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업다운뉴스 장용준 기자] 서울 광진구에 위치한 10층 건물이 지반침하에 건물 일부가 내려앉는 등 주민안전에 위협을 주고 있다는 지적이 나오고 있다. 해당 건물주와 주민들은 인근 고층 빌딩 공사를 원인으로 지목하는 가운데 시공사인 ㈜한라(한라건설)은 책임을 회피하고 있다는 논란에 휩싸여 있다.
13일 한국경제TV 보도에 따르면 군자역 산부인과 병원으로 유명한 서울시 광진구에 위치한 10층짜리 건물이 지지 기둥은 휘고 외벽은 튀어나오는 등 안전상 문제가 있어 공실이 된 상황이다. 해당 건물의 안전진단 결과 정면을 기준으로 오른쪽 측면이 10cm 정도 내려앉은 것(지반침하)으로 확인됐다.
건물주 A씨는 해당 건물 바로 옆 G타워 빌딩을 지반침하의 원인으로 지목했다. A씨에 따르면 지난 2018년 해당 건물 바로 옆에 20층짜리 고층 빌딩이 공사가 시작된 이후 이 같은 문제가 발생했다는 주장이다. 실제로 공사 기간 동안 지반침하로 지하수가 뿜어져 나온 적도 있으며, G타워 옆 또 다른 건물인 주차타워도 최근 실시한 안전진단 결과 2년 만에 최저 수준인 D, E 등급이 각각 매겨진 것으로 알려졌다.
서울시 광진구청은 해당 건물들에 대해 사용불가 방침을 통보했고 건물 입주민들은 모두 건물을 비웠다. 이 때문에 인근 해당 건물주들은 피해 보상을 호소하고 있는 상황이다.
이 같은 문제의 원인으로 지목된 고층 빌딩의 시공사인 한라건설은 보상금 명목으로 법원에 8억여 원을 공탁하는 등 책임을 일부 인정하는 듯 보였지만, 최근 들어 "건물 손상에 대한 귀책사유를 인정하지 않는다"는 내용증명을 보내면서 입장을 급선회했다.
이에 대해 지반침하에 따른 보수 공사비가 수십억원에 달해 양측 입장이 좁혀지지 않고 있는 것이라는 분석이 나온다.
한라건설 관계자는 14일 “공탁금을 낸 것은 자사의 귀책사유를 인정하는 것이 아니라, 공익적인 차원에서 진행된 사안”이라고 강조했다. 또한 “민원인이 지난해 7월 말 이미 소송을 제기, 상호간 법원감정을 통해서 원인 및 귀책에 대해 확인하기로 잠정적으로 협의가 진행된 상태”라며 “당사는 법적절차를 충실히 따를 것”이라는 입장을 밝혔다.
이어 “관할관청에서는 원인규명이 없는 상태이나 공익차원에서의 민원해결 노력을 요청해서 공탁하고 긴급한 보수가 필요하면 합리적인 선에서 사용하라고 한 상태”라며 “기업이 할 수 있는 최선의 노력을 다하고 있다”고 덧붙였다.
시공사인 한라건설과 피해를 주장하는 주변 건물주들의 다툼이 법적 공방으로 이어질 가능성이 높아지면서 주저앉은 건물의 위험도는 점점 더 커져가고 있어 해당 구민과 서울시민에게까지 위협이 되고 있다는 지적이 나온다.
㈜한라 건설 부문은 정몽원 한라그룹 회장이 공을 들여온 회사로 최근 정부 정책 수혜주로 꼽히기도 할 만큼 공공 건설분야에서 두각을 나타내 왔다. 시공능력평가(2019년 기준)에서도 공항·터널(7위) 항만(9위) 고속도로(8위) 등 각종 인프라 사업에서 강점을 보였다. 지난해 시공능력평가 종합 순위는 36위에 오르기도 했던 만큼 건설 부문의 안전문제에 있어서도 책임감이 따라야 한다는 지적이 나온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