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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한항공·아시아나 통합...글로벌 톱10 국적항공사 출범 과제와 전망은?

  • Editor. 장용준 기자
  • 입력 2020.11.16 16:37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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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업다운뉴스 장용준 기자] 양대 국적항공사인 대한항공과 아시아나항공의 '빅딜'이 성사됐다. 예정대로 양사의 통합이 완료되면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사태로 대위기를 맞은 국내 항공산업이 글로벌 톱10 항공사 출범과 동시에 새 구도로 재편돼 회생의 가능성을 보일 것이라는 전망이 나온다.

다만 이번 빅딜을 두고 기대가 큰 반면 KDB산업은행이 국민혈세로 민간기업을 살린다는 부담과 공정거래위원회 기업결합 심사, 이전 우선협상대상자였던 HDC현대산업개발과의 법정 소송 등 넘어야 할 과제도 산적하다는 지적도 나온다. 

정부는 16일 산업경쟁력 강화 관계장관 회의를 통해 아시아나항공 정상화 방안을 논의한 자리에서 산업은행이 대한항공의 아시아나항공 인수 추진을 위해 8000억원을 투입하는 것으로 결론을 내렸다. 이에 따라 산은은 대한항공 모회사인 한진칼에 제3자 배정 유상증자로 5000억원을 투입하고, 3000억원 규모의 교환사채(EB)를 인수할 계획이다. 

이날 산업은행도 공식적으로 대한항공과 아시아나항공의 통합을 골자로 하는 항공운송산업 경쟁력 제고 방안 추진을 위해 한진칼과 총 8000억원 규모의 투자계약을 체결하기로 했다고 공식적으로 밝혔다. 

산은 관계자는 "한진칼은 아시아나항공 인수를 위한 대한항공의 유상증자(2조5000억원)에 참여하고, 대한항공은 아시아나항공의 신주(1조5000억원) 및 영구채(3000억원)로 총 1조8000억원을 투입할 것"이라며 "이를 통해 아시아나항공의 최대주주가 되는 동시에 유동성 문제를 해결해 양대 국적항공사의 원활한 통합을 추진하고자 한다"고 설명했다.

아울러 산은 측은 "글로벌 항공산업 경쟁 심화 및 코로나 사태 장기화로 항공업 구조재편 등 근본적인 경쟁력 제고 노력 없이는 코로나 종식 이후에도 국내 국적항공사의 경영 정상화가 불확실하다는 인식이 있었다"고 양대 항공사 통합 추진 배경을 설명했다. 

산은 관계자는 "지난 20년간 미국과 유럽을 중심으로 국가, 항공사 규모를 불문하고 규모의 경제를 도모코자 항공사 통폐합이 활발히 진행돼 인구 1억명 이상의 국가인 미국, 중국, 일본과 한국을 제외한 대부분이 '1국가 1국적항공사 체제'로 재편됐다"며 "최근에도 코로나 사태 장기화로 인해 일본, 미국 및 중국 등에서 항공사간 통합 논의 진행되고 있다"고 부연했다.

산은 측은 통합 시너지를 기반으로 대한항공 유상증자시 시장에서 대규모의 자금이 직접 유입될 수 있는 구조를 마련해 항공산업 정상화를 위해 소요되는 정책자금 투입 규모를 최소화하는 효과가 있을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산은 관계자는 "앞으로 탄생할 통합 국적항공사는 글로벌 항공산업 톱10 수준의 위상과 경쟁력을 갖추고 코로나 위기에 대한 효율적인 대응과 코로나 종식 이후 세계 일류 항공사로 도약해 나갈 수 있는 기반을 확보할 것"이라고 전망했다.

조원태 한진그룹 회장. [사진=대한항공 제공/연합뉴스]

이날 한진그룹은 지주사인 한진칼과 대한항공이 각각 이사회를 열고 아시아나항공을 인수하기로 결의했다.

조원태 한진그룹 회장은 아시아나항공 인수가 결정된 뒤 입장문을 통해 "코로나19로 인해 대한항공도 다른 항공사처럼 어려움을 겪고 있어 많은 고민과 부담이 있었다"면서 "'수송으로 국가에 기여한다'는 한진그룹의 창업이념을 충실히 수행하는 것이 시대적 사명이라고 생각해 인수를 결정했다"고 밝혔다. 그러면서 "대한민국 항공 산업을 지속적으로 성장시키고 공적 자금 투입을 최소화해 국민 부담을 덜기 위해 인수를 결정했다"고 설명했다.

한진칼은 산은과의 계약에 따라 제 3자 배정 유상증자로 5000억원, 교환사채 발행을 통해 3000억원 등 총 8000억원의 자금을 확보해 대한항공 유상증자에 참여한다.

또한 한진칼은 유상증자 전 대한항공과 아시아나항공이 코로나19 위기 극복을 위해 이 자금을 사용할 수 있도록 산업은행 투자 직후 8000억원 전액을 대한항공에 대여하는 형식을 취한다. 대한항공이 이 자금으로 아시아나항공의 영구전환사채 3000억원을 인수하고, 신주인수대금 1조5000억원에 대한 계약금 3000억원에 충당할 것이라는 계획이다.

