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해 넘기면 '입사대기'로만 3년차...끝 모르는 코로나발 항공사 고용불안

  • Editor. 김혜원 기자
  • 입력 2020.12.20 08: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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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업다운뉴스 김혜원 기자] 신종 코로나 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3차 대유행의 기세가 꺾이지 않으면서 항공업계가 고사 위기에 빠져 있다. 상황이 좀처럼 나아질 기미가 보지 않다 보니 국내 항공사 예비 신입사원의 입사 시기가 계속 미뤄지고 있으며, 신규 승무원 채용은 하늘의 별따기가 됐다. 

20일 업계에 따르면 국내 항공사들이 지난해 말 뽑은 신입사원 출근시기를 계속 연기하고 있다. 대한항공 신입사원 70여명이 1년 동안 출근하지 못하고 있으며, 400대 1이 넘는 경쟁률을 뚫고 합격한 제주항공 신입사원 24명의 입사 역시 무기한 연기됐다. 

항공사들의 코로나발 고용불안이 심화되고 있다. [사진=연합뉴스]

지난해 12월 5일 신입 객실 승무원 합격 통보를 받은 제주항공 예비 입사자 A씨는 "합격 통보 보름 뒤 진행된 오리엔테이션에서 회사 측은 이스타항공 인수로 회사 분위기가 어수선해 입사 시기가 2020년 4월로 연기됐다는 안내를 받았다"며 "이에 맞춰 집을 구하는 등 입사를 준비했으나 회사는 '코로나로 회사가 어렵다'며 입사를 10월로 연기한다는 메일 한 통만 보내고 어떠한 설명도 하지 않았다"고 말했다.

이어 "사측은 화상회의로 예비 입사자들의 고용불안을 해소하겠다고 했으나, 지난 1년간 화상회의는 딱 한 번밖에 이뤄지지 않았다"면서 "무직 신분이다보니 휴직수당과 고용유지지원금도 받지 못한 채 기약 없는 기다림을 이어가고 있다"고 하소연했다.  

해를 넘기면 입사 대기자 신분 3년차가 되는 그는 회사와 고용 계약이 안 돼 있어 무직자인 상태지만, 다른 곳에 취업도 할 수 없다며 '낙동강 오리알 신세'가 됐다고 말했다.

이와 관련해 제주항공 측은 소통채널을 통해 채용보장을 약속하고 있지만, 정부로부터 지난 8개월 동안 고용유지지원금을 받아 신규채용을 할 수 없었다는 입장이다. 일종의 유급휴직 지원책인 고용유지지원금을 받는 상황에서 새로운 인력을 충원하는 것이 취지에 어긋난다는 것이다. 

문제는 올 1분기 657억원, 2분기 847억원, 3분기 701억원의 영업손실을 기록한 제주항공이 정부의 지원책이 유지될 경우 내년에도 고용유지지원금을 신청할 가능성이 높다는 점이다. 신입사원의 입사 시기가 불투명한 이유다.

입사 대기자뿐 아니라 재직자들의 고용 불안도 심화됐다. 휴직 기간이 늘어났고, 휴직 중 기본급의 일부를 급여로 보장하던 항공사들이 아예 무급휴직을 결정했다. 제주항공의 인수가 불발된 이스타항공은 올해 정리해고와 희망퇴직으로 1200여명이 일자리를 잃었다.

기약없이 비행기가 뜨기만을 기다리던 직원들의 우울증과 스트레스는 극에 달하고 있다. 결국 휴직 기간이 길어지면서 생활고를 겪던 한 승무원이 극단적인 선택을 하는 안타까운 사건도 벌어졌다.

있는 직원들 마저 정리하다 보니 신규 채용은 사실상 '제로'다. 올해를 항공사 '취업 마지노선'으로 정해둔 취업준비생들은 변변한 원서 한 장 써보지 못하고 있다. 취업 필수 조건인 어학 관련 성적이나 자격증 기간 연장에 드는 돈을 마련하기 위해 아르바이트를 알아보고 있지만 이마저도 쉽지 않은 현실이다.

업계 관계자는 "올해 초부터 시작된 휴직이 지금까지 이어지고, 입사 대기자들은 첫 출근도 하지 못한 상태다. 많은 승무원들이 아르바이트를 하며 생계를 이어가고 있다"며 "일각에선 국외 노선 수요 급감 등으로 항공업계 불황이 지속되자 입사취소에 대한 우려도 나오고 있다. 업계 종사자들의 고용불안을 해소하기 위해 기업은 지속적으로 소통하고, 정부는 재정 지원 등의 대책을 마련해야 한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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