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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본 수입 의존해온 반도체 핵심 '에폭시 소재' 국산화 성공

  • Editor. 이세영 기자
  • 입력 2020.12.16 16:3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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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업다운뉴스 이세영 기자] 반도체 제작의 마지막 단계인 패키징 공정에 활용되던 일본산 소재를 대체할 수 있는 국산 기술이 개발돼 본격적인 상용화에 들어갔다.

연합뉴스에 따르면 한국생산기술연구원은 섬유융합연구부문의 전현애 박사 연구팀이 10년간 연구개발에 몰두한 끝에 새로운 에폭시 수지 제조 원천기술을 개발, 일본산 제품보다 열팽창 성능이 우수한 에폭시 밀봉재(EMC)를 제작해 국산화에 성공했다고 16일 밝혔다.

개발된 기술은 2018년 10월 도료 제조 전문기업 삼화페인트공업에 이전 완료됐으며, 그동안 생기원과 삼화페인트공업은 기술 고도화 사업을 거쳐 신규 에폭시 수지 4종의 양산 안정화작업을 완료, 이번에 고순도·고수율의 톤 단위 생산시스템을 구축하는 데 성공했다. 이를 통해 본격적으로 국산 에폭시 밀봉재 생산에 돌입한다는 방침이다.

한국생산기술연구원에서 개발한 에폭시 수지와 이를 활용해 삼화페인트공업에서 제작한 에폭시 수지 시제품. [사진=한국생산기술연구원 제공]

에폭시 밀봉재는 열경화성 고분자의 일종인 에폭시 수지를 기반으로 만든 복합소재로 반도체 칩을 밀봉해 열이나 습기, 충격 등 외부환경으로부터 막아주는 역할을 한다.

반도체 전·후 공정에 사용되는 유기 소재 중 세계 시장 규모가 약 1조5000억원으로 가장 큰 핵심 소재이지만, 최고 등급의 에폭시 물성이 필요해 대부분 일본산 제품 수입에 의존해왔다.

이번엔 전 박사 연구팀은 새로운 화학 구조의 에폭시 수지를 독자적으로 설계·합성하고 이를 기반으로 세계 최고 수준의 저(低) 열팽창 특성을 갖는 에폭시 소재 기술을 구현했다.

일반적으로 대부분의 소재들은 온도 상승에 따라 부피 변화가 동반되며 그 변화 값을 ‘열팽창계수’라고 한다. 반도체 패키징에서는 에폭시 수지의 열팽창계수를 줄이는 게 공정의 신뢰성과 용이성을 확보하는 관건이다.

하지만 일본산 상용 에폭시는 반도체 칩보다 훨씬 높은 열팽창계수를 지녀 패키징 과정에서 부품 전체가 휘는 불량 문제를 종종 일으켜왔다.

최근 반도체가 점차 대면적화되면서 휨 현상이 심각해짐에 따라 기존보다 더 낮은 열팽창계수를 가진 에폭시 밀봉재 개발이 중요해졌다.

전 박사 연구팀이 개발한 기술은 에폭시 수지 자체의 구조 변화만을 통해 소재의 공정 용이성을 그대로 유지하면서 열팽창계수를 반도체 칩과 거의 유사한 3ppm/℃ 수준까지 조절했다는 점에서 차별화된다.

또 반도체 패키징에 사용되는 모든 형태의 에폭시 소재 제조에 활용할 수 있고 대량 합성하기도 쉽다는 장점이 있다.

이를 활용한 에폭시 밀봉재는 일본산 제품의 한계였던 12인치 이상의 대면적 패키징이 가능해 향후 인공지능(AI), 자율주행차 등에 필요한 고성능 반도체 제작에 폭넓게 적용될 것으로 전망된다.

본격적인 제품 양산 체계가 갖춰진 만큼, 생기원은 삼화페인트공업과 함께 해당 제품이 국내외 반도체 시장을 이른 시일내 장악할 수 있도록 적극 노력할 방침이다.

전현애 박사는 “일본 기업의 영향이 절대적인 반도체 소재 분야에서 기술 우위를 뒤바꿀 수 있는 독보적인 원천기술로 소부장의 탈 일본화에 속도가 날 것”이라며 “앞으로 양산된 제품이 시장에 성공적으로 출시·정착될 수 있도록 밀착 지원하겠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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