견건설사보다는 사모펀드 쪽으로 새주인 찾기가 이어질 가능성이 커졌다"고 내다봤다.

실제로 지난해까지만 해도 두산건설 위브는 서울과 수도권 신도시 등에서 활발한 아파트, 오피스텔, 주상복합 분양을 이어와 인지도가 높았다는 게 업계의 평이다.   

지난 7월 대우산업개발이 두산건설 매각 우선협상자로 선정됐을 때, 서울 시장 진출을 위해서는 자체 브랜드인 '이안'의 가치가 낮다고 판단해 두산건설 '위브'를 활용하려 했다는 분석이 뒤따랐다. 

하지만 올해 두산건설이 두산중공업의 자회사로 매각 발표가 이뤄지면서 주택사업 수주와 브랜드 홍보가 원활하게 이루어지지 않아 브랜드 평판이 떨어졌고, 그에 따라 대우산업개발을 비롯한 중견건설사들의 외면을 받게 된 것이라는 지적이 나온다.

두산 '위브'의 브랜드 가치 하락은 매각 작업에 차질을 빚게 하고 있다. [사진=두산건설 제공]

실제로 한국기업평판연구소의 아파트 브랜드 평판순위에서 위브는 연초 9위에서 지난달에는 24위까지 순위가 급락했다.

IB업계 관계자는 "두산건설의 매각이 불발된 건 4000억원대 규모의 연대보증 리스크를 대우산업개발이 뒤늦게 알게 된 탓도 있다"고 지적했다. 이는 두산건설이 시행사가 진행하는 사업장들에 연대보증을 제공했는데, 문제는 이 규모가 두산건설의 기업가치를 뛰어넘었다는 것이다. 

A건설사 관계자는 "중견건설사가 4000억원이 넘는 연대보증액을 감당하기는 힘들 것"이라며 "안 그래도 불황이 심해지고 있는데, 브랜드 가치와 우발채무 가능성 등 고려해야 할 변수가 너무나 많기 때문"이라고 말했다.

두산그룹 정상화의 발목을 잡는 또 하나의 요소는 그동안 긍정적으로 진행되던 두산인프라코어의 매각 작업과 관련한 우발채무와 차입금 문제다. 

두산인프라코어 매각을 위해서는 두산밥캣 지분을 담보로 한 차입금 매각과 DICC 소송 마무리가 제대로 이루어져야 한다는 부담감이 따른다. [사진=연합뉴스]

업계 관계자는 "인프라코어 매각을 위해서는 두산밥캣의 지분을 담보물로 빌린 차입금 1조원을 매각 이전에 상환해야 한다는 부담감이 있다"며 "아울러 매각 후에는 중국법인(DICC) 소송 관련 우발채무를 그대로 떠안아야 한다는 점에서 남는 게 없는 장사가 될 수 있다"는 전망을 내놓았다.

이는 두산인프라코어 매각에서는 두산중공업이 보유한 인프라코어 지분과 인프라코어가 보유한 밥캣 지분(지분율 51.05%)은 제외되기에 인프라코어가 보유한 밥캣 지분을 두산이 회수해야 한다는 설명이다.

인프라코어가 보유한 밥캣 지분은 두산 살리기를 위해 금융기관에 담보물로 잡혀 있는 상태이며, 금액으로 총 1조원에 가깝다는 것이 업계의 분석이다.

두산 입장에선 인프라코어 매각 이후에나 마무리될 DICC 관련 소송도 부담이다. 만약 DICC 관련 재무적투자자(FI)들과 7196억원 규모의 소송 최종심에서 패소할 경우 두산은 해당 금액을 모두 떠안기로 공언한 바 있기 때문이다.

IB업계 관계자는 "최악의 시나리오는 두산이 밥캣 지분을 담보로 한 차입금 전액을 갚고, DICC 소송에서도 패소해 그 금액을 떠안게 되는 것"이라며 "이 경우 9부 능선을 넘겼던 두산그룹의 3조원 자구안은 원점으로 돌아갈 수도 있다"고 전망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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