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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혁신의 리더십' 이건희 삼성 회장 영면...각계각층 추모 물결

  • Editor. 장용준 기자
  • 입력 2020.10.25 20:3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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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업다운뉴스 장용준 기자] 한국의 삼성을 세계의 삼성으로 키운 한국 재계의 별 이건희 삼성그룹 회장이 향년 78세를 일기로 영면했다. 이에 정재계 등 각계각층은 일제히 애도를 표하며 고인을 추모했다.

25일 삼성그룹은 이건희 회장이 이날 새벽 서울 일원동 서울삼성병원에서 별세했다고 밝혔다. 이 회장은 지난 2014년 5월 급성 심근경색증으로 서울 용산구 이태원동 자택에서 쓰러진 뒤 6년5개월 간 투병생활을 이어왔으나 끝내 유명을 달리한 것이다.

이날 이 회장의 사망 소식과 함께 삼성 측은 "고인과 유가족의 뜻에 따라 장례는 간소하게 가족장으로 치르기로 했다"고 설명했다.

이건희 삼성그룹 회장이 25일, 78세를 일기로 영면했다. 사진은 1993년 신경영선언 당시 모습. [사진=삼성 제공]

1942년생인 고(故) 이 회장은 1987년 선친인 호암(湖巖) 이병철 삼성 창업주의 별세 이후 삼성그룹 2대 회장에 올라 삼성그룹을 한국의 삼성에서 세계의 삼성으로 성장시켰다.

고인은 어린시절 영화 감상을 즐기며 애완견을 길렀고, 서울사대부고 재학시절에는 레슬링부에서 활동하며 훗날 스포츠 발전에 기여하는 토대를 이루기도 했다. 이후 유학길에 올라 일본 와세다대학 상학부와 미국 조지워싱턴대학 경영대학원을 졸업한 그는 1966년 서울대 응용미술과에 재학하던 홍라희 여사와 만나 이듬해 결혼했다.

이후 이 회장은 1970년대 미국 실리콘밸리에서 하이테크 산업 진출의 가능성을 읽었고, 1978년 삼성물산 부회장으로 승진하면서 삼성그룹 후계자로서 전면에 나서기 시작했다. 해외사업추진위원장으로 유공 인수전에 총력을 기울였으나 결국 실패를 맛보기도 했다.

이병철 창업주의 일곱째이자 셋째 아들인 이건희 회장이 삼성의 후계자가 되어 경영권을 승계하는데는 20여년의 세월이 걸렸다. 당초 후계자로 꼽히던 큰형 故 이맹희 전 제일비료 회장과 둘째형 이창희 회장이 모두 이병철 창업주의 후계자 수업에서 탈락하며 이건희 회장이 최종 후계자로 낙점된 것이다. 

이건희 회장은 한국의 삼성을 세계의 삼성으로 성장시켰다. 1987년 삼성그룹 회장 취임 당시 모습. [사진=삼성 제공]
이건희 회장은 한국의 삼성을 세계의 삼성으로 성장시켰다. 1987년 삼성그룹 회장 취임 당시 모습. [사진=삼성 제공]

1987년 이병철 창업주 별세 이후 그룹회장에 취임한 고인은 1993년 신경영선언을 통해 한국의 삼성에서 세계의 삼성으로 탈바꿈하는 초일류 삼성의 시작을 알렸다.

당시 이 회장은 삼성가 분할이 마무리하고 삼성전자 임원들을 독일 프랑크푸르트로 소집해 '마누라와 자식 빼고 다 바꾸라'는 파격적인 발언을 통해 제2의 창업을 선언한 바 있다. 이후 삼성전자를 상징하는 '품질경영, 질경영, 디자인경영' 등을 전면에 내세우며 세계로 도약하는 발판을 마련했다.

이 회장의 진두지휘 아래 삼성은 1987년 취임 당시 10조원이었던 매출액이 2018년 387조원으로 약 39배 늘었으며, 이익은 2000억원에서 72조원으로 359배, 주식의 시가총액은 1조원에서 396조원으로 무려 396배나 증가했다.

이 회장의 일등주의로 삼성전자는 지난 2006년 글로벌 TV시장에서 일본 소니를 눌렀고, 애플이 잠식했던 스마트폰시장에서도 1위를 달성하는 등 결실을 봤다. 

이 회장의 성공 이면에는 그림자도 있다. 김용철 변호사의 폭로로 시작된 삼성비자금 사건으로 특검 조사를 받은 후 배임 등 혐의로 기소돼 2008년 퇴진과 전략기획실 해체 등을 발표하며 경영일선에서 잠시 물러나기도 했다.

하지만 그는 평창동계올림픽 유치를 위한 재계·체육계 건의로 단독사면된 후 2010년 경영일선에 복귀해 삼성의 미래를 새롭게 그렸다. 

이건희 회장이 이룬 삼성그룹의 발전 면모. [그래픽=연합뉴스]

 

이 회장의 별세 소식이 알려지자 재계를 비롯한 각계각층에서는 애도와 추모의 물결이 이어졌다. 대한상공회의소는 "고인은 파격적인 혁신 경영을 통해 새로운 산업인 반도체와 모바일 등 첨단 분야에 도전해 삼성을 글로벌 초우량 기업으로 키워냈다"며 "삼성의 변신과 성공을 주도하며 우리도 세계 최고가 될 수 있다는 자신감을 심어줬다"고 애도했다.

