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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선집중] 각형 배터리로 유럽 홀린 삼성SDI, '5세대'로 쐐기 박는다

  • Editor. 이세영 기자
  • 입력 2021.03.30 17:4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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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업다운뉴스 이세영 기자] 유럽 완성차업체들이 잇따라 '각형' 배터리를 자사 전기차의 주력 배터리로 채택하고 있다. '파우치형' 배터리를 앞세운 국내 경쟁 업체들의 소송전이 길어짐에 따라 각형으로 방향을 틀고 있다는 분석이 나온다.

이같은 흐름은 국내 유일의 각형 배터리 생산업체인 삼성SDI 입장에서 호재로 작용한다. 경쟁사 대비 기술력에서 앞선다는 평가를 받기 때문에 향후 시장점유율을 꾸준히 늘릴 수 있다는 관측이 나온다. 글로벌 시장에서 입지를 넓힐 수 있는 기회를 잡은 삼성SDI는 차세대 배터리인 ‘Gen5(5세대)’로 쐐기를 박는다는 각오다.

30일 업계에 따르면 BMW가 지난 17일(현지시간) 공개한 새 전기차 세단인 ‘i4’에 각형 배터리가 탑재된다. i4는 BMW의 베스트셀러인 3시리즈 플랫폼을 기반으로 하며, 전기차 버전에는 각형 배터리를 탑재한다. 삼성SDI와 중국의 CATL 배터리가 사용될 것으로 알려졌다.

삼성SDI의 각형 배터리. [사진=삼성SDI 제공/연합뉴스]

이에 앞서 지난 15일 파워데이 행사를 연 폭스바겐은 배터리 표준을 각형으로 쓰겠다고 밝혔다. 전 세계 완성차 업체들이 점차 직접 생산에 가까운 내재화를 추진하고 그 과정에서 한국 기업의 의존도를 줄이려는 움직임을 보이던 중 세계 2위 전기차 판매 기업인 폭스바겐이 이 같은 깜짝 선언을 한 것이다.

폭스바겐에 각형 배터리를 납품하고 있던 삼성SDI로선 파우치형 배터리를 주력으로 판매해온 국내 경쟁사 대비 가치가 높아질 수 있는 상황이다.

김광진 유안타증권 연구원은 “삼성SDI 입장에선 MEB(자체 전기차 플랫폼) 적용으로 축소됐던 폭스바겐 내 입지가 다시 커질 가능성이 충분하다”며 “국내 유일의 각형 배터리 업체로서 재평가될 공산이 크다”고 분석했다.

유럽 완성차업체들이 각형 배터리를 선호하는 이유는 무엇일까.

폭스바겐·BMW 발표가 나오기 전까지만 해도 각형은 파우치에 비해 기술력이 떨어진 것으로 평가됐다. 파우치에 비해 무거우며, 한번 배터리를 충전했을 때 사용할 수 있는 에너지양을 의미하는 에너지 밀도가 다소 떨어진다. 하지만 대량으로 생산하기 쉽고, 내구성이 좋아 안정적인 것이 큰 강점이다.

삼성SDI에 따르면 각형 배터리는 가스 배출 장치, 과충전 방지 장치, 단락 차단 장치, 특수 소화 시스템이 장착돼 있어 타 배터리에 대비 안전성이 높다.

삼성SDI 측은 “각형 배터리가 기술 수준이 낮은 제품이라는 오해가 있는데, 그렇지 않다”며 “각형이 오히려 에너지 밀도·수명·발열·강건성 등 성능 및 안전성 면에서나 대량 생산성 등에서 유리하다고 할 수 있다. 또 향후 배터리 모듈, 팩이 없어지는 (CATL이 2025년 내놓겠다는 배터리 기술) CTC의 개발 방향성을 고려하면 셀 단위에서 강건한 제품이 더 유리할 수밖에 없다”고 중국 업체의 각형 배터리와 차별성이 있다고 강조했다.

삼성SDI 각형 배터리의 '가스 배출 장치'. [사진=삼성SDI 제공]

이처럼 각형 배터리의 입지를 넓힌 삼성SDI는 올 하반기 차세대 배터리인 Gen5로 쐐기를 박을 참이다.

삼성SDI는 자사의 각형 배터리 구조를 기존 젤리롤 방식에서 스택으로 바꿈으로써 공간 활용률을 높인 Gen5 배터리 개발에 성공했다. 이 제품은 기존 배터리 대비 에너지 밀도가 20% 높고, 원가는 20% 낮춘 혁신 배터리로 꼽힌다. Gen5 배터리는 올해 하반기 양산할 예정이다.

증권가에선 현재 미국 시장의 상황이 삼성SDI에 유리하게 형성돼 있기 때문에 당분간 삼성SDI가 상승세를 탈 것으로 보고 있다.

김광진 연구원은 “2024년 스웨덴 노스볼트의 예상 캐파(생산능력)는 40GWh로 충분하지 못하며, 추가 증설 계획이 모두 유럽 지역 내에 집중돼 있는 점, 중국 각형 배터리 업체들의 미국 투자 가능성이 사실상 희박한 점 등을 고려하면 가장 현실적인 대안은 삼성SDI가 유일하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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