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업다운뉴스 장용준 기자] 현대중공업이 두산인프라코어 인수전의 우선협상대상자로 선정됐다. 건설기계업계에서는 현대중공업의 계열사인 현대건설기계와 두산인프라코어의 합병이 이루어지면 세계 6위권 업체가 탄생해 빅5 진입도 노려볼 수 있을 것이라는 전망이 나온다.
10일 현대중공업은 두산그룹이 현대중공업지주-KDB인베스트먼트 컨소시엄을 두산인프라코어 인수 우선협상자로 최종선정했다는 통보를 받았다고 밝혔다.
이번 인수전은 앞서 지난달 24일 매각 주관사인 크레디트스위스(CS)가 두산중공업이 보유한 두산인프라코어 지분 36.07% 매각 본입찰을 진행해 현대중공업 컨소시엄과 유진기업 두 곳이 참여했다. 당초 GS건설-도미누스인베스트먼트 컨소시엄도 강력한 후보로 꼽혔으나, 두산인프라코어차이나(DICC) 우발채무 리스크 등을 이유로 본입찰에 나서지 않았다.
IB업계에서는 "두산인프라코어는 경영권 프리미엄을 고려하면 8000억~1조원 사이에서 매각될 수 있을 것"이라고 전망하고 있다.
두산그룹이 현대중공업 컨소시엄을 우선협상대상자로 지정하면 이후 추가 협상을 한 후 본계약을 체결하게 된다.
현대중공업이 두산인프라코어를 인수하면 계열사인 현대건설기계와의 시너지 효과를 거두게 된다. 영국 건설 정보 업체 KHL에 따르면 지난해 기준 글로벌 시장에서 두산인프라코어의 점유율은 3.3%(세계 9위), 현대건설기계는 1.2%(22위)를 차지했다. 양사 합병시 점유율이 4.5%까지 올라 7위에 오르는데 6위인 스웨덴 볼보건설기계(4.6%)과 불과 0.1% 격차라 궁극적으로는 세계 5위권까지 넘볼 수 있다는 전망이 나온다.
다만 양사 합병의 걸림돌은 국내 건설기계 시장 점유율 60%를 넘기게 된다는 점이다. 현재 시장점유율이 50%를 넘으면 독과점으로 간주돼 공정거래위원회의 기업결합심사를 통과해야 한다.
업계에서는 현대중공업과 유진기업이 모두 8000억원가량을 제시했으나, 두산그룹이 자금조달 여력과 인수 시너지 효과 등에서 현대중공업에 높은 점수를 준 것으로 보고 있다.
이날 거래 당사자인 두산그룹과 현대중공업은 우선협상대상자 최종선정과 관련해 공식적인 언급을 자제하는 분위기였다. 두산그룹 관계자는 "일각에서 금일 내 발표가 나올 것이라는 추측들이 나오고 있으나 우선협상대상자 선정은 아직 확정된 게 없다"고 선을 그었다.
현대중공업 관계자 역시 "아직 두산 측으로부터 어떤 통보도 받은 바 없다"며 "예비입찰과 본입찰 참여 시 공시를 통해 입장을 밝힌 것과 마찬가지로 우선협상대상자로 선정된다면 공시를 할 것"이라고 말했다.
하지만 오후 5시가 지나 이 관계자는 "현대중공업그룹 지주회사인 현대중공업지주가 ‘두산인프라코어 인수’ 우선협상대상자로 최종 선정됐다는 통보를 받았다"며 "최종 인수를 위한 남은 절차에 성실히 임해, 좋은 결과를 얻을 수 있도록 최선을 다하겠다"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