이어 "이 회장은 끊임없이 미래 산업을 개척하고 적극적인 투자를 추진해 한국 산업구조를 고부가가치 첨단 산업 고도화로 이끄는데 큰 기여를 했다"며 "경제계는 고인의 도전·혁신 정신을 계승·발전시켜 나갈 것"이라고 덧붙였다.

전국경제인연합회 역시 "이 회장은 삼성을 초일류 기업으로 성장시켰을 뿐만 아니라 대한민국 경제를 선진국 반열에 올려놓은 재계 최고의 리더였다"는 애도와 추모의 뜻을 밝혔다. 

정계에서도 애도와 추모가 이어졌다. 이낙연 더불어민주당 대표는 자신의 페이스북에 "고인의 별세에 깊은 애도를 표한다"며 "신경영, 창조경영, 인재경영 고인께서는 고비마다 혁신의 리더십으로 변화를 이끄셨다. 그 결과 삼성은 가전, 반도체, 휴대폰 등의 세계적 기업으로 도약했다”고 애도글을 올렸다.

이어 "'생각 좀 하고 세상을 보자' 같은 고인의 여러 말씀은 활기 있고 창의적인 기업문화를 만들었다. 우리 사회에도 성찰의 고민을 던져주었다"면서도 "그러나 고인은 재벌중심의 경제구조를 강화하고 노조를 불인정하는등 부정적 영향을 끼치셨다는 점도 부인할수 없다”면서도 “불투명한 지배구조, 조세포탈, 정경유착 같은 그늘도 남기셨다"며 아쉬움을 표현하기도 했다. 이 대표는 "고인의 혁신적 리더십과 불굴의 도전정신은 어느 시대, 어느 분야든 본받아야 마땅하다"며 "삼성은 과거의 잘못된 고리를 끊고 새롭게 태어나기를 바란다"며 "고인의 빛과 그림자를 차분하게 생각하며 삼가 명복을 빈다"고 당부하기도 했다.

2010년 라스베이거스 가전전시회를 참관하는 이건희 삼성그룹 회장 일가. 왼쪽부터 장녀 이부진 호텔신라 사장, 장남 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 이 회장, 부인 홍라희 전 리움미술관 관장, 차녀 이서현 삼성복지재단 이사장. [사진=삼성전자 제공/연합뉴스]

여당인 민주당에서도 허영 민주당 대변인이 논평에서 "이 회장은 삼성의 글로벌 도약을 이끌며 한국경제 성장의 주춧돌을 놓은 주역이었다. 한국에서 가장 성공한 기업인으로 화려한 스포트라이트를 받았다"고 밝혔다. 이어 "이건희 회장의 말대로 삼성은 초일류 기업을 표방했지만, 이를 위한 과정은 때때로 초법적이었다"며 "경영권 세습을 위한 일감 몰아주기와 부당 내부거래, 정경유착과 무노조 경영 등 그가 남긴 부정적 유산들은 우리 사회가 청산해야 할 시대적 과제"라고 지적했다. 이어 "이 회장의 타계를 계기로, 이재용 부회장이 지난 대국민 사과에서 국민들께 약속했던 ‘새로운 삼성’이 조속히 실현되길 바란다"고 덧붙였다.

야당인 국민의힘은 배준영 국민의힘 대변인이 논평을 통해 "삼성이 세계 1위의 글로벌 기업이 되는 기틀을 마련했다. 국민의 자부심을 높였던 선각자이셨다”며 “고(故) 이건희 회장의 명복을 빈다"고 추도했다. 이어 "유가족과 임직원 여러분들께도 진심어린 위로의 말씀을 전한다”고 애도를 표했다. 이어 "고인이 생전에 보여준 세계 초일류 기업을 위한 뼈를 깎는 노력, '마누라, 자식 빼놓고 모두 바꿔라'라는 혁신의 마인드는 분야를 막론하고 귀감이 됐다"면서 "미래를 선도할 인재에 대한 애정과 철학은 지금도 인재육성의 교본이 됐다"고 추모했다.

이날 문재인 대통령도 이 회장의 빈소를 조문한 노영민 비서실장을 통해 유가족에게 애도의 뜻을 전했다. 문 대통령은 "한국 재계의 상징이신 고(故) 이건희 회장의 별세를 깊이 애도하며 유가족분들께 심심한 위로의 말씀을 전한다"며 "이건희 회장은 도전적이고 혁신적인 리더십으로 반도체 산업을 한국의 대표 산업으로 성장시켰다"고 강조했다. 이어 "이건희 회장은 세계 스마트폰 시장을 석권하는 등 삼성을 세계 기업으로 키워냈고, 한국의 대표기업으로 경제 성장의 견인차 역할을 했다"고 강조하며 "그분이 보여준 리더십은 코로나로 경제가 어려운 시기에, 위기극복과 미래를 향해 도전하는 우리 기업들에 큰 귀감과 용기가 되어줄 것이며, 다시 한번 고인의 명복을 빈다"고 추모의 뜻을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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