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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학개미 태운 롤러코스터 해외주식...데드캣 바운스 투자주의보

  • Editor. 김지훈 기자
  • 입력 2021.02.20 09: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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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업다운뉴스 김지훈 기자] 경기도 남양주에 사는 30대 주부 A씨는 지인으로부터 미국 나스닥에 상장된 중국 드론 제조업체 이항 홀딩스의 주식관련 정보를 접하고 매입했다. 이후 주가가 상승했지만 어느 날 아침 눈을 떴을 때 주가는 반토막 이상 나있었다. A씨는 글로벌 투자정보업체 울프백 리서치가 내놓은 이항의 매출 및 기술조작 의혹 제기 리포트에 주가가 62% 하락했다는 기사내용을 접하고 서둘러 매도했다. 다음날 68% 급등한 주식차트를 본 A씨는 망연자실했다. 

A씨는 "그나마 많이 오르기 전에 매수했다는 것에 위로받아야 하나"라고 씁쓸해 하면서 "눈만 감으면 생각나 잠이 오지 않는다"고 말했다. 

중국의 대표적인 드론 기업 이항이 매출 및 기술 조작 의혹에 휩싸이며 하루 만에 주가가 반 토막 이상 났다. 사진은 지난해 11월 서울 여의도 한강공원 물빛무대 주변에서 서울시와 국토교통부 개최로 열린 도심항공교통(UAM) 실증비행 행사에서 시험비행을 마치고 착륙하는 중국 이항 2인승 드론택시 'EH216'. [사진=연합뉴스]

지난해 11월 국내에서 진행된 드론배송·택시 실증 행사에서 드론택시가 쌀가마를 싣고 한강 주변 도심 상공을 날아 화제를 모으면서 해외주식에 투자하는 국내 '서학개미'들로부터도 인기를 끌었던 중국의 대표적인 드론기업이 이항이다. 

지난해부터 주식호황을 맞으면서 대한민국은 주식투자 열풍에 빠져있다. 특히 젊은층을 중심으로 해외주식에 눈을 돌리는 투자바람이 이어지고 있다. 이들 서학개미 중에서 시장 분위기에 편승하거나 주식투자커뮤니티, 주변의 말을 듣고 투자하다 보니 손해를 보는 사례가 급증하고 있다. 

대부분 데드캣 바운스(Dead Cat Bounce)에 대응하지 못하고 큰 손실을 보는 경우가 많아 각별한 주의가 요구되는 상황이다. 주식시장에서 주가가 대폭 하락한 뒤 잠깐 반등하는 것을 데드캣 바운스라 하는데, 이같은 일시적 반등을 V자 반등과 혼동해 낭패를 보고 있는 것이다.

지난 17일 서학개미들이 대거 모인 온라인 커뮤니티 회원들과 해외주식 개인투자자들은 큰 충격에 휩싸였다. 자율주행 에어택시 개발로 주목을 받으면서 최근 주가가 고공행진을 이어왔던 이항이 매출 및 기술 조작 의혹에 휩싸이며 하루 만에 주가가 반 토막 이상 났기 때문이다. 다음날 이항 측이 보고서 내용을 반박하며 주가가 68% 급등했지만 이후 연일 하락세를 이어가고 있다. 서학개미들은 이항 주식을 6000억원 이상 보유하고 있어 피해가 불가피할 것으로 예상된다. 

이에 지난해 매출 조작 논란으로 나스닥에서 퇴출된 중국 루이싱 커피 사태가 재연되는 것은 아니냐는 반응까지 나오고 있다.

증권가 관계자는 "이항 재무제표를 확인했을 때 현재 적자 상태를 면하고 있지 못하다"며 "지난 1년간 성장세는 확인됐지만 제대로 된 흑자전환까지는 시간이 걸릴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지난달 말 개미와 헤지펀드 대결의 영향으로 주가가 요동친 미국 게임유통업체 게임스탑의 한 매장. [사진=AP/연합뉴스]

대부분 데드캣 바운스 이후에도 주각가 추가 하락하는데 제때 대응하지 못해 피해를 입는 사례는 이항뿐만이 아니다. 지난달 발생한 미국 게임유통업체 게임스톱 사태도 마찬가지다.

