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업다운뉴스 강성도 기자] 지난달 소비자 물가가 1.1% 올라 1년 만에 가장 높은 상승률을 보였다. 명절 수요 증가, 농산물 작황 부진, 조류인플루엔자(AI) 피해까지 겹치며 농축수산물 물가 상승률이 10년 만에 가장 높았다.

4일 통계청이 발표한 '2월 소비자물가동향'에 따르면 지난달 소비자물가지수는 107.00(2015년=100)으로 전년 동월 대비 1.1% 상승했다. 소비자물가 상승률은 지난해 9월 1.0% 이후 5개월 만에 처음으로 1%대를 기록했는데, 이는 한국은행이 2016년 이후 물가안정 목표치로 내건 2%에 근접한 것이다.

농축수산물은 16.2% 오르며 2011년 2월(17.1%) 이후 10년 만에 가장 높은 상승률을 기록했다. 농축수산물 물가가 명절 수요와 작황 부진이 겹쳐 치솟으면서 전체 소비자 물가 상승세를 주도했던 것이 배경이다.

이 가운데 농산물은 1년 전보다 21.3% 상승했다. 2011년 1월(24.0%) 이후 최고 상승률이다. 특히 기상 여건 악화에 따른 작황 부진에 파 물가가 227.5%나 뛰었고 사과도 55.2% 올랐다. 고춧가루(35.0%), 쌀(12.9%) 등도 크게 상승했다.

축산물 역시 14.4% 오르며 2011년 6월(16.1%) 이래 가장 큰 상승폭을 나타냈다. 달걀의 경우 AI 피해로 공급은 줄었지만 명절 수요가 늘어나면서 41.7% 상승했고 돼지고기(18.0%) 국산쇠고기(11.2%) 등도 증가했다.

수산물은 1.9% 노축산물에 비해 소폭 상승했다. 공업제품은 0.7%, 석유류는 6.2% 내렸는데 최근 국제유가 상승 추세에 따라 전월(-8.6%) 보다 하락세가 둔화됐다. 다만 가공식품은 1.2% 올랐다.

농축수산물과 공업제품, 전기·수도·가스를 포함한 상품 가격은 1.9% 올랐지만 전기·수도·가스도 5.0% 하락했다. 서비스는 0.5% 올랐고 개인서비스는 1.6%를 나타냈다. 이 가운데 외식 물가는 1.3%, 외식 외 개인서비스 물가 상승률은 1.7%였다. 무상교육 등 정책 영향에 공공서비스는 2.1% 하락했다.

집세는 전년보다 0.9% 오르며 2018년 3월(0.9%) 이후 가장 많이 상승했다. 전세와 월세 상승률은 각각 1.2%, 0.5%다.

지출목적별로 보면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로 인한 가정 내 수요 증가 때문에 식료품·비주류음료가 9.7%의 상승률을 나타냈다. 반면 오락·문화(-0.7%), 통신(-1.2%), 교통(-2.0%), 교육(-2.9%) 등은 하락했다.

물가의 기조적인 흐름을 보여주는 농산물 및 석유류 제외 지수(근원물가)는 0.8% 올라 세달 연속 0%대 상승률을 나타냈다. 신선식품지수는 18.9% 올라 지난해 10월(19.9%) 이후 4개월 만에 최고 상승폭을 보였다. 체감지표인 생활물가지수는 1.2% 상승했고, 식료품 및 에너지 제외 지수는 0.3% 올랐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