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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WHY+] 중도해약 줄어든 생명보험, 대형사들까지 보험료 줄인상

  • Editor. 김지훈 기자
  • 입력 2021.03.17 17:5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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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업다운뉴스 김지훈 기자] 지난해 생명보험사 상품에 가입했다가 중도에 계약을 해지하는 소비자들이 전년에 비해 6만건가량 줄어든 것으로 나타났다. 생명보험사들은 고객 이탈 감소에도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의 영향으로 저금리 현상이 지속되고 있어 예정이율 하락을 이유로 보험료를 줄줄이 인상하고 있다. 이에 따라 코로나 시국에 건강안전망으로 생보 계약을 지키던 소비자들의 부담은 더욱 가중될 것으로 보인다.

17일 생명보험협회에 따르면 국내 24개 생보사들이 지난해 1~11월까지 지급한 해지환급금 건수는 총 508만6413건으로 전년 동기 대비 1.1% 줄었다.

대형 생보사 중에서 삼성생명의 해지환급금 지급 건수는 같은 기간 107만8124건에서 100만6121건으로 6.6% 감소했고, 교보생명은 47만484건에서 46만5015건으로 1.2% 줄어든 것으로 나타났다.

생보사들의 보험금 인상이 이어지면서 그 부담은 고객들의 몫이 됐다. [사진=연합뉴스] 

코로나19 충격 속에서도 보험 해지가 감소한 것은 전염병이란 특수 상황이 영향을 준 것으로 보인다. 코로나19 장기화로 건강에 대한 개인들의 관심이 커지면서 질병이나 상해에 따른 비용을 보장하는 보험을 유지하려 했다는 게 업계의 분석이다. 특히 가계 경제 타격에도 불구하고 계약 이탈이 축소됐다는 점이 눈에 띄는 대목이다.

이같이 생보사 중도해약 건수가 감소한 가운데 보험사들은 예정이율 하락으로 보험료를 잇따라 인상하고 있다.

업계에 따르면 삼성생명과 교보생명이 3∼5월 예정이율을 2.25%에서 2.0%로 내린다. 삼성생명과 교보생명은 지난해 4월 예정이율을 2.5%에서 2.25%로 내렸고 10∼12월에는 각각 1개와 2개 상품에 대해 다시 2.0%로 내렸다. 삼성생명은 지난해말 예정이율을 내리지 않은 나머지 상품에 대해 오는 4∼5월 예정이율을 2.0%로 조정할 방침이다.

삼성생명 관계자는 "저금리가 지속되는 상황에서 예정이율이 내려가 이를 반영하다 보니 보험료가 상승했다"며 "이는 한 보험사에 해당하는 문제가 아니고 전체적인 현상"이라고 설명했다.

예정이율이란 보험료를 산출하는 이율이라 생각하면 된다. 장기 보험 계약자에게 약속한 보험금을 지급하기 위해 보험료에 적용하는 이자율이다. 예정이율이 상승하면 적은 보험료로 같은 보험금을 받지만, 하락하면 보험료 부담이 커진다. 예정이율이 0.25% 줄어들면 신규 또는 갱신 보험계약의 보험료는 일반적으로 7∼13%가 오른다.

생명보험사들은 예정이율 인하로 보험료를 줄줄이 인상한다. [사진=각사 제공]

오렌지라이프와 ABL생명은 지난 1월 예정이율을 인하했고, 교보생명은 이달 나머지 상품의 예정이율을 2.0%로 내렸다.

지난 1월 예정이율을 내리지 않은 중소보험사도 다음달 인하할 예정이다. NH농협생명은 다음달 보장성보험의 예정이율을 2.25%에서 2.0%로 조정하고 종신보험은 지난해 인하돼 이미 2.0%를 적용하고 있다. 동양생명도 1월에 비갱신형 보장성 상품에 대해 2.25%로 내렸으며 다음달 갱신형 보장성 상품과 종신보험도 동일하게 하향한다.

2019년까지는 생보사의 예정이율 변경은 1년에 평균 1차례 미만 이뤄졌지만 지난해 저금리 심화를 이유로 일부 보험사는 두 차례 인하하기도 했다.

생보사들의 보험료 인상은 불가피한 상황이라 그 부담은 고객들의 몫으로 돌아가게 됐다. 

업계의 한 관계자는 "생명보험은 1년을 주기로 보통 봄에 상품이 개정된다"며 "개정이 반영되다 보니 신규·갱신분에 대해서 가격이 오르고 대형사들이 보험료를 올린 상황이라 중소형 보험사로 보험료 상승이 이어질 것"이라고 예측했다.

한국은행 경제통계시스템에 따르면 국고채 3년물 금리는 지난해 7월 0.83%에서 2월 1.00%로, 10년물은 같은 기간 1.36%에서 1.85%로 각각 상승한 것으로 나타났다.

업계의 또 다른 관계자는 "보험 계약자에게 약속한 보험금을 지급하기 위해 고객들로부터 매달 보험료를 받아 자금을 운용하는데 금리가 낮으면 그 금액을 충당하기 위해 보험료를 올릴 수밖에 없다"며 "보험사는 장기적으로 보험금을 지급해야 해서 채권 투자를 많이 하기 때문에 금리 영향을 받을 수밖에 없다"고 밝혔다.

충북 충주에서 레저 사업장을 운영하는 정모(37)씨는 "생명보험뿐만 아니라 보험은 다 올랐다"며 "코로나19 때문에 매출도 많이 줄어든 상태라 보험료 부담이 커서 자동차보험 등 필수 보험을 제외한 나머지 보험은 필요성을 따져 모두 해지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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