UPDATED. 2021-04-17 14:38 (토)
차량용반도체 병목현상 장기화 조짐…다시 주목받는 삼성전자 M&A 투자론
차량용반도체 병목현상 장기화 조짐…다시 주목받는 삼성전자 M&A 투자론
  • 이세영 기자
  • 승인 2021.03.05 17:02
  • 댓글 0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

[업다운뉴스 이세영 기자] 전 세계적으로 차량용 반도체 품귀 현상이 장기화될 조짐을 보이고 있다. 공급이 부족한 게 주된 원인으로 꼽히고 있는데, 업계에서는 이 같은 차량용 반도체 병목 현상이 올해 연말까지 이어질 것으로 보고 있다. 차량용 반도체 중에서 부족 현상이 나타난 부품들은 흔히 ‘비메모리’라 불리는 시스템 반도체다.

2030년 시스템 반도체 세계 1위 도약을 목표하고 있는 삼성전자로선 악조건 속에서 차량용 반도체에 대한 장기 플랜을 구체화해야 하는 상황을 맞고 있다. 현재 국내 기업들과 협력을 도모하고 있는 가운데, 업계에서는 인수합병(M&A) 투자 가능성을 주목하고 있다.

5일 업계와 외신에 따르면 폭스바겐·포드·도요타·GM 등 글로벌 업체들은 차량용 반도체 공급 부족으로 인해 완성차 생산 중단 사태가 이어지고 있다. 시장조사업체 IHS마킷에 따르면 올해 1분기에만 67만대의 차량이 반도체 공급 부족 현상을 겪을 것으로 전망된다.

최근 전 세계적으로 차량용 반도체 품귀 현상이 장기화되고 있다. [그래픽=연합뉴스]

기상 악화로 인해 생산이 멈추면서 차량용 반도체 공급이 중단됐다. 지난달 미국 텍사스주를 강타한 한파로 전력 공급이 끓기면서 삼성전자 오스틴 공장은 2주 넘게 셧다운이 이어지는 중이다. 이 공장은 테슬라 전기차 등에 차량용 반도체를 공급하고 있다. 인근에 있는 네덜란드 차량용 반도체 기업 NXP와 독일 기업 인피니온도 가동을 멈춘 상태다. 미국 현지에서는 삼성전자 공장이 재가동되기까지 수주가 걸릴 것으로 보고 있다.

이처럼 차량용 반도체 공급이 원활하지 않은 상황에서 삼성전자는 정부, 완성차 업계와 머리를 맞대 해결책을 모색하고 있다. 산업통상자원부는 전날 ‘미래차·반도체 연대 협력 협의체’를 발족했는데, 여기에 삼성전자가 포함돼 있다. 삼성전자는 앞으로 현대자동차, 모비스 등 국내 완성차 업체들과 차량용 반도체 수급 불안정 관련 대책을 모색하는 한편, 미래차·반도체 시장 선점을 위한 중장기 협력방안도 논의한다. 정부도 지난달 17일부터 차량용 반도체 부품에 대한 수입절차를 간소화하는 등 지원사격에 나섰다.

이처럼 삼성전자가 미래차 시장을 염두에 두고 국산화에 힘쓰고 있지만, 관련 산업을 단기간에 궤도에 올리기는 어려울 것으로 업계는 전망한다.

국내에는 아직 차량용 반도체 관련 역량이 부족한 실정이어서 완성차 업체들은 핵심 차량용 반도체의 대부분을 해외에 의존한다. 산업부에 따르면 핵심적인 차량용 반도체는 공정개발과 설비증설, 실제 차량 테스트에만 수년이 소요된다. 국내 반도체 업계의 주 품목인 스마트폰용 반도체 등에 비해 품질관리가 훨씬 까다로우면서도 수익률은 적어 사업성이 떨어진다.

텍사스 지역 내 반도체 생산시설 현황. [자료=각사, 유진투자증권 제공] 

업계에서는 미래 자동차가 나오면서 차량용 반도체의 가치가 높아질 것으로 보고 있다. 한국자동차연구원에 따르면 조건부 자율주행인 ‘레벨3’ 기능을 탑재한 자동차에 들어가는 차량용 반도체 수가 최대 2000개로 기존 차량보다 10배가량 늘어날 것으로 전망된다. 이에 따라 자동차 1대 당 반도체 총단가는 현재 400~600달러에서 2000~3000달러까지 상승할 것으로 보인다.

다만 당분간은 차량용 반도체의 수익성이 나아질 것으로 전망되지 않기 때문에 공급 부족이 길어질 경우 M&A를 통한 긴급수혈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는 상황이다. 업계에서 NXP(시장점유율 21%)와 일본의 르네사스(15%), 스위스의 ST마이크로일렉트로닉스(14%), 미국의 텍사스인스트루먼트(TI, 14%) 등이 삼성전자의 투자 후보군으로 다시 거론되는 이유다.

최윤호 삼성전자 최고재무책임자(CFO)가 지난 1월 콘퍼런스콜에서 “3년 내 의미 있는 규모의 M&A를 실현할 가능성이 높다”고 밝힌 상황이어서 2016년 미국 하만인터내셔널을 9조4000억원에 인수한 이래 빅딜을 또다시 성사할지 주목된다.

이에 대해 삼성전자 관계자는 “차량용 반도체 업체 M&A는 수년 전부터 제기돼 온 이야기”라면서도 “민관 협의체 발족과 M&A는 완전히 결이 다른 사안”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