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업다운뉴스 김지훈 기자] 올해 들어 KB국민, 신한, 하나, 우리, NH농협 등 5대 은행의 마이너스통장 개설이 급증한 것으로 나타났다. 신용대출을 죄려는 금융당국의 움직임이 더욱 확고해지자 일단 대출을 받아놓고 보자는 금융소비자의 막차심리가 반영됐다는 분석이 나온다. 또한 공모주 청약 등이 겹치면서 ‘빚투(빚을 내 투자)’ 수요까지 늘면서 마이너스통장 등 신용대출 규제가 더욱 강력해질 것이라는 전망도 나온다.
1일 은행권에 따르면 5대 시중은행에서 지난달 28일 기준 새로 발급한 마이너스통장은 총 4만3143개였으며 마이너스통장 신규 개설은 지난해 연말 기준 하루 1000건 수준이었으나 지난달은 하루 2000여건씩 늘어났다. 지난해 마이너스통장 수요는 대출 잔액과 신규 발급 건수 모두 꾸준히 증가했다.
이와 관련해 금융권 관계자는 "부동산과 주식 등 자산시장이 달아오른 영향이 컸다"며 "부동산 규제까지 심해지면서 마이너스 통장을 통해 공모주에 투자하는 인원이 늘어난 이유도 있다"고 말했다.
정부는 실물경제로 흘러가야 할 돈이 자산시장으로 몰리자 신용대출 규제 대책을 냈다. 하지만 대출 규제가 강해질수록 더 늦기 전에 마이너스통장을 마련해 두려는 심리적 요인으로 가수요가 증가했다.
이에 시중은행들은 마이너스 통장대출 최고한도 축소에 다시 나섰다. 우리은행은 지난달 29일 마이너스통장 대출의 최대 한도를 8000만∼1억원에서 5000만원으로 줄였다. 신한은행의 경우 2월 3일부터 마이너스통장 일시적 한도축소와 DSR(총부채원리금상환비율) 심사기준을 강화한다. 1억원에서 5000만원으로 축소하며 DSR은 50%에서 40% 초과 시 본부심사를 받게 된다.
시중은행 관계자는 "최근 가계대출의 증가세가 가팔라 실사용자 중심의 생활안정자금 건별대출 등 실질적인 자금수요에 집중하고자 마이너스 통장 한도를 축소했다"고 설명했다.
금융감독원은 최근 주요 은행에서 월간·연간 가계대출 증가율 목표치를 받았다. 은행들은 금감원이 가계대출을 지난해보다 5% 이상 늘리지 말도록 요구할 것으로 내다보고 있다. 일부 은행은 대출 증가율을 8%까지 제시한 것으로 알려졌다.
금융권 관계자는 "정부는 대출은 줄이지 말라고 하지만 쉬운 일이 아니다"며 "부동산시장을 잡아야 하는 강박감이 금융시장으로 변질돼 확산됐다"고 말했다. 이어 "내 집 마련을 생각하는 사람과 1가구 1주택인 사람들처럼 선의의 피해자를 양산할 우려가 있다"며 "마이너스통장 등 신용대출 규제가 더욱 강력해질 것으로 전망하고 있다"고 덧붙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