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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바람 앞 등불' 여행사 빅2, 선제적 대응이냐 최후의 버티기냐  

  • Editor. 김혜원 기자
  • 입력 2021.01.28 17:1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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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업다운뉴스 김혜원 기자] 하늘길이 막히면서 사실상 수요가 없어진 여행업계가 고사 위기에 직면했다. 결국 국내 아웃바운드(내국인의 해외여행) 1위 업체 하나투어가 대규모 구조조정을 위한 절차에 돌입했으며, 2위 모두투어는 전 직원 휴직 기간을 연장하는 등 극한 자구책을 마련했다.

28일 업계에 따르면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여파로 존폐 갈림길에 선 여행사들이 구조조정 및 근무 조건 변경을 서두르고 있다. 하나투어는 최근 전체 사내 공지 없이 개별적으로 퇴직 면담을 시작한 것으로 알려졌다. 퇴직 조건은 오는 3월 31일부로 퇴사 후 근속연수에 따라 4~6개월치 급여를 위로금으로 지급하는 방향으로 제시됐다.

코로나19 충격이 극심했던 지난해 3월 유급휴직을 시작한 하나투어는 석달 뒤부터는 필수 인력을 제외한 전 직원이 무급휴직에 돌입했다. 지난해 6~11월 정부의 고용유지지원금 덕분에 직원들이 기본급의 50%를 지원받을 수 있었지만, 현재는 이마저도 끊긴 상태다. 

하나투어 직원 수는 총 2300여명이다. 기업 안팎에서 부서별로 40~60% 인원을 조정한다는 이야기가 나온다. 

하지만 회사 측은 일부 언론을 통해 알려진 구조조정 규모에 대해 "사실과 다르다"고 일축했다. 권고사직 규모와 시기, 구조조정 세부 방식 모두 현재까진 확정된 바가 없다는 것이다. 아울러 이번 구조조정이 사모펀드의 엑시트를 위한 작업이라는 일각의 주장도 반박했다. 인위적인 구조조정이 아니라 플랫폼 사업자로 전환하는 과정에서 조직 효율화를 위해 부서별로 구조조정을 진행한다는 것이다. 

그간 하나투어는 여행산업 트렌드 변화에 대비해 비대했던 조직 규모를 줄이고 디지털 전환을 꾀하는 것을 골자로 한 조직 효율화의 중요성을 강조해 왔다. 이를 위해 지난해 4월 차세대 여행플랫폼 '하나허브'를 오픈했다. 12개 본부로 나뉘어 있는 조직을 정리하는 동시에 임원 직급 체제 등을 정비하며 간소화를 시도했다.

문이 잠긴 중구 모두투어 사무실의 모습 [사진=연합뉴스]
문이 잠긴 중구 모두투어 사무실의 모습 [사진=연합뉴스]

하지만 이를 추지하는 시기에 코로나19가 확산하면서 회사의 모든 계획이 중단됐다. 1년이 넘는 시간 동안 수익구조도 붕괴했다. 하나허브에 맞춰 체질을 개선할 골든타임을 놓친 셈이다. 이에 하나투어 측은 코로나 이후 여행 생태계의 회복 또한 녹록지 않은 만큼 포스트 코로나 시대에 대응하기 위해 구조조정 등 선제대응에 돌입한다고 밝혔다.

반면 업계 2위 모두투어는 버티기에 돌입했다. 모두투어 노동조합은 지난 18일 사내 공지를 통해 다음달부터 8개월간 유·무급 휴직을 진행하기로 사측과 합의했다고 밝혔다. 

오는 2~5월에는 정부 지원금을 통해 150만원(세전)을 일괄 지급한다. 하지만 지원금이 끊기는 오는 6월부터 9월까지는 '급여 0원' 무급휴직을 시행한다.

모두투어는 지난해 8월부터 1050여명에 달하는 직원 대다수가 무급휴직에 돌입했다. 업황이 좀처럼 개선되지 않으면서 무급 휴직 종료와 함께 구조조정에 대한 위기감이 높았다. 하지만 모두투어 측은 고용을 최대한 유지한다는 방침을 세웠다. 

다만 무급 휴직 기간이 길어지면 모두투어 또한 다른 여행사들처럼 대규모 인력 구조조정에 나설 가능성이 크다. 이에 여행업계는 정부를 향해 고용유지 차원의 지원이 아닌 회사의 생존유지를 위한 최소한의 대책을 마련해 달라고 요구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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