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생존 위해 티켓값 올린다는 CGV...극장가 관객 이탈 딜레마 

  • Editor. 김혜원 기자
  • 입력 2021.03.19 15:3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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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업다운뉴스 김혜원 기자]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장기화로 고사 위기에 처한 극장들이 생존 전략을 짜내고 있다. 국내 최대 멀티플렉스 체인 CJ CGV는 다음달 2일부터 영화관람료를 1000원 인상하기로 했다. 지난해 10월 인상 뒤 다시 반년 만이다. 

CJ CGV는 생존을 위한 불가피한 선택이라 말하지만, 주머니 부담이 커진 관객들은 거부감을 보이고 있다. 넷플릭스, 티빙, 웨이브, 왓챠 등 온라인동영상서비스(OTT)의 한 달 이용요금과 영화 티켓 한 장 가격이 비슷하다 보니 이번 인상으로 극장을 찾는 관객이 더욱 줄어들 것이란 분석도 나온다. 

멀티플렉스 체인 CJ CGV가 영화 관람료 인상을 결정했다. [사진=CJ CGV 제공]
멀티플렉스 체인 CJ CGV가 영화 관람료 인상을 결정했다. [사진=CJ CGV 제공]

CGV는 "코로나19 장기화로 인한 위기 극복을 위해 4월 2일부터 영화 관람료를 1000원 인상한다"고 18일 밝혔다. 이에 따라 영화 일반 시간대를 기준으로 영화 관람료는 주중 1만3000원, 주말 1만4000원으로 오른다. 3D를 비롯한 아이맥스, 4DX, 스크린X 등 기술 특별관 및 스윗박스 가격도 1000원씩 일괄 인상된다. 장애인이나 국가 유공자에 적용되는 우대 요금은 인상 없이 기존과 동일하게 적용된다.

CGV 측은 "코로나19로 관객이 급감함에 따라 극장은 물론 투자·배급사, 제작사 등 영화 산업 전반이 고사 위기로 내몰리고 있는 상황에서 생존을 위한 피치 못할 선택"이라고 가격 인상 이유를 설명한 뒤 "영화를 즐기는 관객들의 부담이 늘어나게 된 점에 대해서는 송구스럽게 생각한다"고 밝혔다.

실제 코로나19가 장기화하면서 영화관의 경영 타격은 실로 크다. CGV의 지난해 국내 매출 3258억원으로 영업손실 또한 2036억원에 달한다. 창사 이래 가장 저조한 수준이다. 시장 점유율 3위 업체 메가박스 또한 지난해 682억원의 영업손실을 기록했다. 영업 제한과 좌석 간 거리 두기, 상영관 내 취식 금지 등으로 정상 영업이 어려워지면서 매출액 또한 지난해 동기 대비 68.6% 줄어든 1045억원으로 나타났다. 

극장가 가격 인상은 늘 도미노로 이어졌다. 앞서 지난해 CGV가 티켓값을 인상하자 롯데시네마·메가박스도 이에 동참했다. 소비자들은 CGV가 새달 영화 관람료를 1000원 인상함에 따라 다른 기업들도 이에 동참할 것으로 보고 있다.

텅 빈 영화관의 모습 [사진=연합뉴스]
텅 빈 영화관의 모습. [사진=연합뉴스]

문제는 영화 관람료가 오를수록 극장을 찾는 발길이 줄어든다는 점이다. CGV의 가격 인상 소식이 전해지자 소비자들은 "영화 티켓 1장 가격이 넷플릭스 등 OTT서비스 한 달 이용 가격과 비슷하다", "업황이 좋다고 가격을 인하한 적도 없으면서 부담을 왜 소비자들에게 전가하느냐" 등의 부정적 반응을 보였다.

영화관의 메리트 감소와 사회적 환경의 영향으로 OTT 산업은 폭발적으로 성장 중이다. 한국 진출 4년 차인 넷플릭스는 유료 멤버십 380만가구(지난해 말 기준)를 돌파했다. 웨이브와 티빙, 왓챠 등 토종 OTT 업체들도 넷플릭스 오리지널 콘텐츠에 맞서기 위해 투자를 늘렸다. 여기에 디즈니 플러스와 HBO, 애플TV 플러스 등 글로벌 OTT까지 한국 시장 상륙을 앞두고 있다. 

멀티플렉스와 OTT·인터넷TV 사이에 일정한 ‘홀드백(콘텐츠 부가 판권이 한 곳에서 다른 곳으로 이동할 때까지 걸리는 시간)이 줄어들면서 개봉작을 빨리 볼 수 있다는 극장의 장점이 사라졌다. 이런 상황에서 영화 관람료를 인상하는 것이 자충수라는 지적이 나온다. 

투자은행(IB) 업계에서는 코로나19 피해 회복이 요원한 만큼 기업들이 멀티플렉스 사업을 축소할 것이란 전망이 나온다. 메가박스 최대주주인 제이콘텐트리가 자회사 메가박스중앙을 매각하기 위해 원매자들을 접촉하고 있다는 이야기는 연초부터 꾸준히 제기됐다. 다만, 코로나19 피해가 이어지고 있는 상황에서 인건비, 임차료, 관리비 등 고정 유지비만 수백억에 달하는 멀티플렉스를 인수할 상대를 찾기란 쉽지 않아 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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