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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포커스] 조선3사, 스퍼트내는 LNG선 수주랠리...'GTT 독점' 화물창시장 진입 전망은?

  • Editor. 장용준 기자
  • 입력 2020.11.30 16:1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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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업다운뉴스 장용준 기자] 현대중공업, 대우조선해양, 삼성중공업 등 국내 조선3사가 이달 들어 잇따라 대규모 액화천연가스(LNG)선 수주에 성공하며 중국을 넘어 올해 수주 세계 1위에 오를 가능성을 높이고 있다. 하지만 LNG선 수주 소식에 웃고 있는 실질적 주인공은 LNG화물창의 원천기술을 가지고 척당 5%의 로열티를 챙기는 프랑스 엔지니어링 기업 '가즈트랑스포르 에 떼끄니가즈(Gaztransport & Technigaz S.A., GTT)'라는 말이 나온다.

업계에서는 GTT를 이기기 위해 화물창 자체 개발을 이어가면서도 오랜 시간의 신뢰를 쌓아야 실질적인 화물창 시장 진입이 가능하다는 전망이 나온다. 

조선3사가 연말 수주랠리를 이어가고 있는 가운데, GTT가 독점하고 있는 LNG화물창에 대한 시장 진입이 시급하다는 전망이 나온다. [사진=연합뉴스]

30일 조선업계에 따르면 이달 들어 대형 조선3사의 수주랠리가 이어지고 있다. 이날 삼성중공업은 오세아니아 지역 선사와 LNG 운반선 1척에 대한 건조계약을 맺었다고 공시를 통해 밝혔다. 계약금액은 1억8650만달러(2062억원)다. 이번 계약으로 삼성중공업은 LNG 운반선 수주 잔고를 31척으로 늘렸다.

또한 이날 600억원 규모의 수에즈막스급(수에즈 운하를 통과할 수 있는 규모의 배) 원유 운반선 1척에 대한 건조계약도 체결했다.

앞서 삼성중공업은 지난 23일에는 유럽 지역 선주로부터 25억달러(2조8072억원)에 달하는 선박 블록 및 기자재 공급 계약을 체결한 바 있다. 이로써 이달 들어서만 29억달러(약 3조원)를 수주하는 성과를 거둔 것이다.

삼성중공업 관계자는 "최근 LNG운반선과 같은 회사 주력 선종의 발주가 재개되고 있다"며 "시황이 점차 회복되고 있다는 긍정적 시그널"이라고 분석했다. 

현대중공업그룹의 조선 지주사인 한국조선해양도 이달 들어 LNG운반선 4척(5410억원 규모), 초대형 원유운반선(VLCC) 12척(1조2000억원)을 잇따라 수주했다. 특히 올해 발주된 전 세계 VLCC 30척 가운데 70%(21척)를 따내며 막판 스퍼트를 내고 있다.

대우조선해양도 지난달 2조274억원 규모의 LNG선 6척을 수주한데 이어 이달에는 독일 하팍로이드로부터 최대 12척의 대형 컨테이너선을 2조2000억원 규모로 수주한 것으로 알려졌다. 아울러 다음달에는 UAE 국영 석유회사와 초대형원유 운반선 6척에 대한 계약도 진행될 것으로 보인다.

조선해운 분석기관인 클락슨 리서치에 따르면 올해 1~10월 국가별 누계 수주 실적은 중국 522만CGT(45%), 한국 377만CGT(33%), 일본 105만CGT(9%)순이다. 한국은 지난 6월 중국에 누계 수주량에서 39%포인트차로 뒤졌으나, 7월 이후 넉달째 세계 선박 월별수주 1위를 차지하며 격차를 12%포인트 차로 좁힌 가운데 막판 대역전극의 기대감을 높여가고 있다. 

현대중공업이 건조한 LNG벙커링선. [사진=현대중공업그룹 제공/연합뉴스]

하지만 업계 관계자들은 LNG선을 건조할 때마다 실속을 차리는 건 선가의 5%를 로열티로 챙겨가는 GTT라고 입을 모은다. GTT는 LNG선에 필수적으로 탑재하는 LNG화물창 원천기술을 보유한 프랑스 엔지니어링업체다.
 
