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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해 가계 흑자율 사상 최고...지출 크게 줄인 '불황형 흑자'

  • Editor. 최민기 기자
  • 입력 2021.03.22 10:0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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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업다운뉴스 최민기 기자] 지난해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사태로 경기가 전반적으로 침체됐으나, 가계의 흑자 규모는 사상 최대 수준을 기록한 것으로 나타났다. 정부가 재난지원금을 풀었으나 경제주체들은 위기에 대비해 지출을 크게 줄이면서 기록된 '불황형 흑자'다. 이에 일각에선 이번 경제위기가 전염병 확산에 대한 불확실성으로 인한 전계층의 소비위축이라는 차이점이 있어 이에 대한 대비가 필요하다는 분석이 나온다. 

22일 통계청의 가계동향 조사 결과에 따르면, 지난해 전국가구(2인 이상)의 흑자율은 1분기 32.9%, 2분기 32.3%, 3분기 30.9%, 4분기 30.4%로 꾸준히 30%대를 기록했다.

지난해 가계는 불황형 흑자율이 사상 최대를 기록했다. [사진=연합뉴스]

2003년 이후 작성된 가계동향 조사에서 가계가 30% 이상 흑자율을 기록한 건 2016년 4분기( 30.3%) 한 차례였는데, 지난해엔 매 분기 모두 30% 이상 사상 최고 흑자율을 보였다. 통상적으로 가계동향은 전년 같은 기간과 비교하는 것을 감안하면 이례적인 일이다.

흑자율은 가계가 벌어들인 돈에서 소비와 지출을 하고 남은 돈의 비율을 뜻한다. 소득에서 조세와 연금, 사회보험료, 이자비용 등 비소비지출을 제외한 금액이 처분가능소득이고, 이 가운데 일상적인 의식주 지출 등을 빼면 흑자액이 된다. 흑자율은 처분가능소득에서 흑자액이 차지하는 비중을 뜻한다.

유경원 상명대 교수는 최근 통계청에서 발간한 '한국의 사회동향 2020' 보고서에서 '과거 경제위기와 코로나19 확산기의 소비지출 패턴 비교'를 통해 "위기에 닥치면 소비지출의 변화가 민감하게 나타난다"며 "소득 증가율과 소비 증가율 모두 위기 시기에는 떨어지지만, 소득보다 소비 감소 폭이 더 크게 나타나는 경향이 있다"고 분석했다.

유 교수는 "과거 위기를 살펴볼 때 통상적으로 소득 증가나 감소가 발생하면 소비지출도 증감률 정도의 차이만 있을 뿐 함께 증가하거나 감소했다"면서도 "하지만 코로나19로 인한 충격은 기존 위기 발생과는 원인이 상이한 전염병 확산이기에 그 경제적 영향도 일정 부분 차이를 나타내고 있다"고 지적했다. 

지난해 1분기 가구당 월평균 소득은 535만8000원으로 3.7% 증가했으나, 가계지출은 394만5000원으로 4.9% 감소했다. 가구당 평균 소득은 2분기에는 4.8%, 3분기에는 1.6%, 4분기에는 1.8% 증가했다. 가계지출은 2분기 1.4% 증가를 제외하곤 3분기에 2.2%, 4분기에도 0.1%씩 감소했다.

사회적 거리 두기가 전체 계층의 소비지출 구조조정을 가져왔다는 분석이 나왔다. [사진=연합뉴스]

보고서에서는 이는 소득 감소의 영향으로 소비지출 조정을 가져온 기존의 위기 확산과는 전혀 다른 양상이라고 분석했다. 

유 교수는 "코로나19의 충격은 소득 충격이 그리 크지 않은 상황에서 전염병 확산의 불확실성과 사회적 거리두기의 영향으로 다른 경제위기와 달리 전계층의 소비위축을 가져왔다"며 "이 경우 기존 위기와 달리 코로나19의 영향은 소득 감소보다는 소비지출 감소에서 드러나며, 과도한 소비조정으로 인한 경제위기 발생가능성이 있다"고 내다봤다. 다만 "코로나 19의 백신 개발 등 전염병 확산의 불확실성이 축소될 경우 기존 위기 사례에서 보았을 때 축적된 저축은 빠른 소비회복 요인으로 작용할 가능성도 있다"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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