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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국 코로나19 사망자 30만 돌파하던 날, 흑인 간호사에 백신 1호 접종 왜?
미국 코로나19 사망자 30만 돌파하던 날, 흑인 간호사에 백신 1호 접종 왜?
  • 강성도 기자
  • 승인 2020.12.15 09:5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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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업다운뉴스 강성도 기자] 미국이 지난 1월 20일 첫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확진자 발생 이후 11개월 만에 백신 접종을 시작했다. 영국이 90세 백인 할머니를 비롯한 노년층을 첫 접종자로 선택한 것과 달리 미국은 중환자실에서 코로나19와 싸워온 의료인을 1호 접종자로 내세우며 상징성을 강조했다.

미국 현지 언론은 흑인과 히스패닉 등 유색인종의 코로나19 피해가 백인보다 심각했고, 이들 중 백신을 불신하는 비율이 적지 않다는 현실을 고려해 의료진 중에서도 흑인 여성이 첫 접종자가 됐다고 추정했다. 

미국서 첫 코로나19 백신 접종한 뉴욕 병원의 간호사 샌드라 린지 [사진=AP/연합뉴스]
미국서 첫 코로나19 백신 접종한 뉴욕 병원의 간호사 샌드라 린지. [사진=AP/연합뉴스]

뉴욕발 연합뉴스에 따르면 앤드루 쿠오모 뉴욕주지사는 14일(현지시간) 뉴욕시 퀸스에 있는 롱아일랜드 주이시병원의 중환자실 흑인 간호사 샌드라 린지가 미국에서 최초로 코로나19 백신을 맞았다고 밝혔다. 

미국내 첫 백신 접종은 미 식품의약국(FDA)이 지난 11일 화이자-바이오엔테크 백신의 긴급사용을 승인한 지 사흘 만에 이뤄졌다. 

CNN 등은 첫 백신 접종 장면을 생방송했다.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도 트위터를 통해 "첫 번째 백신이 접종됐다. 미국에, 그리고 전 세계에 축하한다"는 메시지를 올렸다.

백신 접종 후 "기분이 어떻냐?"는 쿠오모 주지사의 질문에 린지는 "(주사를) 잘 놔줬다"며 "다른 백신과 전혀 다르지 않다"고 답했다. 이어 "오늘 희망과 안도를 느낀다. 이것이 우리나라의 매우 고통스러운 시간을 끝내는 일의 시작이 되기를 바란다. 치료가 다가오는 것 같다"고 말했다.

린지는 "백신이 안전하다는 믿음을 대중에게 심어주고 싶다"면서도 "터널 끝에 빛이 보이고 있지만, 우리는 계속 마스크를 쓰고 사회적 거리두기를 해야 할 필요가 있다"고 강조했다.

흑인 여성인 간호사 린지와 의사 체스터는 뉴욕주의 가장 큰 의료서비스 기업인 노스웰헬스의 최고경영자(CEO) 마이클 다울링의 추천을 통해 첫 백신 접종자와 의료인으로 선정됐다.  

미 플로리다주 마이애미의 코로나19 환자 치료 시설인 코럴게이블스병원 응급실 앞에서 한 응급요원이 환자를 들것에 실어 옮기고 있다. [사진=AFP/연합뉴스]
미 플로리다주 마이애미의 코로나19 환자 치료 시설인 코럴게이블스병원 응급실 앞에서 한 응급요원이 환자를 들것에 실어 옮기고 있다. [사진=AFP/연합뉴스]

미국 내부에선 과거 흑인들을 대상으로 자행된 매독 생체 실험과 같은 비윤리적, 차별적 의료 행위로 인해 백신에 대한 소수 인종의 불신이 큰 상태다. 워싱턴포스트(WP)는 유색 인종의 사망률이 훨씬 높은 상황에서 백신 접종을 꺼리는 이들에게 안전성을 보여주고자 린지를 백신 접종의 '얼굴'로 발탁했다고 분석했다. 

미국 보건당국은 내년 2월 말부터 일반인 접종이 가능할 것으로 내다봤다.  앨릭스 에이자 보건복지부 장관은 "우리는 이미 충분한 백신을 갖고 있다"며 "내년 6월 말까지 희망하는 모든 미국인에게 백신을 접종할 수 있다"고 말했다. 

미국은 화이자 측에 내년 2분기에 1억회분 추가 구매를 요청한 것으로 알려졌다. 다만, 계약이 성사되도 백신은 3분기부터 공급이 가능하다

백신 1호 접종하는 날 미국의 코로나19 누적 사망자는 30만명을 넘어섰다.  미 존스홉킨스대학에 따르면 이날 미국의 누적 코로나19 확진자 수는 1638만8504명, 누적 사망자 수는 30만267명으로 각각 집계됐다.

CNN 방송은 "312일 동안 하루 평균 961명씩 사망한 셈"이라며 "11월 한 달 동안 5만명이 넘게 사망하는 등 가을,겨울로 접어들고 가족·친척이 모이는 추수감사절이 중간에 끼면서 피해가 더 커지고 있다"고 보도했다.

보건 전문가들은 확진자가 폭발적으로 증가하면서 사망자의 선행지표라 할 입원 환자 수가 연일 최고치를 기록하고 있다며 앞으로 사망자수가 더 늘어날 것으로 내다봤다. 일반 대중을 대상으로 백신 접종을 시작하더라도 집단면역이 형성되기까진 앞으로도 수개월이 걸릴 전망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