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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이닉스 연봉 반납' 최태원 통큰 리더십, PS 지급방식 투명화는 과제

  • Editor. 이세영 기자
  • 입력 2021.02.02 17:5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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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업다운뉴스 이세영 기자] 최태원 SK그룹 회장이 지난해 SK하이닉스로부터 받은 연봉 전액을 반납하겠다고 밝혔다. 최근 SK하이닉스 직원들 사이에서 지난해분 성과급을 두고 불만이 나오자 이를 가라앉히려는 취지로 풀이된다. 최 회장이 그룹의 총수로서 통 큰 결정을 내렸다는 이야기가 나오는 가운데 일각에서는 지속적인 소통을 통해 직원들에게 초과이익성과급(PS) 지급방식에 대한 이해도를 넓히고 더욱 깊게 소통할 필요가 있다고 지적한다. 반도체 슈퍼사이클에 대한 기대가 높아지는 만큼 동기부여의 과제 중 하나로 PS 지급방식이 투명화되는 계기가 될지 주목된다.  

2일 SK하이닉스에 따르면 최 회장은 전날 SK하이닉스 경기도 이천 본사에서 열린 M16 공장 준공식에서 2020년 SK하이닉스에서 받은 연봉 전액을 반납하겠다고 밝혔다. 최 회장이 SK하이닉스로부터 받은 연봉은 2019년을 기준으로 30억원에 달한다. 지난해 반기 기준으로 17억5000만원을 수령해 회사에 반납할 지난해 연봉도 30억원 안팎으로 추산된다.

최태원 SK그룹 회장이 1일 경기도 이천 SK하이닉스 본사에서 열린 M16 준공식에서 인사말을 하고 있다. [사진=SK하이닉스 제공]

이를 두고 재계에선 최 회장이 통 큰 결단을 내렸다는 이야기가 나온다. 최 회장이 올해 신년사에서 “사회와 공감하며 문제 해결을 위해 함께 노력하는 ‘새로운 기업가 정신’이 필요한 때”라고 밝힌 것처럼 구성원의 어려움을 공감해 ‘연봉 전액 반납’이라는 쉽지 않은 결정을 내렸다는 평가다.

이날 최 회장은 “초과이익성과급(PS) 문제를 잘 알고 있다고 나름 고심해왔다”며 “지난해 제가 SK하이닉스에서 받은 연봉을 전부 반납해 임직원들과 나눌 것”이라고 말했다. 그러면서 “그간 PS 문제에 대해 더욱 공감과 소통했어야 하는데 부족했다”며 “(연봉 반납이) 문제가 잘 해결되는 계기가 되길 바란다”고 덧붙였다.

최 회장이 보기 드문 결단을 내렸지만 실효성 측면에서 의문이 제기되고 있다. SK하이닉스의 임직원 2만8000여명에게 30억원을 똑같이 나눠줘도 1인당 수령하는 금액이 10만원 안팎에 불과하기 때문이다. 이에 SK하이닉스 노조를 중심으로 반발이 일고 있다.

직원들의 불만은 지난달 28일 회사 측이 기본급(연봉의 20분의 1)의 400%, 연봉으로 환산하면 연봉의 20%를 PS로 지급하기로 공지하면서부터 불거졌다. PS는 전년 실적이 목표이익을 초과 달성했을 때 지급하는 인센티브다. 예를 들어 연봉 1억원 수준의 직원은 PS로 2000만원을 수령하게 된다.

숫자로만 보면 결코 적지 않은 금액이지만 사내 공지 이후 구성원들 사이에서는 성과급이 적다는 불만이 제기됐다. 실적에 비해 PS가 적다는 볼멘소리였다. SK하이닉스는 지난해 연결 기준 영업이익이 5조126억원으로 2019년 대비 84.3% 늘었다. 매출은 31조9004억원으로 전년에 비해 18.2% 증가했다. 순이익은 4조7589억원으로 136.9% 급증했다. 영업이익이 두 배 가까이 뛰었음에도 PS가 연봉의 20% 수준이라고 발표되자 SK하이닉스 내부에서 불만이 터져 나온 것이다.

이석희 SK하이닉스 사장이 이날 사내 메시지를 통해 “PS 수준이 구성원들의 기대에 부응하지 못해 여러분의 아쉬움과 실망감을 가슴 아프게 생각한다”고 밝힘에 따라 올해 PS의 변화는 없을 것으로 보인다.

경기도 이천에 위치한 SK하이닉스 본사. [사진=연합뉴스]

사측에서는 전년도 실적과 견줘 PS를 늘리거나 줄이는 방식으로 성과급을 책정하는 게 아니라는 입장을 밝혔다. 현재 EVA(경제적 부가가치, 세후 영업이익에서 자본비용을 차감한 값) 산출 방식으로 PS를 책정하고 있는데, 세부 내용은 밝힐 수 없다는 입장이다.

SK하이닉스 관계자는 “EVA라는 게 딱 떨어지는 값이 아니다. 매년 바뀔 수밖에 없다”며 “EVA가 플러스(+)가 됐을 때 일부를 PS로 지급할 수 있다. 2019년에는 EVA가 마이너스(-)였기에 기여금 형태로밖에 줄 수 없었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올해는 EVA가 플러스였고, 플러스 된 금액 중에서 얼마만큼을 (PS로) 지급할 수 있느냐의 문제다”라며 “세부 내용은 회사의 기밀사항이며, PS는 앞으로도 이런 방식으로 지급될 예정”이라고 말했다.

회사 고위층과 직원들 간의 소통이 부족해 이런 사태가 발생한 게 아니냐는 지적에는 “그동안 아예 소통을 안 해온 건 아니다. 소통을 해오긴 했으나, 어쨌든 구성원들의 눈높이에는 맞지 않았다”며 “구성원들이 충분히 인지할 수 있게끔 연중 적절한 시점에 EVA와 PS가 어느 정도 되는지를 소통할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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