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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K하이닉스, 10조 최대빅딜로 낸드도 세계 2위로…최태원 '3번째 통큰 승부수'

  • Editor. 이세영 기자
  • 입력 2020.10.20 16:5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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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업다운뉴스 이세영 기자] SK하이닉스가 10조원에 인텔의 낸드플래시 사업을 인수하자, 재계에서는 최태원 SK그룹 회장이 또 통 큰 승부수를 던졌다는 반응이 나온다.

최 회장이 2012년 SK하이닉스 인수, 2018년 도시바 메모리 지분 인수에 이어 세 번째 승부수를 던졌다는 것이다. 최 회장의 SK하이닉스 인수, 도시바 지분 인수는 모두 성공한 투자로 평가된다.

최태원 SK 회장. [사진=SK 제공]

SK하이닉스는 20일 인텔의 낸드플래시 사업을 10조3104억원(90억달러)에 인수한다고 밝혔다. 이는 국내 기업의 해외 기업 인수합병(M&A) 사상 최대 규모로, 2016년 삼성전자의 하만 인수금액(약 80억달러)을 뛰어넘는 수준이다.

인수 대상은 인텔의 SSD 사업 부문과 낸드 단품 및 웨이퍼 비즈니스, 중국 다롄 생산시설을 포함한 낸드 사업 부문 전체다. 다만 옵테인 사업부는 포함되지 않는다.

SK하이닉스가 D램에 비해 상대적으로 취약했던 낸드플래시 부문의 시장점유율을 높이면서 메모리 반도체 분야의 글로벌 1위인 삼성전자를 바짝 추격하게 됐다.

SK하이닉스는 이와 함께 메모리 분야에서 안정적인 사업 구조를 확보하게 되면서 반도체 시장의 가격 변동에도 능동적인 대응이 가능해질 전망이다.

D램 부문 세계 2위 생산 기업인 SK하이닉스는 사업 비중이 올해 2분기 기준 D램이 72%에 달하는 반면, 낸드는 24%에 머무르는 등 다소 기형적인 사업 구조를 갖고 있었다. 이 때문에 D램 가격이 출렁일 때마다 회사의 수익도 들쑥날쑥해 사업의 변동성이 크다는 것이 최대 약점으로 지적돼왔다.

이번 인텔 인수로 SK하이닉스의 사업 비중은 D램이 60%로 줄고 낸드는 40%로 늘면서 비교적 안정적인 사업 구조를 확보할 수 있을 전망이다.

시장조사업체 옴디아에 따르면 메모리 반도체 중 낸드 점유율은 올해 2분기 기준 삼성전자가 33.8%로 1위이며, 키옥시아(17.3%)와 웨스턴 디지털(15%)이 2위와 3위, 인텔(11.5%)과 SK하이닉스(11.4%)가 나란히 4위와 5위에 머물러있다.

SK하이닉스가 인텔 인수를 마무리하면 낸드 시장점유율이 20%를 넘게 되면서 삼성에 이어 단숨에 2위 자리로 도약하게 된다.

특히 인텔의 강점인 기업용 솔리드 스테이트 드라이브(SSD) 시장에서는 삼성을 제치고 세계 1위로 올라선다. 기업용 SSD 점유율은 올해 2분기 인텔이 29.6%로 2위, SK하이닉스가 7.1%로 5위로, 두 회사를 합친 점유율이 36.7%에 달해 현재 1위인 삼성전자의 34.1%를 넘어선다.

낸드 부문 세계 시장점유율. [그래픽=연합뉴스]

이번에 SK하이닉스가 10조원이 넘는 국내 최대 규모의 빅딜이라는 ‘통 큰’ 승부수를 던진 데는 평소 공격적인 M&A로 외향을 확장해온 최태원 회장의 결단이 작용했다는 분석이 나온다.

SK그룹은 그동안 SK하이닉스를 비롯해 SK머티리얼즈, SK실트론 등을 인수함으로써 반도체 수직 계열화를 완성하는 효과를 봤다. 여기에 2018년에는 도시바 메모리를 인수했고, 이번에 인텔 낸드 사업까지 인수하며 경쟁력 강화에 드라이버를 걸게 됐다.

SK하이닉스 인수 이후 SK그룹은 석유화학회사에서 정보기술(IT)회사로, 내수기업에서 수출기업으로 체질을 개선하는 데 성공했다. 최근에는 바이오·배터리 등 신사업도 적극적으로 추진하고 있지만 이번 인텔 낸드 사업 인수로 SK그룹의 주력이 반도체임을 재확인했다.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확산으로 경영환경이 악화하고 낸드 등 메모리 반도체 업황이 부진한 상황에서 최 회장이 인수 결단을 내린 것도 주목할 만한 대목이다. 최 회장이 SK하이닉스 인수 때와 마찬가지로 승부사 기질을 발휘한 것으로 분석된다.

최 회장은 지난달 SK 모든 구성원들에게 보내는 이메일에서 “코로나19에서 비롯된 예측하기 어려운 경영환경 변화와 새로운 생태계의 등장은 피할 수 없는 상황이 됐다”며 “이 낯설고 거친 환경을 위기라고 단정짓거나 굴복하지 말고 우리의 이정표였던 딥체인지에 적합한 상대로 생각하고, 성장의 계기로 삼아야 한다”고 당부했다.

앞서 지난 6월 확대경영회의 때는 그룹 경영진들과 기업가치를 높이는 방안을 논의하면서 “기업 성장을 가로막는 구조적 한계를 ‘주어진 환경'이 아닌 ’극복의 대상‘으로 인식하는 발상의 전환이 있어야 딥체인지가 가능하다”고 강조하기도 했다.

SK하이닉스의 인텔 낸드 사업 인수에 대해 증권가는 엇갈린 평가를 내리고 있다. 단기적으로는 악재, 장기적으로는 호재라는 것이다.

이승우 유진투자증권 애널리스트는 이날 보고서에서 “10조원이 넘는 거금을 투자하는 것에 대한 주주들의 거부감이 있을 수 있다”며 “하지만 향후 낸드 산업은 과잉투자가 줄어들며 장기적으로 안정화될 가능성이 높아지게 됐다”고 분석했다. 그러면서 “SK하이닉스는 그동안 가장 큰 약점으로 거론돼오던 eSSD(기업형 SSD) 분야에서 삼성의 뒤를 잇는 새로운 강자로 부상하게 될 기회를 잡게 됐다”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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