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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기차 배터리 교체 이슈에 고심 커지는 LG에너지솔루션

  • Editor. 이세영 기자
  • 입력 2021.02.17 17:4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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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업다운뉴스 이세영 기자] SK이노베이션과의 전기차 배터리 소송에서 승리하며 자존심을 지킨 LG에너지솔루션이 잇단 화재로 골머리를 앓고 있다. 현대자동차가 ‘코나’ 전기차의 배터리를 전량 교체하는 방안을 검토 중인 가운데 배터리를 공급한 LG에너지솔루션이 부담해야 할 금액이 적지 않다는 이야기가 나와서다.

여기에 지난 15일 경남 창원에서 불이 난 현대차 전기버스 ‘일렉시티’의 배터리 공급사가 LG에너지솔루션으로 확인되면서, LG화학에서 분사한지 2개월여밖에 되지 않은 LG에너지솔루션의 이미지에 적잖은 영향이 미칠 수 있다는 분석이 나온다.

지난해 10월 17일 오전 경기 남양주시 와부읍 주민자치센터 주차장에 세워진 코나 전기차에서 배터리 충전 중 불이 났다. [사진=남양주소방서 제공/연합뉴스]

17일 업계에 따르면 현대차와 LG에너지솔루션은 코나 일렉트릭의 배터리셀·배터리팩·배터리관리시스템(BMS) 등 배터리시스템 전량을 교체하는 쪽으로 가닥을 잡았다. 리콜 조치에도 최근 차량 화재 사고가 또다시 발생하면서 내린 결단으로, 투입 비용만 1조원이 넘을 것으로 관측된다.

이달 국토교통부의 사고 원인 조사 발표에 따라 배터리 제작사 LG에너지솔루션과의 비용 분담을 해야 하는 과정이 남아 있지만, 배터리시스템 전량 교체 방침은 사실상 정해졌다는 게 업계의 중론이다.

황성현 유진투자증권 연구원은 “현대차의 아이오닉5 출시가 예정돼 있는 오는 23일 전후로 현대차와 LG에너지솔루션의 비용 부담 비율이 정해질 것으로 보인다”고 밝혔다.

배터리 교체 대상 차량은 2017년 9월부터 지난해 3월 제작된 코나 일렉트릭 7만7000대인데, 전량 교체까지 1년여의 시간이 소요될 것으로 전망된다.

이에 대해 현대차 관계자는 “LG에너지솔루션과 다양한 방안을 검토 중이나, 아직 확정된 것은 없다”고 말했다. LG에너지솔루션 관계자 역시 “현재 조사 중인 사안이기 때문에 공식입장을 밝힐 단계는 아닌 것 같다”고 말을 아꼈다.

엎친 데 덮친 격으로 지난 15일엔 2019년 현대차에서 제조한 전기버스 일렉시티가 도로를 달리다 불이 나면서 LG에너지솔루션 배터리 안정성에 의문이 커졌다. 전기차 주행 중 화재가 발생한 첫 사례로, 해당 버스에도 코나와 같이 LG에너지솔루션의 배터리가 탑재된 것으로 확인됐다. 해당 차량은 정비공장에서 정비를 마친 뒤 차고지로 이동하던 중 배터리가 있는 지붕 쪽에서 불이 난 것으로 알려졌다.

국토교통부 관계자는 “자동차안전연구원에 조사를 지시한 상황”이라며 “화재가 배터리셀 안쪽에서 발생했는지 바깥쪽에서 발생했는지를 살펴보고 국립과학수사연구원 등과 협의를 진행할 예정”이라고 말했다. 국토부와 자동차연구원은 코나 전기차 화재와의 연관성이 있는지도 살펴볼 예정이다.

LG에너지솔루션 CI. [사진=LG에너지솔루션 제공]

LG에너지솔루션으로선 최근 승소한 SK이노베이션와의 배터리 소송의 합의금을 확보한다고 해도, 배터리 교체 비용으로 막대한 돈을 내놓아야 할 위기에 처한 것이다.

미국 국제무역위원회(ITC)는 지난 11일 LG에너지솔루션이 SK이노베이션을 상대로 신청한 영업비밀 침해 사건에서 LG 측의 주장을 인정하는 최종 심결을 내렸다. ITC는 SK이노베이션에 미국 내에 배터리 팩과 셀, 모듈, 부품, 소재 등 원재료부터 완제품까지 전 제품에 대해 10년간의 수입금지 명령을 내렸다.

SK이노베이션이 수입금지 조치를 풀 수 있는 희망은 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이 60일 내에 ITC 결정에 대해 거부권을 행사하는 것뿐인데, 현지에서는 거부권 행사 가능성이 낮다고 보고 있다. 이에 따라 이번 ITC 결정으로 지지부진하던 양사의 배상금 합의가 급물살을 탈 것으로 보인다는 게 업계의 중론이다.

조기 합의를 위해 넘어야 관문은 양측의 배상금 격차다. LG에너지솔루션은 최근까지 2조5000억~3조원가량을 요구하는 반면, SK이노베이션은 자회사(SKIET)의 상장 지분 일부 제공을 포함해 적게는 1000억원대, 많게는 5000억~6000억원대를 제시했다는 이야기가 업계에서 흘러나온다. 양측이 2조원 이상의 격차를 어떻게 줄일 것인지가 관건이다.

합의금 규모와 관련해 황성현 연구원은 “SK이노베이션의 수주잔고 85조원에 과거 중국 배터리 회사 ATL과의 소송 당시 적용됐던 로열티 3%를 가정한 2조5000억원 수준에서 결정될 것”이라고 내다본 뒤 “일각에서는 코나 배터리의 리콜 규모가 2~3조원 정도라고 하는데, 이는 과도하다고 본다. 리콜 규모는 차량 당 배터리팩 1000만원(셀 용량 64㎾h 기준)을 가정했을 때 약 1조원 수준일 것”이라고 말했다.

학계에서는 LG에너지솔루션이 금전적인 측면보다도 브랜드 이미지를 개선하기 위해 노력해야 한다는 견해를 내놓았다.

위정현 중앙대학교 경영학부 교수는 “코나 화재 건은 장기적으로 봤을 때 조기에 수습하는 게 옳다고 본다. 전량 리콜이 옳은 선택이라고 생각한다”며 “LG에너지솔루션 입장에서는 금전적인 손실보다는 전기차 배터리 경쟁이 심화하는 상황에서 자사의 브랜드 이미지를 보호하는 게 더 중요하다”고 강조했다.

유현국 서영대학교 미래자동차과 교수는 “현대차와 LG에너지솔루션이 서로 양보해야 사태가 원만하게 해결될 수 있을 것”이라며 “화재 이슈가 장기화한다면 소비자 입장에서는 전기차에 대한 불신이 쌓일 수밖에 없다”고 지적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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