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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시 불붙은 보험사 배타적사용권 경쟁...원조 마케팅효과 노리는 상품들은

  • Editor. 김지훈 기자
  • 입력 2021.03.24 13:3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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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업다운뉴스 김지훈 기자] 창의적 상품을 개발한 보험사에 독점적 판매 권리를 부여하는 제도인 배타적 사용권 선점 경쟁이 올 들어 다시 불붙었다. 올해부터 시행되는 수수료 1200%룰과 빅테크들의 보험시장 진출 등에 따라 시장에서 상품 경쟁력이 어느 때보다 중요해졌기 때문이라는 분석이 나온다. 보험사들은 독창적인 상품개발을 통한 배타적 사용권 획득에 가속도를 내면서 '우리가 최초'라는 원조 마케팅 효과에 무게를 두고 상품을 출시하고 있다. 

24일 생명‧손해보험협회에 따르면 올 1분기 보험사들의 배타적 사용권은 모두 11건으로 집계됐다. 지난해 같은 기간 7건보다 4건 늘어난 것이다. 생명보험사의 배타적 사용권 신청은 지난해 1건에서 올해 3건, 손해보험사는 지난해 6건에서 올해 8건으로 각각 증가했다. 업체별로는 KB손해보험, 한화손보, MG손보, DB손보와 미래에셋생명, 한화생명 등 6개 업체가 배타적 사용권을 획득했다.

창의적 상품을 개발한 보험사에 독점적 판매 권리를 부여하는 제도인 배타적 사용권 선점 경쟁이 올해 들어 다시 불붙었다. [사진=각사 제공]

◇ '보험사 특허' 통한 독점보다 마케팅 요소에 더 무게

2001년 도입된 배타적 사용권은 보험사의 특허권이라고 할 수 있다. 생·손보협회의 신상품심의위원회가 독창성과 유용성, 진보성 및 노력 등을 판단해 소비자를 위한 창의적인 보험상품을 개발한 보험사에 일정 기간 독점적 상품 판매 권리를 부여하는 제도다. 신상품을 개발한 회사의 이익 보호를 위해 다른 회사가 3~12개월 동안 유사한 상품을 판매할 수 없다.

보험사들의 배타적 사용권 신청 건수는 2015년 금융감독원이 보험상품 사후보고제를 도입한 후 상품 개발 자율화를 장려함에 따라 2015년 12건에서 2016년 19건, 2017년 38건까지 늘어나다가 2018년부터는 18건에 머물며 상승세가 꺾였다. 배타적 사용권을 획득하는 과정에서 경쟁사에 상품 구조를 노출하는 등 영업비밀 공개 위험에 비해 기대만큼의 매출 상승 효과가 크지 않다는 이유에서였다.

하지만 2018년 이후 조금씩 신청 건수가 상승하다가 올해 1분기 급증하는 추세를 보였다. 이는 막강한 플랫폼을 거느리고 있는 빅테크의 보험시장 진입과 올해 계약 1차년도 수수료와 시책을 포함한 총지급률이 월납보험료의 1200%를 넘지 못하도록 하는 '1200%룰'이 시행되는 영향이라는 것이 업계의 분석이다.

이에 소액단기보험사 설립 기준이 대폭 완화돼 창의적인 보험상품 출시가 증가할 것으로 예상된다. 보험상품 경쟁력 강화가 보험사의 생존여부를 결정하는 중요한 요소가 된 것이다. 

미래에샛생명은 다자녀 출산여성 특정 암보험료 할인 특약에 대한 3개월의 배타적 사용권 획득했다. [사진=미래에셋생명 제공]

업계의 한 관계자는 "배타적 사용권을 획득한다고 3~12개월이라는 짧은 기간동안 매출이 크게 상승하는 것은 아니다"라며 "시장 선점 효과에 무게를 두고 있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마케팅 활용을 통해 긍정적인 효과를 기대하며 당사가 원조라는 인식을 부각한다"고 설명했다.

업계 일각에서는 배타적 사용권의 특징이라 할 수 있는 특허를 통한 독점보다 마케팅 요소에 더 무게를 두고 있다. 이에 올해 원조 마케팅 효과를 노린 보험 상품들이 늘어났다.