한 조선사 관계자는 "현 시스템 상으로 조선사가 LNG선 한 척을 건조하면 배 한 척당 5%가 로열티로 GTT에 나간다"며 "전세계에서 건조되는 LNG선의 대부분은 GTT의 LNG화물창 기술을 적용하는 만큼 울며 겨자먹기로 낼 수밖에 없다"고 토로했다. 

국내 조선3사가 손을 놓고 있는 건 아니다. 각 사가 독자적 화물창 기술 개발에 들어가 현대중공업의 KMS, 삼성중공업의 KCS, 대우조선해양의 솔리더스 등이 있으나 실제로 적용하기까지는 오랜 시간이 걸릴 것이라는 전망이 나온다.
 
또 다른 조선사 관계자는 "로열티 부담에 국가적으로나 업체별로나 LNG화물창 기술을 개발하고 있지만 언제 완성될지, 또 이를 적용시킬 수 있을지 확실하지 않다"며 "LNG선은 폭발 위험이 있는 화물을 싣고 나르기 때문에 이를 보관하는 화물창 기술이 가장 중요하고, 선주들이 GTT의 LNG화물창을 가장 신뢰하기 때문"이라고 말했다. 

GTT는 LNG화물창 기술을 독점하면서 공공연하게 국내 조선사들에게 엔지니어링 서비스를 끼워 팔아 왔다. 실제로 공정거래위원회 조사에 따르면 GTT는 국내 조선사에 LNG화물창 기술 라이선스를 제공하면서 엔지니어링 서비스까지 구매하도록 한 데다, 조선사가 특허권의 유효성을 다툴 경우 언제든지 계약을 해지할 수 있도록 거래조건을 설정했다. 특히 국내 조선사들이 GTT에게 기술 라이선스만 구매하고 엔지니어링 서비스는 필요시 별도로 거래할 것을 수차례 요청했지만 전부 거절한 사실이 드러났다. 

공정위는 지난 25일 LNG 화물창 기술 독과점 사업자 'GTT'에 과징금 125억 원을 부과했다. [사진=연합뉴스]

공정위는 지난 25일 이러한 사실을 밝혀내고 GTT에 공정거래법 위반 혐의로 시정명령과 함께 125억2800만원의 과징금을 물렸다. 

공정위 관계자는 "이번 조치를 통해 장기간 GTT가 독점해온 관련 LNG 저장탱크 엔지니어링 서비스 시장의 경쟁이 촉진될 것으로 기대된다"고 강조했다.

이같은 공정위의 조치에 박무현 하나금융투자 연구원은 "GTT는 멤브레인 LNG화물창 기술특허를 갖고 있는 원천 기술사이지만 선박 건조와 화물창 탑재 공사 경험이 없으면서도 LNG선 건조작업에 과도하게 간섭을 해오고 있었다"며 "GTT가 새로이 개발한 화물창이 출시될 때마다 한국 조선소의 선박 건조현장에서 여러 기술적 문제들이 발생했다"고 꼬집었다. 

박 연구원은 "사실상 GTT가 허수아비에 불과하고 실질적 기술력은 한국 조선업계에 있다"며  "이번 공정위의 GTT에 대한 과징금 부과는 한국 조선업계와 GTT간의 불공정한 관계를 재정립할 좋은 기회가 될 것"이라고 기대했다.
 
하지만 업계에서는 국내 조선사들이 GTT를 이기고 LNG화물창 시장에 진입하기까지는 오랜 시간이 걸릴 것으로 보고 있다.
 
한 조선사 관계자는 "공정위가 GTT에 과징금을 매겼다고 해서 당장 달라지는 사실은 없다"며 "한국의 LNG화물창 기술은 아직도 개발 단계고 이를 성공한다 해도 GTT에 대한 전세계 선주들의 신뢰를 넘겨받기까지는 오랜 시간이 걸릴 것"이라고 전망했다. 다만 "국내 조선사들이 포기하지 않고 기술을 개발하고 적용시키는 과정에서 신뢰를 쌓아가다 보면 낙수효과가 생길 것"이라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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