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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금리 기안기금에 무급휴직까지...날개 꺾인 항공사들 '뭐라도 한다'

  • Editor. 김혜원 기자
  • 입력 2020.10.20 17:1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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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업다운뉴스 김혜원 기자]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여파로 항공업계가 고사 위기에 내몰리고 있다. 정부가 인건비 일부를 지원하는 '고용유지지원금' 지원기간이 기존 연간 180일에서 240일까지 60일 연장한다고 밝혔지만, 국제선 여객 수요가 90%가량 급감하면서 반등 동력이 좀처럼 보이지 않기 때문이다.

이에 대한항공과 제주항공이 이달 내 '연 7%대' 고금리 대출인 기간산업안정기금을 신청할 계획이며, 저비용항공사(LCC)들은 화물운송 사업 확대를 검토하거나 무급휴직 전환을 결정했다.

20일 항공업계에 따르면 대한항공과 제주항공이 기안기금을 신청하기 위해 산업은행 등 채권단과 세부 협의를 진행 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인천국제공항 2터미널에서 이동하는 대한항공 승무원들. [사진=연합뉴스]
인천국제공항 2터미널에서 이동하는 대한항공 승무원들. [사진=연합뉴스]

대한항공은 올해 유급휴업 확대, 기내식·기내판매사업부 매각(9906억원), 유상증자(1조1000억원) 등을 통해 유동성을 확보했다. 하지만 화물 운임이 점차 떨어지고 있고, 오는 12월 15일부터는 고용유지지원금이 끊기는 등 코로나19 후폭풍이 길고 깊어질 것으로 예상됨에 따라 생존을 위한 자금 수혈에 힘을 쏟는 모양새다. 

제주항공은 지난 15일 기안기금 운용심의회 전에 기안기금을 신청할 예정이었지만 채권단과 협의가 길어지면서 신청이 늦어진 것으로 알려졌다. 

업계 안팎에서는 기안기금의 높은 금리를 협의 지연 요인으로 꼽았다. 시중금리보다 더 비싼 대출금리를 적용할 경우 항공사의 부담이 커지며, 일시적으로 유동성을 확보한다 하더라도 장기적으론 수익성을 해칠 수 있다는 것이다.

신용등급이 'BBB+'인 대한항공의 경우 1조원 규모의 기안기금을 신청하면, 회사채 유통금리인 5% 초반대 이상이 적용돼 매해 500억원 이상의 이자를 지불해야 한다. 신용등급이 'BBB'인 제주항공 또한 연 6%대 중반의 이자가 적용될 것으로 분석된다.

기안기금 신청 요건이 안 되는 LCC 업체들은 부진한 여객 수요 실적을 메우기 위해 항공화물 영역 확장에 나섰다. 현재 항공화물 사업팀을 운영 중인 티웨이항공, 진에어, 제주항공 등은 화물운송 사업 확대를 검토하거나 적극 시행 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코로나19로 항공사 휴업이 장기화되고 있다. [사진=연합뉴스]
코로나19로 항공사 휴업이 장기화되고 있다. [사진=연합뉴스]

국내 LCC 중 유일하게 중대형기 B777-200ER 여객기를 보유하고 있는 진에어는 화물 전용기 전면부 좌석에 화물을 넣을 수 있도록 제작된 별도 가방 '카고시트백'을 개조, 오는 24일과 27일부터 각각 인천~방콕, 인천~칭다오 노선에 투입할 예정이다.

티웨이항공과 제주항공은 소형기 B737-800 여객기를 활용한 기내 화물 적재 방식으로 화물운송 사업을 추진하고 있다. 주요 화물은 원단, 액세서리, 전자 부품 등의 의류 및 전자제품이 될 것으로 알려졌다. 

무급휴직 전환도 대규모로 이뤄지고 있다. 제주항공은 11~12월 희망자에 한해 무급휴직 신청을 받았다. 진에어와 티웨이항공 또한 고용유지지원금 종료에 대비하기 위해 11월부터 무급휴직 전환을 시작한다. 에어부산은 두 달가량 단기휴직뿐 아니라 6개월이나 1년 등 장기휴직 신청도 받았다.

항공업계 관계자는 "여객 매출은 여전히 수익을 내지 못하는 가운데 당장 내년에 수요가 회복될 수 있을지조차 알 수 없다. 비용부담이 계속 커진 항공사들이 '뭐라도 해야 한다'는 판단에 고금리 기안기금 신청, 화물 전용기 개조, 무급휴직 전환 등을 추진하고 있다"며 "현 상황이 지속될 경우 이스타항공과 같은 대규모 구조조정을 피할 수 없을 것이라는 우려가 곳곳에서 나온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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