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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포커스] 장기불황 정유 4사, 정제마진 회복에 '미소'…실적개선 앞당기나

  • Editor. 이세영 기자
  • 입력 2021.02.18 17:4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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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업다운뉴스 이세영 기자] 지난해 사상 최악의 불황에 시달렸던 정유 4사가 올해 들어서는 조금씩 기지개를 켜고 있다. 정유사 실적에서 매우 중요한 부분인 정제마진이 회복되고 있는 데다 외부 환경이 유리하게 흘러가고 있어, 당초 예상보다 실적 회복 속도가 빨라질 수 있다는 분석이 나온다. 지난해 잔뜩 움츠린 정유 4사가 올해는 어떤 반전드라마를 쓸 수 있을지 관심이 모아진다.

18일 정유업계에 따르면 지난 16일 기준 정제마진은 배럴 당 2.1달러다. 정유업계가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확산으로 인해 직격탄을 맞은 업종 중 하나인데, 세계적으로 코로나19 백신 접종이 시작된 지난해 말부터 정제마진이 꾸준히 상승했고, 2달러를 돌파하기에 이르렀다.

국내 정유 4사. [사진=연합뉴스]

정제마진은 석유제품 가격에서 원유 가격과 수송 등의 비용을 뺀 금액으로, 업계는 정제마진이 통상 배럴 당 4~5달러 수준은 돼야 수익이 난다고 보고 있지만, 불황 속에서 2달러까지 회복한 것만으로도 고무적이라는 입장이다. 지난해 정제마진은 2월(3달러)을 제외하고 월간 0~1달러에 그쳤다.

정제마진 회복 이슈는 보릿고개를 넘고 있는 정유 4사에 큰 버팀목이다. 정유 4사는 지난해에만 5조1000억원의 적자를 냈다. 업계 1위 SK이노베이션은 지난해 연간 영업손실이 2조5688억원으로 적자 전환했고, 현대오일뱅크과 에쓰오일도 각각 5933억원과 1조877억원의 적자를 냈다. GS칼텍스도 연간 영업손실이 9192억원에 달했다.

당초 업계에서는 정유 업황이 올해 하반기까지 서서히 회복될 것으로 관측됐으나, 최근 외부 환경의 변화로 인해 이 시기가 앞당겨질 것이라는 전망이 나온다.

일본은 난방유로 등유를 사용하는 국가라 보통 겨울에 등유 수요가 치솟는데, 지난 13일 후쿠시마현에서 규모 7.3의 강진이 발생해 일본에서 2개 이상의 정제 설비가 긴급 중단됐다. 정유공장은 중단된 공장을 다시 가동하는 데 2~3주 이상이 걸려, 과거 여진을 고려해 일본 정유사들이 안전상 가동을 축소하고 있다.

이로 인해 발생하는 일본발 석유제품 공급 차질이 국내 정유사들에는 호재로 작용할 수 있다는 게 업계의 시각이다.

최악의 한파가 덮친 미국 텍사스주 오데사에서 지난 16일(현지시간) 눈 덮인 발전소 옆 도로를 차량이 지나고 있다. [사진=AP/연합뉴스]

여기에 최근 미국 텍사스주를 강타한 한파도 정제마진 반등을 지탱하는 요소다. 이번 한파로 정전 등이 발생하며 모티바, 엑손모빌 등 약 400만 배럴 규모의 정제설비가 가동을 멈췄다. 30년 만에 들이닥친 기록적인 한파로 인해 정유 및 화학 설비가 집중된 미국 남부 지역은 전력·용수·연료 공급 등에 어려움을 겪게 돼 가동을 중단하는 정제설비가 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이번 역대급 한파가 발생한 미국 남부는 대규모 정유·화학 설비가 밀집된 지역으로, 미국 정제유 생산량 중 21%를 공급하는 미국 에너지 산업의 요충지다.

이 한파의 영향으로 미국 유가는 13개월 만에 최고치를 갈아치웠다. 뉴욕 상업거래소(NYMEX)에서 3월 인도분 서부텍사스산유(WTI)는 배럴 당 60.5달러에 장을 마쳤고, 종가 기준으로 배럴 당 60달러 선을 넘은 것은 2020년 1월 이후 처음이다.

코로나19 대유행으로 전 세계 정유업계가 생산을 줄인 상황에서 기상 악화로 인한 가동 중단이 발생하면서, 그 영향이 미국을 넘어 전 세계로 이어질 공산이 크다는 전망이 나온다.

정유 업황 회복세에 대해 강동진 현대차증권 연구원은 “앞으로 난방유 수요 강세가 이어질 것으로 보인다. 이에 따라 정제마진 개선 속도가 가속화할 가능성이 높고, 이는 국내 정유사들의 수익성 개선으로 이어질 전망이다”라고 밝혔다.

대형 정유사들은 업황 회복에 반색을 표하면서도, 코로나19 백신 접종 가속화로 인한 집단면역이 확실해져야 예전 수준의 실적을 낼 수 있을 것으로 보고 있다.

SK이노베이션 관계자는 “최근 미국, 일본발 이슈가 정유 산업 회복의 신호탄이 될 것이라는 기대감이 있다. 단기적으로 실적이 개선될 것이며, 올해 1분기에는 전년 대비 흑자 전환할 가능성이 높다”면서도 “코로나19에 대한 집단면역이 공고해졌을 때 석유제품의 수요 회복이 이뤄질 것으로 본다”고 말했다.

현대오일뱅크 관계자는 “올해 석유제품 시황은 지난해보다 좋을 것이고, 시간이 지날수록 개선될 것으로 예측된다. 늦어도 내년 1분기에는 2019년 수준으로 회복할 것으로 보인다”며 “다만 근본적인 문제가 해결되려면 전 세계적으로 코로나19 집단면역이 이뤄짐으로써 국내외로 이동이 자유로워져야 한다. 진정한 업황 회복은 이때 이뤄질 것”이라고 분석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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