◇ 원조 마케팅 효과 겨냥한 상품들

미래에셋생명은 업계 최초 다자녀 출산여성 특정 암보험료 할인 특약에 대한 3개월의 배타적 사용권을 획득했다. 우리나라에서 암 발생률은 하락하고 있지만 유방암 및 난소암 발생률은 높아지는 추세다. 유방암, 난소암 발생률은 여성호르몬과 밀접한 관계가 있는데 미래에셋생명은 임신 경험 여부에 따라 유방암 등 여성암의 상대위험도 차이가 있는 것에 착안해 특약을 개발한 것이다. 이외에도 미래에셋생명은 자궁경부암 백신 암보험료 할인 특약, 비흡연 치아보험료 할인 특약의 배타적 사용권을 획득하기도 했다.

오은상 미래에셋생명 상품개발본부장은 "기존 암보험 상품에 다자녀 출산여성 특정 암보험료 할인 특약을 적용할 경우 보험료가 1.5~2%정도 줄어든다"며 암보험 신상품을 통해 자녀를 출산하는 여성 고객들이 더욱 저렴한 금액으로 보장 혜택을 누릴 수 있다고 설명했다.

DB손해보험은 욕창 진단비 특약 3개월 배타적 사용권 획득했다. [사진=DB손보 제공]

DB손해보험은 지난달 출시한 '더필요한 소득보장보험'에 포함된 '욕창진단비 특약'에 대해 3개월의 배타적 사용권을 얻었다. 욕창진단비는 늘어난 고령층 고객 보장을 위해 기획된 특약. 최근 5년간 욕창 환자수는 28% 증가했지만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에 따른 의료 인력 및 시설 부담 과중 등으로 고령층의 적기 치료가 어려운 상황에서 기획됐다.

DB손해보험 관계자는 "이번 욕창진단비 개발을 통해 적기 치료를 지원함으로써 중증질병으로의 진행을 최소화하는 데 큰 도움이 될 것"이라고 의미를 부여했다.

한화생명은 2세대 건강증진형상품 '라이프 플러스 운동하는 건강보험'에 반영된 '건강활동 유형별 활동량 통합 측정 지표'에 대해 6개월간의 배타적 사용권을 따냈다. 걷기에 국한된 1세대 건강증진형 상품을 넘어 고객의 복합적이고 다양한 건강활동의 니즈를 반영했다. 또한 고도화된 웨어러블(착용) 센서 기술 검증을 통해 측정·관리가 가능한 건강관리 활동 영역을 확대했다.

이 상품은 업계 최초로 걷기·러닝·수영·하이킹·자전거타기 등 5가지 종목을 스마트워치로 측정하고, 액티비티 활동량을 반영해 일평균 7500보의 건강걸음 기준을 달성하면 다음달 보험료를 25%까지 최대 60회 할인받을 수 있다. 

한화생명 관계자는 "고객 니즈를 반영한 혁신 상품을 지속적으로 개발해 헬스케어 시장에서 미래 경쟁력을 확보해 나가겠다"고 말했다.

한화생명은 운동하는 건강보험 6개월간 독점권 획득했다. [사진=한화생명 제공]

이외에도 KB손보는 'KB암보험과 건강하게 사는 이야기' 상품의 '갑상선암 호르몬약물허가치료비(최초1회한)' 위험담보에 대해 3개월의 배타적 사용권을 획득했다. 또한 한화손보도 '밝은눈 건강보험'의 새로운 위험담보 부문에 대해 배타적사용권을 신청했고, '망막특정질환‧각막특정질환‧안구특정상해진단비'에 대한 3개월의 배타적사용권을 부여받았다. MG손보의 경우 '스마트 건강종합보험'상품의 '여성난임 진단비, 여성난임치료비'의 6개월의 배타적 사용권을 획득했다. 

업계 관계자는 "갈수록 경쟁이 심화되는 가운데 배타적 사용권을 따내 경쟁사들보다 조금이라도 시장 선점 효과를 누리려는 보험사들의 노력은 당분간 이어질 것"이라고 내다봤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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