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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포커스] 조선업계 실적 선방에도 비어가는 수주잔고...향후 일감부족 위기는?

  • Editor. 장용준 기자
  • 입력 2020.11.01 09: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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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업다운뉴스 장용준 기자] 조선업계의 3분기 실적 발표가 이어지는 가운데 현대중공업과 삼성중공업은 나름 선전했지만 수주 잔량이 줄어드는 등 경고등이 켜졌다. 향후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여파와 저유가 기조가 맞물리면서 조선업 불황이 지속될 것에 대비해야 한다는 분석이 나온다.

지난달 30일 한국해양조선과 삼성중공업이 각각 발표한 3분기 실적이 컨센서스(실적 전망치)에 못미치면서 수주 잔량 감소와 이에 따른 일감 부족 위기에 대한 우려가 커지게 됐다. 

지난달 30일 현대중공업과 삼성중공업의 3분기 실적 발표 이후 향후 조선업 불황에 대한 우려가 커지고 있다. [사진=연합뉴스]
지난달 30일 현대중공업과 삼성중공업의 3분기 실적 발표 이후 향후 조선업 불황에 대한 우려가 커지고 있다. [사진=연합뉴스]

현대중공업그룹의 조선부문 중간지주사인 한국조선해양은 연결재무제표 기준 3분기 영업이익 407억원을 기록하면서 흑자기조를 유지했다고 밝혔다. 지난해 3분기(303억원)보다 34.4% 늘어난 수치다. 매출은 3조4598억원으로 지난해 같은 기간(3조6427억원)보다 5.0% 줄었다. 당기순손실은 770억원으로 적자전환했다.

현대중공업 관계자는 "한국해양조선 매출액 감소 원인은 하기휴가 등으로 인한 조업일수 감소와 환율하락 등의 영향"이라며 "아울러 당기순손실은 환율 하락에 따른 외환 관련 손실이 반영돼 적자를 기록했다"고 설명했다. 이어 "영업이익은 수익성이 양호한 선박의 비중 확대와 원가절감 노력에 힘 입은 것"이라고 덧붙였다.

이 관계자는 "코로나19 등 어려운 환경 속에서도 원가 절감 노력 등을 바탕으로 흑자기조를 이어가고 있다"며 "친환경·스마트 선박 기술 개발 등 차별화된 경쟁력을 바탕으로 일감 확보와 수익성 제고에 최선을 다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삼성중공업은 3분기 영업손실이 134억원으로 지난해 동기(3120억원)와 비교해 적자 폭이 감소한 것으로 잠정 집계됐다고 밝혔다. 매출은 1조6769억원으로 작년 동기 대비 14.6% 줄었으며, 순손실은 74억원으로 적자 폭이 축소됐다고 덧붙였다.

삼성중공업 측은 코로나19에 따른 해양 프로젝트 공정 순연과 도크 효율화를 위한 상선 부문의 공정 조정 영향으로 적자를 기록했다고 분석했다. 

다만 작년 동기나 직전 분기(7077억원) 대비 적자 폭은 크게 줄어든 것으로 나타났다. 해양 프로젝트와 관련한 추가 정산, 자재비 절감 등으로 일회성 이익이 증가한 것이 적자 폭을 감소시킨 것으로 보인다.

삼성중공업의 3분기 말 기준 순차입금은 3조6000억원으로 직전 분기 말 대비 2000억원 개선됐다. 삼성중공업 관계자는 "4분기에는 대형 프로젝트 수주에 따른 대규모 선수금 입금이 예상돼 자금수지 개선이 확대될 것"으로 전망했다.

조선업계의 불황은 지난해부터 이어지고 있다. [사진=연합뉴스]

금융정보업체 에프앤가이드가 전망한 두 조선사의 3분기 실적 전망치보다 하회한 것이다. 에프앤가이드가 전망한 예상치에 따르면, 한국조선해양(현대중공업·현대삼호중공업·현대미포조선)이 매출액 3조8500억원, 영업이익 562억원이었으며, 삼성중공업은 매출액 1조8900억원, 영업손실 641억원이었다. 

