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업다운뉴스 최민기 기자] 새해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백신 도입이 지체되고 지금보다 확산세가 커진다면 우리나라가 2년 연속 역성장할 수 있다는 전망이 나왔다.
전국경제인연합회 산하 한국경제연구원은 30일 내놓은 '코로나19 백신 도입 지연의 경제적 영향 분석' 보고서를 통해 백신 도입 시기별 시나리오에 따라 GDP(국내총생산)에 미치는 영향을 이같이 분석했다.
연합뉴스에 따르면 한경연은 듀크 글로벌 보건혁신센터가 운영하는 리서치 전문기관의 코로나19 전망을 참고해 감염 재생산지수(1명의 환자가 전파하는 숫자)와 백신 도입 시기에 따른 4가지 시나리오를 내놓았다. 또 글로벌 CGE 모형을 이용해 시나리오별로 코로나19가 한국 경제에 미치는 파급효과를 분석했다.
한경연에 따르면 '기준 시나리오(낙관)'는 확진자 수가 올해 4분기 수준(일평균 337명)을 유지한 상태에서 백신 도입이 다른 선진국처럼 내년 1분기부터 시작되고 일반접종이 2분기 이뤄져 2022년 3분기에 코로나19가 종식되는 경우다. '시나리오 1(확산)'은 일평균 확진자가 1200명으로 증가한 상태에서 '기준 시나리오'처럼 백신 도입과 일반접종이 각각 내년 1, 2분기에 시작돼 코로나19가 2022년 4분기 종식되는 것을 가정했다.
'시나리오 2(심각)'는 '시나리오 1'보다 확산세가 크고 백신 도입이 늦어지는 상황이다. 일평균 확진자가 1500명이고 내년 2, 3분기 각각 백신 도입과 일반접종이 시작된다. 코로나19 종식 시기는 2023년 1분기다. '시나리오 3(매우 심각)'은 최악의 상황. 일평균 확진자가 2500명으로 확대될 뿐만 아니라 2, 3분기에 각각 백신 도입과 일반접종이 시작된다. 또 종식 시점도 2023년 2분기로 가장 늦다.
한경연이 시나리오에 따라 우리나라 경제성장률 변화를 분석한 결과, 가장 낙관적인 상황을 가정한 '기준 시나리오'가 현실화할 경우 연간 성장률은 올해 -1.8%에서 내년 3.4%로 반등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하지만 상황이 악화돼 일일 확진자 증가세가 1200명 수준이 된다면 내년 성장률은 0%를 기록할 것이며 , 여기에 백신접종이 지연돼 확진자가 더 큰 폭으로 늘어난다면 경제성장률은 –2.7~-8.3%까지 하락해 올해에 이어 2년 연속 마이너스 성장할 것으로 전망됐다.
또 한경연은 코로나19 사태가 없던 경제와 비교해 내년엔 확산세와 백신 도입 시기에 따라 GDP가 3.8~20.5% 감소할 것으로 내다봤다. 특히 기준 시나리오와 비교해 시나리오 1~3은 4.5~16.7%포인트의 추가 손실이 발생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손실분을 금액으로 환산하면 764억~2852억 달러(84조~312조원)에 이른다. 기준 시나리오와 시나리오 1보다 백신 도입이 1분기 지연되는 시나리오 2~3은 내년 GDP의 추가적 손실액이 각각 482억달러(53조원), 2088억달러(230조원)에 달했다.
시나리오별로 수출과 실업률에 미치는 영향을 분석한 결과 2021년 수출은 3.0~3.3%, 교역액은 3.1~15.5% 줄어들 것으로 전망됐다. 보고서는 수출에 대한 백신접종 지연 영향이 상대적으로 적은 이유는 수출 상대국은 조기 접종으로 경제 안정화가 이뤄진다고 가정했기 때문이라 설명했다. 이에 비해 수입은 국내경제 침체에 민감하게 반영하므로 코로나19의 영향이 심화될수록 교역에 대한 부정적 영향은 크게 나타난다고 덧붙였다.
보고서는 고용시장 충격에 따른 실업률의 영향을 분석했는데, 임시실업자·구직포기자를 비롯한 실질적으로 노동시장에서 이탈한 경제활동인구를 모두 포함한 수치로 계산했다. 분석 결과 조기접종으로 경제가 빠르게 안정되는 기준 시나리오 아래에서 실업률은 0.5%포인트 상승, 시나리오 1~3에서는 3.1~21.7%포인트 상승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