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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 전세난 갈수록 심화...인천·경기로 번지는 '내집내산' 나비효과

  • Editor. 장용준 기자
  • 입력 2020.11.12 16:5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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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업다운뉴스 장용준 기자] 전세난의 끝이 보이지 않는 가운데 서울의 전세 품귀현상으로 인한 전셋값 상승이 심화되고 있다. 전세난이 단기간에 끝나지 않을 것으로 보이자 실수요층이 인천과 경기 지역으로 눈을 돌려 ‘내집내산’(내 집 내가 들어가 산다) 나비효과가 빚어지고 있다는 분석이 나왔다. 

12일 부동산업계에 따르면 KB국민은행이 발표한 11월 1주 서울 아파트 전셋값 상승률은 0.70%로 2011년 9월 2주에 기록한 0.62% 이후 9년 만에 최대 상승률 기록을 넘어섰다. 아울러 한국감정원이 발표한 11월 1주 전국 전셋값 변동률은 0.23%로 2015년 4월 3주 상승률 (0.23%) 이후 5년 7개월 만에 최대 상승률을 기록했다. 

서울은 전세 품귀 현상과 더불어 전셋값 상승이 심화하고 있다. [사진=연합뉴스]

부동산 정보업체 부동산인포는 서울 지역 전세난이 신축과 구축의 구분이 무의미할 정도로 심화되고 있다고 분석했다. 실제로 1980년대 대단지로 건립된 서울 양천구 목동, 신정동 일대 신시가지 아파트부터 지난 8월 서울 서대문구 북아현동에서 입주를 시작한 122가구 대단지 힐스테이트까지 전세난은 이어지고 있다.

아울러 전세난은 경기지역까지 이어져 연말까지 1만8109가구가 입주 예정인 김포시에서도 전세물건이 마른 상태다. 국민은행에 따르면 김포 전셋값은 지난 4월 한차례 -0.01% 변동률을 기록한 것을 제외하고 플러스 상승률을 기록하고 있으며, 지난달에는 1.87% 상승률을 기록했다

권일 부동산인포 리서치팀장은 "전세난이 가중되면서 집을 구입해 직접 거주하는 실수요자들이 늘고 있다"며 "이는 곧 자신 명의 집에 자신이 거주하는 자가점유율이 증가하는 이유"라고 설명했다. 

권 팀장은 통계청의 '일반가구 행정구역별 점유형태' 통계를 인용해 "2010년에 비해 자가점유율이 증가한 것을 알 수 있는데, 특히 경기도의 경우 서울보다 자가점유비율이 높게 나타났다"며 "이는 치솟은 서울 매매, 전셋값에 비해 상대적으로 가격 부담이 적은 수도권으로 입주하는 실수요자들이 늘어났기 때문"이라고 분석했다.

부동산인포 조사에 따르면 지난 2월 입주한 서울 강동구 고덕아르테온(4066가구)은 전월세 거래량이 803가구에 불과했고, 같은 달 김포 고촌읍 신곡리에 입주한 김포 캐슬앤파밀리에시티 2단지 역시 전월세 비중이 2.6%에 불과했다. 

권 팀장은 "서울 인근 지역도 매매, 전셋값이 크게 오르자 상대적으로 가격 진입장벽이 낮으면서 상품성도 갖춘 경기지역에 거주하는 실수요자들이 늘고 있다"면서 "실제로 서울 강서지역 전셋값이 오르면 김포, 인천 서구쪽 수요가, 서울 강동지역 전셋값이 오르면 하남쪽으로 수요가 늘어난다"고 말했다.  

서울 입주물량 추이. [그래프=부동산인포 제공]

부동산 전문가들은 서울의 전세난이 갈수록 심화할 것이라는 전망을 내놓고 있다. 서울 입주물량은 올해 4만4000여가구에서 2021년에는 2만4000여가구로 올해의 반토막으로 줄어들고,  2022년엔 더 심각해져 연간 입주물량이 1만7000가구에 불과할 것이라는 게 부동산인포의 예측이다. 국토부도 내년 서울 입주 물량이 3만6000가구로 올해 5만3000가구보다 1만7000가구나 적은 수준이 될 것이라고 전망했다.

윤지해 부동산114 수석연구원은 "전세 수급 불안이 일시적인 게 아니라 내년말 이후에도 지속될 가능성이 높다"며 "올해는 입주물량이라도 있었으나 내년부터는 청약대기자가 상당하고 소수의 물건에 대한 경쟁률이 치열해져 우상향 흐름을 단기간에 잡을 수는 없을 것"이라고 전망했다.

전세난의 원인은 단순한 것이 아니라 복합적으로 봐야한다는 의견도 나온다. 진성준 더불어민주당 의원은 주택도시보증공사와 주택금융공사에서 받은 자료를 인용해 지난 9월 서울의 공적보증 갱신율은 60.4%로 전월(51.6%) 대비 8.8%포인트 증가했으며, 올해 1~8월 평균(55%)과 비교해도 임대차2법 시행 이후 갱신율이 높아지는 추세라고 밝혔다. 

자가점유율 연간 추이. [그래프=부동산인포 제공]
자가점유율 연간 추이. [그래프=부동산인포 제공]

부동산 전문가들은 정부가 기존 전세시장의 안정 효과를 가져왔다고 주장하는 임대차2법 시행이 신규 전세 매물을 막고 있다고 지적한다. 기존 세입자가 계약 연장을 하는 비율이 늘다 보니 전세시장의 매물 자체가 줄어들고, 집주인도 각종 부동산 규제로 인해 임대보다는 내 집에 내가 살겠다는 심리가 발동하고 있다는 분석이다.

한 부동산 전문가는 "최근 서울 전세난의 원인은 재고 부족이 아니라 수요와 공급이 맞물려 돌아가지 않으면서 발생하는 나비효과"라고 단언했다.

권일 팀장 또한 "청약자격 유지를 위한 무주택자가 늘고 있고 규제지역에서는 주택담보대출을 받은 경우 6개월 내에 전입이 의무가 됐다"며 "계약갱신청구권 시행으로 2년 만기가 도래해 나와야 할 전세물건도 귀해지는 등 전세난을 부채질할 요인들이 산적해 있어 서울 접경지역들로 실수요자들이 몰릴 것으로 보여 전세 수급 불안은 당분간 가격 상승으로 나타날 것"이라고 내다봤다.

이어 "전세난으로 내 집 마련을 하려는 실수요자들이 늘고 있어 해결 실마리를 찾지 못한 서울 전세난이 수도권 전역에 미칠 영향도 갈수록 커질 전망"이라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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