시장에서는 연초에 지난해부터 시작된 조선업계의 불황은 올해 회복될 것이라 예상한 바 있다. IMO(국제해사기구) 환경규제 강화에 따른 LNG(액화천연가스)선 발주가 폭발적으로 증가할 것이라는 기대감에서였다. 하지만 코로나19라는 예상치 못한 암초로 인해 저유가까지 지속되면서 중동을 비롯한 해외 발주가 끊기고 불황은 깊어지는 분위기다.

앞서 영국 조선해양시황 분석기관 클락슨리서치에 따르면 올해 9월까지 누계 선박 발주량은 975만CGT(표준화물선 환산톤수)로 전년 대비 절반(51.3%) 수준으로 쪼그라들었다. 

한 조선사 관계자는 "코로나19 장기화로 인해 올해 클락슨리서치가 전망했던 글로벌 발주 전망치 2100만CGT는 고사하고 역대 최악의 발주량을 받아들 수도 있다"고 내다봤다.

국내 조선업계는 내년까지는 저유가 기조와 선박 교체 수요 감소로 인한 수주 감소를 예상해야 할 것이라는 전망도 나온다. [사진=연합뉴스]

한국수출입은행 경제연구소는 최근 발간한 '해운·조선업 2020년도 3분기 동향 및 2021년도 전망' 보고서에서 3분기까지 한국 조선사들의 수주액은 전년 동기 대비 55.7% 감소한 62억2000만달러를 기록했으며, 3분기 중 수주액은 33.3% 감소한 31억4000만달러에 그쳤다고 밝혔다. 올해 인도 예정물량은 930만CGT 내외로 추정했으나, 상반기 생산차질로 예상치에 도달하지 못한 것으로 집계됐다.

문제는 수주 잔량이 꾸준히 줄어들고 있다는 점이다. 지난달 기준 한국 조선업 전체 수주잔량은 1842만CGT로 연초 대비 21.1% 감소했다. 이는 국내 조선업계의 1.5년치 일감에 해당한다.

조선업계 관계자는 "조선업 특성 상 수주 잔고가 매출로 인식돼 2분기까지는 선전할 수 있었다"며 "하지만 수주 잔량이 줄어드는 3분기부터는 국내 조선사들이 영업손실을 감당해야 한다"고 내다봤다. 더욱이 4분기를 넘어 내후년까지 일감 부족 위기에 직면할 수 있다는 위기감이 고조되고 있다. 수주 잔고가 대부분 2~3년을 기준으로 책정되는 탓이다. 

다만 이 관계자는 "내년까지는 저유가 기조가 유지돼 선박 교체수요가 줄어들 수 있다"면서도 "2022년 이후에는 희망이 보인다"고 전망했다. 이는 2022년에 EU(유럽연합)의 온실가스 배출권 규제, 2023년 EEXI(현존선에너지효율지수) 시행이 예상돼 노후 선박들을 교체해야 하는 시기가 앞당겨질 것이라는 전망이다. 

반면 양종서 한국수출입은행 해외경제연구소 선임연구원은 "내년도 국내 조선업계의 수주량은 올해 대비 127% 증가한 약 1000만CGT 내외가 될 것으로 예상된다"며 "수주액은 105%가량 늘어난 225억달러 내외가 될 것"이라고 내다봤다. 

그는 오히려 이후 일감 부족을 우려하고 있는데 "2023년 인도물량은 전년 대비 증가할 것으로 예상되나 절대적 수준은 부족할 수 있어 일감 부족 위기는 2023년 상반기까지 지속될 것"이라며 "향후 환경규제 강화 효과에 의한 잠재적 수요 기대가 높은 만큼 핵심인력 등 경쟁력 손실을 최소화하면서 일시적 위기를 해소할 방안을 조기에 강구할 필요가 있다"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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