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코로나 한파에 더 깊어지는 취준생들의 시름...유통에선 개발-비개발 직군 양극화
코로나 한파에 더 깊어지는 취준생들의 시름...유통에선 개발-비개발 직군 양극화
  • 김혜원 기자
  • 승인 2020.11.28 08: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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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업다운뉴스 김혜원 기자]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사태 장기화로 취업 한파가 세차다. 취업 준비생들의 시름은 어느 때보다 깊어지고 있다. 청년세대의 임금근로 일자리 감소세가 커지는 가운데 기업들이 채용문을 좁히고 있기 때문이다.

20대 이하와 30대 젊은층의 임금근로 일자리는 올해 2분기 16만4000개 줄어들어 2030 일자리만 나홀로 감소하는 현상이 2분기째 이어졌다. 지난 26일 통계청이 내놓은 '2분기 임금근로 일자리 동향'에 따르면 올해 2분기 임금근로 일자리는 1889만6000개로 지난해 같은 기간 대비 21만1000개(1.1%) 증가했는데, 20대 이하(316만개)와 30대(432만개)는 8만2000개씩 줄었다. 감소율은 20대 이하 2.5%, 30대 1.9%다.

지난달 22일 서울 성동구청 대강당에서 열린 일자리 박람회 '일이 온다넷(NET)'에서 구직자들이 채용 게시대를 보고 있다. [사진=연합뉴스]

특히 1분기에 통계 작성 이래 처음으로 줄어든 20대 이하 임금근로 일자리는 2분기째 감소세를 벗어나지 못하면서 감소폭만 1분기(-1만3000개)보다 크게 확대됐다.

'C쇼크'가 키운 고용한파는 기업들의 신입채용 축소로 이어졌다.

취업포털 인크루트가 이달 들어 기업 536곳을 대상으로 신입채용 결산조사를 한 결과, 올 한해 신입사원을 뽑은 기업 비율이 전년 대비 5분의 1가량인 18.5%포인트 줄어든 것으로 나타났다. 기업 5곳 중 2곳은 올해 신입채용 여력이 아예 없었다. 그나마 올해 대졸 신입사원을 뽑은 기업 10곳 중 7곳 이상(74.8%)은 채용 규모가 한 자릿수에 그쳤고, 중소·중견기업의 경우는 세 자릿수 채용이 아예 실종됐다.

업종별로는 ‘채용했다’ 비율이 운수·육상·물류가 100%로 가장 높았던 반면, ‘채용 안했다’ 비중은 여행·숙박·항공이 57.1%로 가장 컸다. 코로나19가 불러온 비대면 서비스 대세 속에 배달, 이커머스, 플랫폼 업종의 신입채용이 활발했던 반면 여행·숙박·항공 업종은 신입채용 비율이 절반에도 미치지 못한 것이다.

코로나 직격탄으로 생존 위기에 처한 여행·호텔·면세·화장품·패션업계에서는 신규 채용은커녕 인력 구조조정을 진행 중이다. 특히 여행·항공업계의 경우 현재 인력마저도 정부의 고용유지지원금으로 겨우 유지해 온 최악의 상황에서 신규채용은 엄두조차 낼 수 없는 것이다.

승무원 준비생 및 항공과 입시 희망자를 대상으로 학원을 운영 중인 A씨는 지난달 폐업 신고를 마쳤다. 올해뿐 아니라 내년도 항공사 티오(TO· 일정한 규정으로 정한 인원)가 급감하면서 수강생 수가 90% 이상 줄었기 때문이다.

A씨는 "코로나19 여파로 전체 항공업 종사자 65%가 휴직 중이다. 아시아나항공 인수 합병 이슈 역시 정리되지 않아 업계의 미래를 예상하기 어렵다"며 "올해 국내 항공사 중 유일하게 채용을 진행한 에어프레미아의 승무원이 마지막 신입이 될 수도 있다"고 말했다.

오랜 시간 여행·항공 등 업종의 문을 두드려온 취준생들은 막막한 상황에서 급하게 업종을 가리지 않고 이곳저곳 이력서를 넣어보지만 이마저도 경쟁률이 높아 취업절벽이 심화하고 있다.

인쿠르트가 조사한 2020 신입채용 결산결과. [사진=인쿠르트 제공]

반면 비대면 서비스 확산에 따른 디지털 전환·강화에 필요한 개발인력 채용시장만은 활황이다. 이커머스나 플랫폼 중심 기업뿐 아니라 전통 오프라인 유통기업까지 공격적인 개발인력 채용에 나서면서 '귀한 몸'이 됐다.

배달앱 '배달의민족'을 운영 중인 우아한형제들은 개발자 처우를 대폭 상향, 우수인력 확보에 나섰다. '커머스 포털'을 추구하는 11번가와 위메프, 이베이코리아 등은 지난 8월까지 서비스 혁신을 주도할 소프트웨어·앱 개발자 채용을 대규모로 진행했다.

업계 관계자는 "코로나 쇼크로 업황이 어려워지면서 신규채용 자체가 줄어드는 추세"라며 "여기에 유통업계 온라인 및 디지털 전환 경향이 가속화된 만큼 개발직과 비개발직의 취업 양극화는 한동안 계속될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