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증인으로 34년만에 '살인의 추억' 베일 벗은 이춘재..."연쇄살인 14건 모두 내가 진범"

  • Editor. 강성도 기자
  • 입력 2020.11.02 17:5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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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업다운뉴스 강성도 기자] 영화 '살인의 추억'으로까지 만들어진 희대의 연쇄살인 사건 범인 이춘재(57)가 첫 사건 발생 34년 만에 법정에 증인으로 나와 1980년대 화성과 청주지역에서 벌어진 14건의 연쇄살인사건 진범임을 인정했다.

연합뉴스에 따르면 수원지법 형사12부(박정제 부장판사) 심리로 2일 열린 이춘재 8차 사건 재심 9차 공판에 이춘재가 검찰과 변호인 양측이 신청한 증인으로 법정에 출석했다. 

이춘재 연쇄살인 8차 사건 재심 재판의 증인으로 채택된 이춘재(56)가 2일 오후 법정에 출석했다. 사진은 이춘재가 출석해 증언할 법정 모습. [사진=연합뉴스]
이춘재 연쇄살인 8차 사건 재심 재판의 증인으로 채택된 이춘재(56)가 2일 오후 법정에 출석했다. 사진은 이춘재가 출석해 증언할 법정 모습. [사진=연합뉴스]

첫 사건 발생 34년 만에 일반에 모습을 드러낸 이춘재는 경찰의 재수사가 시작된 뒤 "올 것이 왔구나 생각했다"고 당시 심경을 전했다. 

이어 "양심에 따라 숨김과 보탬이 없이 진실만을 말하겠다"고 증인선서를 한 뒤 경찰이 교도소로 찾아와 DNA 감정 결과 등을 토대로 추궁하자 1980년대 화성과 청주에서 저지른 14건의 살인 범행에 대해 모두 털어놨다고 설명했다. 사건을 자백한 이후 가족과 연락이 끊겼다고 덧붙였다. 

이춘재는 "연쇄살인사건이 영원히 묻힐 거라 생각하지 않았다"면서도 "당시 경찰 수사가 제대로 이뤄졌다면 용의선상에 올랐을 것"이라고 말한 것으로 전해졌다. 

지난해 연쇄살인사건 재수사에 돌입한 경찰은 과학수사 기법 등을 통해 일부 살인사건 피해자들 유류품에서 나온 DNA가 이춘재와 일치하다는 사실을 밝혀냈다. 

왜 이같은 사건을 저지르게 됐느냐는 질문에 이춘재는 "지금 생각해도 당시에 왜 그런 생활을 했는지 정확하게 답을 못하겠다"며 "계획을 하고 준비를 해서 범행을 저지르지 않았기 때문에 무슨 사유인지는 모르고 당시 상황에 맞춰 (살인을) 하지 않았나 생각을 한다"고 답했다.

이춘재 연쇄살인사건 주요 일지. [그래픽=연합뉴스]

그러면서 사건 피해자들에게는 "저의 사건에 관계된 모든 분에게 죄송하다는 말씀 드리고 싶다"고 말했다. 이어 "반성하고 있고, 그런 마음에서 자백했다"며 "하루 속히 마음의 안정을 찾으셨으면 하는 바람이다"고도 했다.

이춘재 8차 사건은 1988년 9월 16일 경기 화성군 태안읍 진안리에서 당시 13세였던 박모양이 성폭행 피해를 본 뒤 살해당한 사건이다. 이듬해 범인으로 검거된 윤성여 씨는 1심에서 무기징역을 선고받고 항소하면서 "경찰의 강압 수사로 허위 자백을 했다"며 혐의를 부인했으나, 2심과 3심 재판부는 이를 모두 기각했다.

20년을 복역하고 2009년 가석방된 윤씨는 이춘재의 범행 자백 이후인 지난해 11월 법원에 재심을 청구했고, 법원은 올해 1월 이를 받아들여 재심 개시 결정을 내렸다. 재판 과정에서 검찰과 변호인 양측은 모두 이춘재를 증인으로 신청했으며, 법원은 이를 받아들였다.

재판부는 이번 논란의 결정적 증거인 현장 체모가 30년의 세월이 지남에 따라 DNA가 손상돼 감정이 불가능하다는 판정이 나오자 지난 9월 이춘재를 직접 법정에 부르기로 결정을 내렸다.

다만 재판부는 이춘재가 증인의 지위에 불과하다며 촬영을 불허함에 따라 언론의 사진·영상 촬영은 이뤄지지 않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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