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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갈아탈 것" vs "불편하지 않아"…네이버 실검 폐지 후 엇갈린 시선

  • Editor. 이세영 기자
  • 입력 2021.03.02 17:2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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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업다운뉴스 이세영 기자] 국내 포털사이트 1위 네이버가 지난달 25일 ‘실시간 급상승 검색어’(실검)와 ‘뉴스토픽’을 전면 폐지한 이후 이용자들의 반응이 엇갈린다. 네이버가 국민의 알 권리를 침해했다는 의견과 애초에 실검에 객관성이 없었기 때문에 불편함을 느끼지 않는다는 의견이 양립한다.

전문가는 국내 포털사이트 점유율 70% 이상을 차지하는 네이버가 실검만으로 현재 위치에 오른 것이 아니라며 일부 이용자들이 우왕좌왕하는 것이 일시적인 현상일 수 있다고 분석한다.

네이버는 지난달 25일 0시부터 포털 메인 화면에 띄우던 ‘급상승 검색어’ 서비스를 16년 만에 중단했다. 또한 뉴스를 토픽 단위로 묶어 제공하던 ‘뉴스토픽’도 11년 만에 폐지했다. 뉴스토픽 서비스는 뉴스 기사에서 생성된 문서를 기반으로 많이 사용된 키워드를 시간대별로 집계해 지금 가장 뜨거운 트렌드를 차트로 제공해왔다. 이용자들이 검색한 키워드를 보여주는 실검과 결과가 다르다.

네이버는 공지를 통해 “이용자들의 검색 니즈가 다양화됨에 따라 실검 서비스를 종료한다”며 “이용자가 직접 매체를 선택하고 다양한 뉴스를 추천받는 소비 트렌드에 맞춰 뉴스토픽도 접기로 했다”고 밝혔다.

기존에는 포털이 제공해주는 키워드로 이용자가 콘텐츠를 소비했다면, 이제는 이용자가 언론사별 뉴스를 선택해 보고 있다는 것이다. 콘텐츠를 소비하는 방식이 변화했기 때문에 실검과 뉴스토픽을 중단했다는 게 네이버의 설명이다.

실검과 뉴스토픽을 폐지한 이후 이용자들의 반응은 엇갈린다. 인터넷을 이용하면서 네이버 실검을 자주 클릭하는 이들은 폐지 이후 “갈 길을 잃었다”며 갑갑하다는 반응을 보였다. 이에 반해 실검에 대한 신뢰도가 낮았던 이들은 “실검, 뉴스토픽 폐지가 일상생활에 별다른 영향을 미치지 않는다”고 말했다.

서울에 거주하는 회사원 김모(27)씨는 “아침에 일어나면 네이버 실검으로 이슈를 파악했던 게 루틴이었다”며 “실검이 없어진 뒤에는 네이버에 거의 접속하지 않았다. 실검이 있는 네이트나 줌으로 들어가게 되더라”고 말했다. 현재 시장점유율이 매우 낮지만 실검을 운영하고 있는 사이트로 옮겨가게 됐다는 설명이다.

네이트는 국내 월간활성이용자수(MAU)가 500만명(지난해 6월 기준) 수준으로 네이버(3016만명)와 비교했을 때 크게 뒤처지지만, 실검과 랭킹뉴스 서비스를 제공하고 있다. 특히 ‘네이트 판’ 등과 같은 커뮤니티가 각종 이슈의 폭로 창구로 이용되면서 네이버의 대체재로 주목받고 있다. 최근 불거진 유명인사의 학교폭력·성범죄 사건 대부분 네이트 판에서 최초로 폭로됐다. 네이트 판에는 포털과 달리 연예·스포츠 관련 게시글에 댓글을 달 수 있다.

네이버 뉴스토픽. [사진=네이버 홈페이지 캡처/연합뉴스]

반면 평소에 네이버 실검이나 뉴스토픽을 신뢰하지 않는 소비자들은 이번 일로 인해 별다른 불편함을 느끼지 않는다는 반응을 보였다.

부산에 사는 회사원 김모(35)씨는 “실검이 갑자기 사라져서 (웹서핑을 할 때) 길잡이가 없어진 듯한 느낌은 있지만 사람들이 더 능동적으로 판단하고 검색하는 데는 도움이 될 것 같다”면서 “언제부턴가 실검의 절반이 비슷한 이슈로 이뤄져있거나, 정치적인 도구로 이용되고 있다는 얘기가 있었다. 그래서 실검에 대한 신뢰도가 떨어졌다”고 말했다.

부산에 거주하는 주부 장모(35)씨는 “네이버 뉴스토픽을 클릭한 뒤 기사 헤드라인만 읽고 세상이 어떻게 돌아가는지 대강 살펴보긴 했다”면서도 “뉴스토픽을 보고 중립적이지 않다는 느낌을 받곤 했다”고 뉴스토픽이 가치중립적이지 않았다는 의견을 내비쳤다.

부산에서 교편을 잡고 있는 김모(34)씨는 “뉴스토픽을 자주 클릭하진 않았지만, (뉴스 섹션의 하단에 위치한) ‘댓글 많은 뉴스’의 영향을 받아서 뉴스를 소비했다”며 “뉴스를 자유롭게 보는 게 아니라, 조장된 분위기 속에 갇혀 있다는 느낌을 받았다”고 토로했다. 그러면서도 “네이버가 편하기 때문에 네이트나 줌으로 넘어가진 않을 것”이라고 앞으로도 네이버를 이용하겠다고 말했다.

전문가는 실검 폐지로 인해 네이버가 시장점유율을 타사에 내줄 것으로 보이진 않는다고 분석한다.

박한우 영남대학교 언론정보학과 교수는 “네이버 실검은 이용자들에게 소위 나침반 역할을 해왔다”면서도 “개인 스스로 뉴스를 찾아서 소비해야 하는 국면으로 전환됐기 때문에 현재 이용자들이 네이버를 켜고 갈 곳을 잃는 것이다. 이것은 과도기적 현상이라고 생각한다”고 분석했다.

그러면서 “네이버가 국내 최대 포털 자리를 유지하는 것이 단지 실검 때문만은 아니다. 네이버의 다양한 부가서비스가 소비자들의 구미를 당기는 것”이라며 “실검 폐지 이슈만으로 포털업계가 재편될 것이라고 보는 건 어려울 것 같다”고 기존 네이버 이용자들이 타 포털로 이동할 가능성이 높지 않다고 봤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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