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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포커스] 4만호 서울 공공재개발 시장, 대형건설사 '신중론'에 중견건설사 '기회의 장' 될까

  • Editor. 장용준 기자
  • 입력 2021.01.24 08: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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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업다운뉴스 장용준 기자] 서울에 4만 가구 공급 목표로 한 공공재개발 사업의 후보지가 8곳 선정되면서 기존 도시정비사업 시장과는 또 다른 장이 열렸다는 평가가 나온다. 하지만 시공을 맡게 될 건설사들은 규모에 따라 시장 참여에 대한 온도차가 뚜렷하다. 브랜드 파워에서 앞서는 대형 건설사들은 신중히 사업성 등을 검토하며 상황을 지켜보겠다는 입장이 반면, 중견 건설사들은 그동안 브랜드에 밀려 이루지 못한 서울 입성의 기회를 잡겠다는 적극적인 입장을 보이고 있다.

국토교통부와 서울시가 지난 15일 8곳을 선정 발표한 공공재개발 시범사업 후보지에서는 현재 1704가구에서 공공재개발을 통해 3059가구가 공급돼 총 4763가구까지 확대 조성될 예정이다.

4만호 서울 공공재개발 시장이 열린 가운데, 중견건설사들의 참여가 늘 것이라는 전망이 나온다. 사진은 서울 흑석2구역 공공재개발 후보지. [사진=연합뉴스]

공공재개발은 정부가 계획한 도심 내 주택 공급 방안으로 한국토지주택공사(LH)나 서울주택도시공사(SH) 등 공공기관이 사업에 참여하는 재개발 사업 방식이다. 선정된 시범사업지는 용적률이 법정 한도의 120%까지 부여되는 대신 불어난 용적률의 20~50%를 임대주택으로 기부채납해야 한다.

공공재개발 사업의 장점으로는 용적률 상향 등 도시규제 완화와 더불어 사업성 개선을 위해 분양가상한제가 제외되고 사업비 융자, 인허가 절차 간소화 등의 혜택이 제공된다는 점을 꼽을 수 있다. 

올해 처음으로 시작하는 사업인 만큼 건설사들도 큰 관심을 보이고 있으나 그 규모에 따라 뚜렷한 온도차를 보이고 있다.

우선 대형 건설사들은 후보지 선정 발표 이후 수익성과 사업성을 따져봤을 때 아직 가능성만을 바라보는 신중론을 유지하고 있다. 

A 건설사 관계자는 "흑석동 정도라면 관심은 가지만 민간재개발에 비해 사업성이 떨어지는 사업장이 많아 아직은 추이를 지켜보는 중"이라고 밝혔다. 

"사업성도 중요하지만 해당 조합에서 신청하고, 시공사로 참여한다는 점에서 민간재개발과 다를 바는 없다"고 평가한 B 건설사 관계자는 "일단은 구체적인 계획이 나와 봐야 참여 여부를 결정할 수 있을 것이고, 실질적으로 사업이 진행될 수 있을지에 대한 의구심도 아직은 지워지지 않은 상황"이라고 신중론을 폈다.

C 건설사 관계자는 "사업에 참여 검토는 가능하지만 LH와 SH 등이 참여하는 것이라 수익성은 떨어질 것으로 보인다"고 내다봤는데 "다만 강남권이라면 이야기는 달라질 수 있다"고 여운을 남겼다. 

서울 8개구역 공공재개발 후보지가 선정된 가운데 건설사들은 규모에 따라 참여에 대한 관심이 갈려 있다. [그래픽=연합뉴스]

반면 중견 건설사들은 브랜드 인지도에서 밀렸던 서울 입성이 가능하다는 전제하에 적극적인 관심을 나타내고 있다. 아울러 이번에 발표된 8곳 대부분이 소규모 단지가 많아 가격경쟁력이 있을 것으로 전망했다.

서울의 D 건설사 관계자는 "우리는 아직 이 사업에 뛰어들 준비는 안됐다"며 "다만 소규모 재건축을 비롯한 공공재개발에 가까운 정비사업은 서울시와 SH 등에 건설사들이 등록돼 있어야 하는데 중견건설사들이 이에 해당하고, 메이저 건설사들은 상황을 지켜볼 것으로 예상된다"고 전망했다.

지방의 E 건설사 관계자는 "그동안 브랜드 인지도에서 밀려 서울 지역 재개발 사업을 수주하지 못한 것뿐"이라며 "서울 쪽에서 SH와 함께 정비사업을 진행해 본 경험이 있기에 사업 진행 기회만 주어진다면 못 할 게 없다"는 자신감을 드러냈다.

"공공택지조차 많이 나오지 않는 상황이다 보니 우리는 기존 도시정비사업에 전력을 쏟고 있는 상황"이라고 전한 F 건설사 관계자도 "서울 강남권은 브랜드 선호도가 워낙 뚜렷하다 보니 어렵더라도 강북권에서는 중견건설사들에게 기회가 될 수 있을 것으로 보인다"고 내다봤다. 다만 "아직 정부와 서울시의 구체적인 계획이 건설사들에 전해진 바 없어 상황을 지켜봐야 하는 입장"이라고 덧붙였다. 

중견 건설사들은 공공재개발 사업 참여를 통해 서울 입성을 달성하고자 하는 의지가 강한 것으로 나타났다. [사진=연합뉴스]

이같이 공공재개발사업에 대해 대형건설사들은 사업성과 수익성, 그리고 사업의 연속성에 대한 의문으로 신중한 스탠스를 견지하고, 중견 건설사들은 공공재개발 수주로 서울 진출 목표를 더욱 분명히 하고 있다.

하지만 정비업계의 한 관계자는 "중견 건설사가 가격경쟁력을 앞세워 공공재개발 수주전에 적극 나선다 해도 브랜드를 따지는 조합의 성향을 뒤바꿀 수 있을지는 의문"이라며 "용적률 확대와 가구수 증가라는 장점 이면에 임대주택 비율도 채워야 하기에 조합원들이 결국 향후 가치를 생각해 대형 건설사의 브랜드를 선택할 가능성이 높다"고 내다봤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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