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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간지주사 전환 노리는 SK텔레콤, 기업가치 전망은?
중간지주사 전환 노리는 SK텔레콤, 기업가치 전망은?
  • 이세영 기자
  • 승인 2021.01.18 18:0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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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업다운뉴스 이세영 기자] “중간지주사를 통해 거버넌스가 잘 형성되면 자원 사용에 효율적이다.”

박정호 SK텔레콤 CEO(최고경영자) 사장은 ‘MWC(모바일월드콩그레스) 2018’ 등 공식 석상에서 회사의 중간지주사 전환에 대해 긍정적인 반응을 내놓았다. 이는 SK텔레콤이 추구하는 ‘탈(脫) 통신’과도 맞닿아있어, SK텔레콤의 지배구조 변화가 조만간 이뤄질 것이라는 관측이 나온다.

18일 업계에 따르면 SK텔레콤은 연내 인적분할을 통해 중간지주사를 설립할 것으로 점쳐진다. 국회가 지난해 12월 ‘독점규제 및 공정거래에 관한 법률 전부개정법률안’을 통과시켰는데, 지주회사의 자회사 의무 지분율이 현행 상장사 20%, 비상장사 40%에서 각각 30%, 50%로 높아진다. 개정안 시행이 내년 1월로 예정된 상황에서 SK텔레콤이 규제를 피하기 위해서는 연내 중간지주사 전환을 마무리해야 한다.

SK그룹 인적분할을 통한 지배구조 개편 방향 예측. [그래픽=하나금융투자 보고서 캡처]

이를 두고 업계에서는 다양한 반응을 내놓고 있다. SK텔레콤의 숨겨진 가치를 찾을 수 있을 것이라는 낙관론과 SK㈜와 SK텔레콤 중간지주사가 합병할 경우 SK텔레콤 중간지주사의 주가 가치가 떨어질 수 있다는 우려의 시각이 공존한다.

현재 SK그룹의 지배구조는 SK㈜→SK텔레콤→SK하이닉스의 형태다. SK하이닉스가 SK㈜의 손자회사격인 셈인데, 현행 공정거래법상 지주사의 손자회사가 인수합병(M&A)을 진행할 시 피인수 기업 지분을 100% 소유해야 하는 상황이다. 박정호 사장이 지난해 12월 SK하이닉스 부회장으로 승진하면서 ‘SK텔레콤의 중간지주사’가 현실로 다가왔다는 분석이다.

증권가와 금융업계에선 SK텔레콤이 중간지주사로 남는 투자회사 아래 SK하이닉스·SK브로드밴드·11번가·ADT캡스 등을 거느리는 지배구조가 형성될 것으로 보고 있다.

안재민 NH투자증권 연구원은 최근 보고서에서 “SK텔레콤의 보유 자회사가 성장이 의미 있게 나타나고 있지만 현재 구조에서는 통신 본업의 저성장에 가려져 있다”며 “공정거래법 개정으로 지배구조 개편의 가능성이 매우 높아졌고, 지배구조가 변화된다면 전체 기업 가치 상승으로 이어질 것”이라고 전망했다.

SK텔레콤이 보유한 SK하이닉스·SK브로드밴드·ADT캡스·11번가 등 다수의 자회사가 의미 있는 성장을 보여주고 있는 가운데, 공정거래법 개정은 SK텔레콤의 지배구조 변화 가능성을 더 높일 것이라는 관측이 나온다.

박정호 SK텔레콤 사장. [사진=SK텔레콤 제공/연합뉴스]

SK텔레콤 중간지주사와 모회사인 SK㈜가 합병할 경우에는 SK텔레콤 중간지주사 입장에서 달갑지 않은 결과가 나올 수 있다는 분석도 있다.

김홍식 하나금융투자 연구원은 “SK텔레콤 인적분할이 장기적으로 볼 때 과연 호재가 맞을까 하는 의문이 든다”며 “결국 SK㈜와 SK텔레콤 중간지주사 합병 가능성이 부각될 것인데, 이 경우에는 SK텔레콤 중간지주사 주가엔 부정적일 수밖에 없기 때문이다”라고 설명했다.

그러면서 “자회사 IPO(기업공개)를 통한 SK텔레콤 자회사 가치 부각도 이제는 현실적으로 어려워진다. IPO 가격이 높다고 해도 어차피 SK㈜로 넘어갈 운명이기 때문이다. SK텔레콤 중간지주사가 아닌 SK㈜의 주가가 오를 가능성이 높다”고 덧붙였다.

SK텔레콤 인적분할 이후 중간지주사와 사업회사(SK텔레콤 통신부문)로 분리돼 2개의 상장사로 거래될 경우, 현재 SK텔레콤 소액 주주들이 보유하게 될 중간지주사와 SK텔레콤 통신부문의 시가총액 합계가 현재보다 커질지 장담할 수 없다는 의견이다.

결국 SK텔레콤이 어떤 방식으로 중간지주사 전환을 단행하느냐에 따라 그에 따른 파급효과도 달라질 것이라는 게 업계의 대체적인 시각이다. SK하이닉스의 지분을 더 높이기 위해서는 수조원의 현금이 필요한 상황인데, SK하이닉스의 가치가 상승함에 따라 더 많은 자금을 마련해야하는 SK텔레콤의 부담도 커질 수 있다는 분석도 나온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