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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기업 단체급식 빗장 풀린 1.2조 일감, 중소·독립기업에 기회될까

  • Editor. 김혜원 기자
  • 입력 2021.04.06 17:0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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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업다운뉴스 김혜원 기자] 삼성, 현대자동차, LG, 현대중공업, 신세계, CJ, LS, 현대백화점 등 8개 대기업이 단체급식 시장을 개방한다. 단체급식 시장을 경쟁입찰로 전환하라는 공정거래위원회의 제안을 수용한 것이다. 이에 따라 그동안 계열사나 친족 기업에 수의 계약 형태로 맡겼던 1조2000억원 규모 일감이 시장으로 나오게 된다. 관련업계 소기업과 중소기업이 수혜를 볼 수 있을지 주목된다.

조성욱 공정거래위원장은 5일 서울 강서구 LG 사이언스 파크에서 '단체급식 일감 개방 선포식'을 열고 "삼성, LG 등 8개 대기업 집단이 25년 가까이 계열사·친족 기업에 몰아주던 구내식당 일감을 전격적으로 개방하기로 했다"고 밝혔다.

공정위에 따르면 현재 단체급식 시장은 삼성웰스토리(점유율 28.5%)·아워홈(17.9%)·현대그린푸드(14.7%)·CJ프레시웨이(10.9%)·신세계푸드(7.0%) 등 상위 5개사가 4조3000억원에 이르는 전체 시장의 80%를 차지하고 있다. 이중 그룹 계열사와 수의 계약한 금액만 1조2200억원에 달한다.

아워홈 본사 구내식당에서 직원이 배식을 받고 있다. [사진=아워홈 제공]
아워홈 본사 구내식당에서 직원이 배식을 받고 있다. [사진=아워홈 제공]

이외 풀무원푸드앤컬처(점유유 5.1%), 한화호텔앤드리조트(4.9%), 동원홈푸드(2.8%) 등이 있지만 시장 점유율은 그리 높지 않다.

이를 두고 총수 일가의 개인회사가 단체급식을 독점한다며 오너가 사익편취 논란이 이어졌다. 아워홈은 LG그룹 고(故) 구인회 회장의 3남인 자학 씨가 별도 설립한 회사다. LG그룹과 계열 분리한 LS그룹의 일감을 수의 계약 형태로 수년간 받아왔다. 현대그린푸드는 현대차·현대중공업·현대백화점 등의 일감을 맡았다. CJ와 신세계는 구내식당 일감을 각각 계열사에 맡겨왔다.

이에 공정위는 2017년 9월 기업집단국을 신설한 뒤 해당 시장 구조 개선 작업에 착수해 8개 대기업 집단의 자발적 일감 개방을 유도했다. 

공정위는 "이번 단체급식 일감 개방을 통해 대기업 계열사 및 친족기업이 독점하던 1조2000억원 규모의 단체급식이 순차적으로 경쟁입찰로 전환돼 독립기업들에게 새로운 사업의 기회가 열리게 될 것"이라고 기대했다.

조성욱 공정거래위원장이 5일 오후 서울 강서구 LG사이언스파크에서 열린 '8대 대기업집단 단체급식 일감 개방 선포식'에서 인사말하고 있다.  [사진=연합뉴스]
조성욱 공정거래위원장이 5일 '8대 대기업집단 단체급식 일감 개방 선포식'에서 인사말하고 있다. [사진=연합뉴스]

우선 삼성의 경우 지난달 삼성전자 식당 2곳을 외부에 개방할 계획이다. 현재 외부 업체 선정 절차를 진행하고 있다. 현대차는 기존 사업장의 경우 '비조리 간편식' 부문에 한해 경쟁 입찰을 시범 시행한다. 연수원·기숙사·서비스센터 등 신규 사업장은 전면적 경쟁 입찰을 진행한다.

LG그룹은 내년부터 단체급식 일감을 전면 개방하기로 했다. 소규모 지방 사업장은 인근 중소·중견 급식업체를 우선적으로 고려할 방침이다. CJ그룹은 전체 일감의 65%(367만식) 이상을 개방한다. 

이번 단체급식 일감개방은 단체급식업을 영위하는 독립기업·중소기업·소상공인에게 새로운 사업의 기회가 될 것으로 보인다. 기존 기업들 또한 경쟁을 통해  스스로 경쟁력을 높이는 계기가 될 수 있다.

다만 단독 업체가 단체급식을 일괄 공급하던 것에 비해 소비자 만족도가 떨어지고, 1000명 이상의 사업장을 물류와 식재공급 체계가 잘 갖춰지지 않은 중소·중견 급식기업이 감당할 수 없다는 우려도 나온다. 단기적으로는 중소·중견 급식기업의 참여가 활발해질 수 있지만, 무리한 사업 확정으로 되레 서비스 품질 하락, 위생 문제 등이 발생할 수 있다는 지적이다.

이에 관련 업계는 대기업 단체급식 시장의 전면 개방을 환영하면서도 이후 진행 양상을 살펴본 뒤 구체적인 대응 방안을 마련하겠다는 신중한 스탠스를 취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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