경기도 화성에서 회사를 운영 중인 40대 사업가 B씨는 지난달 중순경 주식커뮤니티에서 게임스톱 관련 내용을 접하고 최초 소량 매입 후 매도해 이득을 봤다. 이후 목돈을 마련해 투자했는데, 결과적으로 큰 피해를 입었다.  

지난달 말 공매도 이슈로 촉발된 개미와 헤지펀드 대결 영향으로 게임스톱 주가는 한때 347달러(1월 27일)까지 치솟았지만 그들만의 대결이 시들해지면서 이달 들어 41.72달러(19일)까지 떨어졌다. 주가가 최고로 치솟을 당시 서학개미들은 매수 경쟁에 뛰어들어 한국예탁결제원을 통한 게임스톱 결제금액은 1억3968만달러(1560억원)를 기록한 바 있다. 엎친 데 덮친 격으로 미국 증권거래 앱 로빈후드 등 주식거래 중개업체들이 게임스톱 거래 제한 조치를 내리면서 피해규모는 더 커졌다.

B씨는 "다시는 떠올리기 싫은 기억"이라며 "처음 알게 된 (해외)기업인데 우리나라도 아닌 미국에 투자해 단 며칠 만에 목돈을 잃어 허무했고 지금은 뼈저리게 후회한다"고 토로했다.

이처럼 서학개미들 중 상당수는 시장 분위기에 휩쓸리거나 지인 또는 해외주식커뮤니티 등 검증되지 않은 소문에 의존해 투자하고 있는 게 현실이다. 

한 증권사 관계자는 "해외주식 투자자들에게 물어보면 자신이 투자한 회사가 어떤 회사인지, 심지어 종목조차 모르는 사람도 있다"며 "해외기업의 경우 정보를 구하는 것조차 쉽지 않은데 무작정 투자하기보다는 정보를 수집해 세밀하게 검토한 후 투자해야 한다"고 권고했다.

서학개미는 증가 추세이며 해외주식거래 전 주의해야 할 점은 많다. [사진=AP/연합뉴스]

증권가에서는 서학개미가 점점 늘어나고 있는 추세 속에서 해외주식 거래 전 주의할 점을 더욱 세심히 살펴야 한다고 조언한다.   

먼저 해외주식은 원화가 아닌 외화 기준이기 때문에 주식가격이 오르더라도 환율 변동에 의해 통화가치가 하락하면 투자금 손실이 발생할 수 있는 구조라는 점을 잊지 말아야 한다. 투자자는 매매손실과 별개로 환손실을 피하려면 평소 환율 흐름도 함께 파악할 필요가 있다.

또한 해외주식투자에는 거래수수료와 환전수수료가 발생한다는 것도 기억할 대목이다. 거래수수료는 주식 거래를 할 때 증권사에 내는데, 대부분 따로 내는 것이 아니라 거래 시 가격에 포함된다. 환전수수료는 원화를 해당 국가 통화로 바꿔야 하는 구조이기 때문에 환전수수료는 국가·증권사별로 차이가 있다. 

아울러 국가와 시장상황에 따라 거래시간이나 상·하한가 가격제한폭, 결제일 등이 다를 수 있어 해당 국가 제도나 시장상황에 따라 거래 지연이나 제한이 있을 수 있다는 것도 유념해야 할 포인트다. 

증권가의 한 관계자는 "해외주식투자 문턱이 낮아진 만큼 많은 사람들이 해외주식을 하고 있지만 세금 등 거래 관련 사항을 모르고 있는 경우가 많다"며 "해외주식 양도차익의 경우 연간 차익 총합 기준 250만원까지 면세 혜택이 주어진다. 차익 총합이 250만원을 넘으면 초과금액의 22%를 양도소득세로 납부해야 한다"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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