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공공배달앱, 지역상권 연착륙...독과점시장 변화의 불씨 키울까

  • Editor. 김혜원 기자
  • 입력 2021.01.16 09: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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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업다운뉴스 김혜원 기자] 민간 배달앱의 과도한 수수료와 광고비 책정, 시장 독과점 심화에 대한 자영업자의 우려 속에 출범한 지방자치단체들의 공공배달앱 서비스가 속속 시장 연착륙에 성공하며 지역상권 활성화에 기여하고 있다. 이에 지자체들은 배달앱 사용 지역을 확대하고, 신년맞이 프로모션을 진행하면서 공공배달 지형도를 공격적으로 확장하고 있다.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사태 장기화로 배달수요가 크게 늘어나면서 지난해 15조원대 규모로 훌쩍 커진 배달앱 시장에서 낮은 수수료를 내세운 공공배달앱의 경쟁력이 확인되면서 독과점 시장구조 변화의 불씨를 얼마나 키워나갈 수 있을지 주목된다.  

16일 업계에 따르면 지난해 1월 인천시 서구에서 전국 최초로 선보인 공공배달 서비스 '배달서구'가 1년 만에 누적주문액 100억원을 달성했다. 공공배달서비스 영역으로는 괄목할 성과다. 

공공배달앱 '배달서구'로 접수된 치킨 주문 [사진=연합뉴스]
공공배달앱 '배달서구'로 접수된 치킨 주문을 받고 있는 자영업자. [사진=연합뉴스]

인천 서구청에 따르면 누적 주문 건수는 39만1000여건으로 배달서구 가맹점은 모두 2300여곳으로 집계됐다. 지역 배달음식점의 77%가 배달서구를 사용하는 셈이다. 

지난해 1월 소상공인들이 민간배달앱을 이용할 때 내야 하는 수수료와 마케팅 비용 부담을 덜어준다는 취지로 서비스를 시작한 배달서구는 5월 공식 출범 이후 2분기에만 가맹점 모집 900개소, 평균 주문건수 9800건, 주문액 2억4000만원을 각각 기록했다. 4분기에는 가맹점 모집 2000곳, 평균 주문건수 8만건, 주문액 21억원으로 큰 성장곡선을 그렸고, 배달서구 가맹점의 월평균 주문액은 100만원을 돌파하는 등 자영업자들의 실익도 늘어났다.

배달서구의 돌풍에 힘입어 인천시 연수구도 지역화폐와 연계한 공공 배달 서비스인 '배달e음'을 다음달 시범 운영한다. 현재 연수구는 사업비 3억2500만원을 들여 지역 화폐 '연수e음' 플랫폼을 활용한 공공 배달앱 사업을 추진하고 있다. 제휴업체 300개를 대상으로 서비스를 시범 운영한 뒤 올해 안에 제휴 점포를 1500개로 확대하는 것이 목표다. 

인천 '배달 서구' 주문현황. [그래픽=인천 서구청 제공]
공공배달앱 '배달서구' 주문 증가 추이. [그래픽=인천 서구청 제공]

연수구 관계자는 "지역 화폐 앱과 연동한 배달e음 서비스를 이용해 음식을 주문하면 각 업체의 판매정보시스템(POS)에 알람 형태로 주문 내용이 공유되며, 이 과정에서 별도 중개수수료나 광고비가 발생하지 않는다"며 "배달e음은 광고비나 중개수수료에 대한 자영업자들의 부담을 줄여 상권 활성화에 도움이 될 것"이라고 기대감을 나타냈다.

경기도가 지난해 12월 개점한 공공배달앱 '배달특급'도 불과 한 달 만에 뜨거운 반응을 얻고 있다. 가입 회원수는 11만명, 거래액도 30억원을 넘었다. 경기도 측은 올해 서비스 지역을 27개 시군으로 확대하고 회원을 100만명까지 확대하겠다고 밝혔다. 이를 위해 각 지역별 할인 10% 이벤트를 시작으로 총 4가지 공격적인 마케팅을 병행하고 있다. 

충북형 공공배달앱 먹깨비는 지난해 9월 서비스를 시작한지 4개월여 만에 가맹점이 3배 이상 증가했다. 서비스 개시 당시 1890곳이던 가맹점은 지난 3일 기준 6205곳으로 3배 이상 늘었고 사용자 가입은 8만816명을 기록했다. 

업계 관계자들은 공공배달앱의 시장 진입 성공 요인으로 △지역화폐 발급 가능인구와 지역화폐 기반 할인 혜택 △자영업자 부담 경감에 동참하려는 '착한 소비' 심리 △지역 기반의 콘텐츠 강점화△지역내 자영업자들의 높은 참여율 등을 꼽는다. 이러한 요인들이 시너지를 내면서 민간배달앱과 충분히 견줄만한 사용처를 확보할 수 있었다는 것이다. 

진천사랑상품권 사용이 가능한 제로배달 앱‘먹깨비’ 홈 화면. [사진=먹깨비 제공]
진천사랑상품권 사용이 가능한 제로배달앱 ‘먹깨비’ 메인 화면. [사진=먹깨비 제공]

다만 구축과 유지·관리에 세금이 사용되다보니 지자체 예산으로 마케팅을 지원할 경우 이를 언제까지 유지할 수 있는지, 광역지자체와 시·군·구 차원에서 제각각으로 공공배달앱을 내놓는 과정에서 예산 낭비가 없었는지에 대한 지적들은 여전하다.

특히 수수료를 낮추는 등 장점도 있지만 지방정부가 민간사업에 뛰어들고 지원하는 것이 시장 원리를 위배해 스타트업 업계를 위축시킬 것이란 목소리가 크다. 이에 지자체들은 기존의 중소 배달앱을 활용한 민관협력형 개발을 진행하며 그 우려를 해소하려고 애쓰고 있다.  

아울러 지역별로 운영되고 있는 공공배달앱의 전국협의체 구성이 추진 중이다. 충북 공공배달앱 운영사인 먹깨비는 경기도주식회사 등 각 지역의 공공배달앱 운영사들이 만나 상생 방안을 모색하는 협의체를 구성하기로 했다고 밝혔다. 공공배달앱이 민간배달앱보다 더욱 탄탄한 경쟁력을 갖추기 위해선 지역별 중소 규모의 한계를 극복하고 사업 연대와 협력이 필요하다는 판단에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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