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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종철 정의당 대표, 성추행 직위해제…젠더폭력근절 외쳐온 '동지의 배신'
김종철 정의당 대표, 성추행 직위해제…젠더폭력근절 외쳐온 '동지의 배신'
  • 강성도 기자
  • 승인 2021.01.25 17:5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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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업다운뉴스 강성도 기자] 김종철 정의당 대표가 같은 당 소속 장혜영 의원에 대한 성추행으로 당대표직에서 직위해제됐다. 정의당은 원칙적이고 단호한 해결을 강조하며 충격적인 비위에 엄중한 징계로 대응했다. 

피해자인 장 의원은 입장문을 통해 이번 성추행 건에 대한 단호한 당의 조치를 믿고 있다는 입장을 밝혔다. 김 대표는 혐의를 인정하고 피해자에게 사과하며 사퇴의사를 밝혔지만 정의당은 막바로 징계로 직위해제를 결정했다. 

정의당 젠더인권본부장인 배복주 부대표는 25일 국회에서 열린 비공개 긴급 대표단 회의 후 브리핑을 통해 "오늘 당원 여러분과 국민 여러분께 매우 부끄럽고 참담한 소식을 알려드리게 됐다"며 "지난 1월 15일 발생한 정의당 김종철 대표의 성추행 사건 피해자는 같은 당 소속 국회의원인 장혜영 의원"이라고 밝혔다.

정의당 젠더인권본부장인 배복주 부대표가 김종철 당대표 성추행 사건 관련 긴급 브리핑에서 관련 내용을 발표했다. [사진=연합뉴스]

배 부대표는 "저는 당 젠더인권본부장으로 피해자의 요청을 받은 1월 18일부터 1주일간 이 사건을 비공개로 조사했고, 오늘 열린 대표단 회의에 최초 보고했다"며 "다른 누구도 아닌 당 대표의 성추행 사건이라는 심각성에 비춰 무겁고 엄중한 논의가 진행되었고, 신속한 결정을 내렸다"고 말했다.

정의당 발표에 따르면 성추행 사건은 지난 15일 저녁 여의도에서 김 대표가 장 의원과 당무상 면담을 위해 가진 식사자리에서 발생했다.

배 부대표는 "면담은 순조롭게 진행됐으나 면담 종료 후 나오는 길에서 김 대표가 장 의원에게 성추행을 하는 사건이 발생했다"며 "피해자인 장 의원은 고심 끝에 지난 18일 젠더인권본부장인 저에게 해당 사건을 알렸고, 이후 수차례에 걸친 피해자·가해자와의 면담을 통해 조사를 진행했다"고 설명했다. 아울러 "이 사건은 다툼의 여지가 없는 명백한 성추행 사건"이라며 "가해자인 김종철 대표 또한 모든 사실을 인정했으며 사실관계 확인을 위한 추가 조사는 더 이상 필요하지 않은 상황이라고 말씀드릴 수 있다"고 강조했다.

이에 피해자인 장혜영 의원도 입장문을 발표했다. 장 의원은 "함께 젠더폭력근절을 외쳐왔던 정치적 동지이자 마음 깊이 신뢰하던 우리 당의 대표로부터 저의 평등한 인간으로서의 존엄을 훼손당하는 충격과 고통은 실로 컸다"고 심정을 드러냈다. 이어 "훼손당한 인간적 존엄을 회복하기 위해 문제를 제기하는 과정에서 저는 다른 여러 공포와 불안을 마주해야 했다"고 토로했다. 

김 대표는 입장문을 통해 "머리 숙여 피해자께 사과드린다"면서 "당원 여러분과 국민 여러분께도 깊은 사죄의 말씀을 드린다"고 고개를 숙였다. 이어 "제가 지금 어떠한 책임을 진다 해도 제 가해행위는 씻기가 힘들다"며 "향후 제 행위를 성찰하고, 저열했던 저의 성인식을 바꿔나가기 위해 노력하겠다"고 사죄했다. 

배 부대표는 "정의당은 원칙적이고 단호하게 이 사안을 해결해 나갈 것"이라 말하며 "피해자의 의사를 최대한 존중하고 일상의 회복을 최우선 과제로 삼아 가해자는 무관용 원칙으로 당이 할 수 있는 가장 높은 수준의 엄중한 처리 지침을 갖고 해결해 나갈 것"이라고 다짐했다. 그러면서 "성평등 실현을 위해 앞장서 왔던 정당의 대표에 의해 자행된 성추행 사건이다. 정의당을 아끼고 사랑해주시는 당원 여러분과 국민 여러분께 치명적인 상처가 생겼다"며 "진심으로 깊이 사과 드린다. 깊은 성찰의 시간을 갖겠다"고 고개를 숙였다.

김종철 정의당 대표. [사진=연합뉴스]

정치권에서는 제도권 진보정당 대표의 충격적인 성추행 사건에 냉담한 반응을 보였다. 금태섭 전 더불어민주당 의원은 "진보 정당 대표까지 성폭력을 저질렀다는 것은 정말 충격"이라며 강도 높게 비판했다.

서울시장 보궐선거 출마를 선언한 나경원 전 자유한국당 의원은 SNS를 통해 "김종철 정의당 대표 사퇴 소식은 큰 충격이다. 전임 서울시장 성추행에 이어 이번에는 정의당 대표라니 참담하다"며 "피해자가 받았을 상처가 걱정됨과 동시에 국민들께서도 얼마나 실망이 컸을까 우려된다"고 말했다.

역시 서울시장 보궐선거에 나서는 오신환 전 국민의힘 의원은 "정의당이 더불어민주당 보다 건강하다"고 주장했다. "정의당이 당내 성추행 혐의로 김종철 대표를 직위해제하는 결단을 내렸다"며 "가해자는 당 대표고 피해자는 국회의원이라는 점에서 앞으로 당이 겪게 될 혼란과 후폭풍이 작지 않을 것이다. 그럼에도 정의당은 원칙을 택했다"고 밝혔다.

국민의힘 배준영 대변인은 구두논평에서 "인권과 성평등 실현에 앞장서 왔던 정의당이기에 더욱 충격적"이라며 "정의당은 가해자에 대한 합당한 조치와 피해자에 대한 2차 피해 확산 차단에 힘써야 할 것"이라고 주문했다.

민주당 최인호 수석대변인은 서면 논평을 통해 "김종철 전 대표가 같은 당 여성 국회의원을 성추행했다는 충격적인 사건이 알려졌다. 충격을 넘어 경악"이라며 "정의당은 무관용 원칙으로 조치를 취해야 하며 또 다른 피해가 발생하지 않도록 해야 할 것"이라고 촉구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