이를 통해 아시아나항공은 연말까지 운영자금을 확보해 자금운영에 숨통을 틔우고, 영구채 3000억원은 자본 추가확충에 쓸 전망이다.

산은 관계자는 "이같이 대한항공과 아시아나항공의 빅딜이 성사됐지만 항공산업의 위기를 타개하기 위해 진에어와 에어부산, 에어서울 등 저비용항공사(LCC) 및 항공 관련 업체를 포함한 항공산업 전반의 단계적 통합도 추진한다"고 강조했다.

[사진=연합뉴스]
 대한항공과 아시아나항공의 통합 프로세스. [그래픽=연합뉴스]

국제항공운송협회(IATA) '세계 항공운송 통계 2020'에 따르면 지난해 여객 및 화물 운송 실적을 기준으로 대한항공은 19위, 아시아나항공은 29위인데, 양사 운송량을 단순 합산할 경우 세계 7위권으로 랭킹이 급상승하게 된다.

국제 여객 수송 기준에서는 대한항공이 19위, 아시아나항공이 36위로 통합하면 세계 10위에 오르게 되고, 국제 화물 수송 기준에서는 대한항공 5위, 아시아나항공 23위로 합치면 세계 3위에 랭크된다.

하지만 양대 국적항공사의 빅딜이 성사돼 세계 7위의 메가캐리어로 탄생하기 위해서는 여러 과제들이 남아 있다. 한진그룹 경영권을 두고 조원태 회장과 대척점에 선 행동주의 사모펀드(PEF) KCGI는 대한항공의 아시아나항공 인수설이 나올 때부터 반대 입장을 분명히 하고 있다.

앞서 지난 13일 KCGI 관계자는 "산업은행이 한진칼에 자금을 지원해 아시아나항공 인수를 고려하는 것은 다른 주주들의 권리를 무시한 채 현 경영진의 지위 보전을 위한 대책이 아닌가 하는 합리적 의심이 든다"며 "산업적 시너지와 가치에 대한 구체적인 고민 없이 재무적으로 최악의 위기 상황을 겪고 있는 아시아나항공을 한진그룹에 편입시키는 것은 임직원의 고용과 항공안전 문제 등 고객들의 피해와 주주 및 채권단의 손실로까지 이어질 수 있어서 충분한 검토와 투명한 협의 과정을 거쳐야 한다"고 촉구했다.

이어 산업은행과 대한항공의 발표 후에는 "조원태 회장의 단 1원의 사재출연도 없이, 오직 국민의 혈세만을 이용하여 한진그룹 경영권 방어 및 아시아나 항공까지 인수하려는 시도를 강력히 반대한다"며 "조원태 회장의 시도는 한진칼과 대한항공 일반주주 및 임직원들의 이해관계가 전혀 고려되지 않은 채 일방적 희생만을 강요하는 것이며, 주주 전체를 상대로 유상증자를 실시하고 실권이 생기면 산업은행에 배정하는 방식이 공정하고 합리적"이라고 주장했다.

이 때문에 재계에서는 정부가 민간기업인 한진항공의 경영권 다툼에 끼는 것이 아니냐는 우려도 나온다. 산은이 한진칼의 제3자 배정 유상증자에 참여하는 것 자체가 현 경영진인 조원태 회장의 경영권 방어에 도움을 주는 꼴이 되기 때문이다.

아울러 대한항공과 아시아나항공 빅딜의 열쇠는 공정위의 기업결합 승인을 필요로 한다. 공정위가 아시아나항공을 회생 가능한 회사로 판단할 것인지 여부에 따라 기업결합이 순항할 수 있을 것인지 결정될 것으로 보인다.

[사진=연합뉴스]
세계항공사 순위. [그래픽=연합뉴스]

또 하나의 관심은 우선협상대상자 지위를 상실한 HDC현대산업개발의 추후 행보다. 아시아나항공 M&A 계약과 관련해 아시아나항공과 금호산업은 현대산업개발이 산업은행 등에게 설정된 질권이 소멸하였다는 취지의 통지를 하라는 등의 청구소송을 지난 5일 제기했다. 이와 관련해 지난 13일 현대산업개발에게 서울중앙지방법원으로부터 소장이 송달된 바 있다.

이에 대해 HDC현대산업개발은 이날 아시아나항공과 금호산업이 제기한 소송에 대한 입장을 밝혔다. 현대산업개발 관계자는 "지난 13일 아시아나항공 및 금호산업이 제기한 질권소멸통지 등 청구소송의 소장을 송달받았으며, 법적인 절차에 따라 대응할 예정"이라며 "당사의 권리 및 주주가치가 훼손되지 않도록 향후 법적인 대응에 있어 모든 가능성을 열어 놓고 폭 넓은 검토를 진행 중에 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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