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요동치는 비트코인, 흔들리는 '미검증 사다리'

  • Editor. 김지훈 기자
  • 입력 2021.02.27 09: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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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업다운뉴스 김지훈 기자]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사태 장기화가 우리 사회에 불러온 중요한 키워드는 부의 양극화다. 계층간 사다리가 사라진 상황에서 영혼까지 끌어모으고 빚을 내 투자하는 영끌·빚투 현상이 확산하는 가운데 가상자산에서 대박의 꿈을 키우려는 투자자들이 늘어나고 있다.

특히 가상화폐 비트코인 투자로 '사다리'를 붙잡은 국내 투자자들로선 비트코인 가격이 요동치면서 미래에 대한 불안이 더욱 커지고 있다. 이상 투자 열풍 속에 '검증되지 않는 사다리'의 수업료를 비싸게 치를 수도 있는 불안한 상황을 맞고 있는 것이다. 

27일 투자금융(IB)업계에 따르면 국내 가상화폐 원화 시장의 주요 거래소인 업비트와 빗썸 두 곳의 총 거래대금은 지난해 1월 2조9338억원에서 지난달 31조837억원으로 1059.5% 증가했다. 1년새 10배가량 늘어난 것이다. 

서울 빗썸 강남센터 암호화폐 시세 현황표. [사진=연합뉴스]

IB업계의 한 관계자는 "코로나19 이후 양극화 현상이 두드러졌고 대박을 꿈꾸며 주식이나 비트코인에 투자하는 사람들이 급증했다"며 "시장에서 주식 매력도가 떨어졌을 때 비트코인에 몰린 인구도 적지 않다"고 설명했다. 이어 "최근 비트코인 투자에 대한 관심이 폭발하면서 기관과 개인투자자 증가도 한몫했다"고 덧붙였다.

빅 마우스의 말들이 비트코인 투자자 증가를 부추겼다. 대표적으로 최근 15억달러 규모의 비트코인 매입 사실을 밝히며 비트코인을 결제수단으로 추진하겠다는 미국 전기차업체 테슬라의 일론 머스크 최고경영자(CEO)의 발언은 비트코인 가격 폭등의 도화선이 됐고, 이에 많은 개인투자자가 몰려들었다.

비트코인 광풍의 문제는 가격 변동성에 있다. "비트코인 옹호론자"라고 공개적으로 밝혀온 머스크가 "비트코인 가격이 높은 것 같다"고 말하자 비트코인 가격이 한때 17% 폭락하기도 했다. 

업비트, 빗썸에 따르면 비트코인 가격은 지난 21일 개당 6500만원을 돌파한 뒤 하루 만에 1000만원 이상 떨어졌다. 24일 장중 저가가 5090만원을 찍은 뒤 다시 올라 27일 오전 3시 기준 5440만원선에서 거래됐다. 

분위기에 휩쓸려 어렵지 않게 비트코인에 투자했다가 롤러코스터를 타고 난 뒤 불안감을 호소하는 투자자들이 나온다.

경북 구미에서 카페를 운영하는 진모(33)씨는 "2018년도부터 비트코인에 투자를 해왔지만 이번 연도처럼 큰 폭으로 심하게 요동치는 것은 처음 겪는다"며 "머스크 등 유명인들이 말을 할 때마다 웃고 울지만 때론 일상이 힘들 정도로 불안 증세를 보인다"고 말했다.

부산의 중견기업에 다니는 회사원 이모(32)씨는 "주변 지인뿐만 아니라 어딜 가든지 사람들은 주식 아니면 비트코인을 이야기했다"며 "분위기에 휩쓸려 소액을 투자했고 비트코인이 롤러코스터 탈 때 상승 시점에서 처분하며 큰 이득을 취했지만 매번 시세만 확인하게 되면서 이후에는 하지 않는다"고 밝혔다.

일론 머스크의 말은 비트코인 가격 급등의 도화선이 되었다 [사진=로이터/연합뉴스]

이런 비트코인의 변동성을 비판하는 경고 메시지도 이어지고 있다. 지난 25일 블룸버그통신에 따르면 마이크로소프트(MS) 창업자인 세계 3위 부호 빌 게이츠는 나흘 새 비트코인 가격이 20% 이상 하락한 상황에서 블룸버그 TV에 출연해 "여윳돈을 많이 가지지 못한 이들이 비트코인 열풍에 매수당한다고 생각하며, 당신이 (세계 2위 부호) 머스크보다 가진 돈이 적다면 비트코인 투자에 대해 조심해야 한다"고 조언했다.

업계의 한 관계자는 "비트코인 열풍에 대해 국내외 금융 수장들은 연이어 경고성 발언을 내놓고 있다"며 "그들의 말을 잘 새겨들을 필요가 있다고 생각하며 이에 향후 비트코인의 가치는 하락할 것"이라고 전망했다. 

미국 연방준비제도이사회 의장 출신인 재닛 옐런 미 재무장관은 지난 22일 한 컨퍼런스에서 "비트코인은 투기성이 매우 높은 자산이며 극도로 변동성이 높다는 점을 사람들이 알아야 한다"며 ”이로 인해 투자자들이 겪을 수 있는 잠재적 손실에 대해 우려하고 있다"고 이상 투자 열풍에 대해 경고했다. 

이주열 한국은행 총재도 지난 23일 국회 업무보고 자리에서 '최근 주식거래 자금이 급감하고, 가상자산으로 옮겨가고 있다'는 고용진 더불어민주당 의원의 견해에 대해 "비트코인 가격은 전망이 힘들 정도로 워낙 급등락한다. 왜 비싼지 이해하기 어려울 정도다. 비트코인 가격은 이상급등"이라고 평가했다. 그러면서 "단기간 급등했고, 태생적으로 내재가치가 없는 자산이라 높은 가격 변동성을 보일 것"이라고 강조했다.

IB업계의 또 다른 관계자는 "관련 업계에서는 검증되지 않은 투자 상품으로 생각하고 지켜보고 있다"며 "비트코인의 한정된 수량과 가격이 너무 비싸 진입장벽이 높으며 금융당국이 제도화에 선을 그을 예정이라 점점 하락세로 진입할 것"이라고 내다봤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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