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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자수첩] 건설사들의 ESG경영, 친환경 넘어 대전환의 방점 찍어야할 때
[기자수첩] 건설사들의 ESG경영, 친환경 넘어 대전환의 방점 찍어야할 때
  • 장용준 기자
  • 승인 2021.04.02 14:5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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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업다운뉴스 장용준 기자] 금융권과 대기업, 그리고 정부에 이르기까지 신년사를 통해 화두로 내세웠던 ESG(환경, 사회, 지배구조) 경영이 보수적인 건설업계로 확대되는 분위기다. 이는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사태 이후 글로벌 산업계가 겪고 있는 급속한 패러다임의 변화를 건설사들도 체감했다는 뜻으로 풀이된다. 

지금까지 ESG와 어울리지 않을 것만 같던 건설사들의 변화는 ESG 경영 가운데 기후변화와 탄소배출에 대한 대응으로 가장 큰 주목을 받는 친환경 분야에서 두드러진다. 환경오염을 유발하는 화력발전 등의 사업비중을 낮추고, 풍력과 태양광, 액화천연가스(LNG)라는 신사업으로 먹거리를 찾아 나서고 있는 모습은 신선하게 다가오기까지 한다. 

한화건설이 건설한 영양 풍력 발전 단지. [사진=한화건설 제공]

위험한 현장에서 부수고 지으며 환경오염에서 자유로울 수 없었던 건설사들의 변화는 대형 건설사들로부터 시작된다. 

삼성물산은 지난해 탈석탄 선언으로 석탄화력발전소를 더 이상 건설하지 않고, 현대건설은 장기 환경 에너지 경영 로드맵을 수립하고 2050년까지 온실가스 배출량을 2015년과 비교해 절반을 줄이겠다고 나섰다. DL이앤씨는 수소에너지와 CCS(이산화탄소 포집 및 저장) 등 친환경 분야에서 신사업을 추진한다. 한화건설은 지난해말 풍력사업실을 신설해 에너지 사업에 힘을 쏟고 있으며, 국내 최대 규모 신안 우이 해상풍력사업(400MW급) 개발 주관에도 나섰다. SK건설도 환경플랫폼 기업 인수를 통해 포트폴리오 확장에 박차를 가하는 등 구체적인 비전을 가지고 사업을 수행하고 있다.

다만, 이들 대형 건설사의 친환경 행보는 전통적인 건설산업의 패러다임 변화를 좆는 것이다 보니 ESG의 나머지 S(사회적 책임)와 G(지배구조 개선)에 대한 소홀함을 지적할 수밖에 없는 수준이다. 

건설사들이 사회적 책임을 다하기 위해서는 단순한 임직원들의 사회봉사, 공헌활동에 그치는 것이 아닌 협력업체와의 상생 플랫폼을 구축하는 것이 급선무다.

정부 발표에 따르면 최근 5년간 30대 건설사에서 발생한 산업재해 사망자 수는 총 221명으로 집계됐다. 사고 유형별로 보면 떨어짐, 부딪힘, 끼임, 넘어짐, 물체에 맞음 등 후진국형 재해가 전체 68.3%(151명)로 가장 큰 비중을 차지했다. 아울러 전체 사망자 가운데 공사 규모 50억원 미만 건설 현장이 절반을 넘었는데, 안전보건관리 역량이 부족한 소규모 사업장에서 사고사망자가 다수 발생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이에 지난 1월 중대재해처벌법이 시행됐지만 건설사들은 현장의 목소리에 귀를 기울이지 않는다는 비판에 직면해 있다. 대형 건설사가 시공사로 선정되고 나면 중소협력업체에 하청을 주는 시스템 아래에서 산재 사망자를 줄이기 위한 노력은 아직도 미흡하다는 지적이다. 아직도 건설업계에는 안전과 품질보다 공사비를 아끼고 공사 기간을 줄여 수익성을 확대하는 것이 지상과제였던 개발시대의 흔적이 깊게 드리워져 있다. 사회적 책임에 대한 새로운 정의가 필요한 이유다. 

국내 건설사들의 지배구조 개선은 ESG경영을 효율적으로 관리하기 위한 선결요소다. [일러스트=연합뉴스]

또한 친환경과 사회적 책임 등을 효율적으로 관리하기 위해서는 필연적으로 지배구조 개선이 이뤄져야 한다. 통상적으로 국내 건설사들은 미국‧유럽 등의 글로벌 기업보다 지배구조 투명성이 낮은 점을 개선해야 하는 과제를 떠안고 있다.

한국기업지배구조원의 ESG 등급에 따르면, 상장 대형 건설사 중 GS건설과 현대건설, 삼성엔지니어링만 지배구조 부분에서 A등급을 받았고, 삼성물산과 DL이앤씨, HDC현대산업개발, 대우건설 등은 B+등급에 랭크됐다.

지배구조의 투명성은 주주 권리보호를 비롯해 이사회와 감사기구 등이 독립성과 전문성을 갖추고 경영진을 충분히 견제할 수 있는지 보는 것인데, 국내 대형 건설사들은 대기업 집단 내 건설 계열사의 비율이 높아 내부거래 등을 통해 성장하거나 경영권 승계에 활용될 수 있다는 점에서 취약성을 안고 있다. 이를 극복하기 위해 내부거래가 많은 기업들은 이를 감시하는 독립적인 기구도 필요하고, 지속가능경영에 대한 노력도 병행해야만 한다.

지금은 건설사들이 전대미문의 감염증 대유행 사태를 겪고 포스트 코로나 시대를 대비하기 위해 기존 방식에서 벗어난 ESG 경영이라는 새로운 파고에 맞서고 있는 시점이다. 누구도 가보지 않은 길에 다다르기 위한 건설사들의 노력이 단순한 트렌드 좇기가 아닌 전반적 체질개선과 비전 구축의 과정으로 인정받을 수 있는 대전환의 방점을 찍어야 할 때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