UPDATED. 2021-04-17 14:38 (토)
[WHY+] 저소득·저신용자 위한 햇살론 카드 추진에 깊어지는 카드사 고심
[WHY+] 저소득·저신용자 위한 햇살론 카드 추진에 깊어지는 카드사 고심
  • 김지훈 기자
  • 승인 2021.04.06 18:01
  • 댓글 0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

[업다운뉴스 김지훈 기자] 금융당국이 올해 하반기부터 저신용자도 신용카드를 제한된 범위에서 사용할 수 있도록 길을 열겠다는 방침을 밝힌 가운데, 신용카드 발급이 어려워 할부나 포인트 등 신용카드 이용 혜택에서 배제된 저소득·저신용자는 이에 반색하는 반면 카드업계는 연체 위험, 수익성 저하, 건전성 문제 등으로 인해 고민에 빠져 있다. 금융당국은 연체 시 카드사는 서민금융진흥원으로부터 대위변제를 받을 수 있게 하는 등 구체적인 방안 모색에 나섰다.

금융위원회는 지난달 30일 법정 최고금리 인하에 따른 첫 번째 후속 조치로 저소득·저신용자를 위한 금융 정책이 담긴 '정책서민금융 공급체계 개편방안'을 발표했다. 이 방안에는 '햇살론 카드'라는 여신전문금융업권의 신규 정책금융상품을 올해 하반기까지 시장에 출시하겠다는 내용이 담겨있다.

금융당국이 내년 하반기부터 저신용자도 신용카드를 제한된 범위에서 사용할 수 있도록 할 방침이다. [사진=연합뉴스]

그간 저소득·저신용자 등은 신용점수 부족 등을 이유로 신용카드 발급이 어려워 할부나 포인트 등 신용카드 이용 혜택에서 배제됐다. 금융위에 따르면 나이스신용평가 기준 신용평점이 680점(과거 신용등급 7등급 이하)인 사람은 신용카드 발급이 거의 불가능한 상황으로 드러났다. 햇살론 카드는 서민취약계층의 금융상품 선택권을 확대, 건전한 소비가 일어날 수 있도록 지원하자는 취지로 마련됐다.

저신용자인 회사원 이모(33·경기 분당)씨는 "나뿐만 아니라 주변에 저신용자들은 현금만 가지고 있다"며 "현금이 많으면 상관없지만 대부분 푼돈을 겨우 모은 사람들이고 한 번에 목돈이 나갈 일이 생기면 항상 불안해 한다"고 말했다. 이어 "햇살론 카드가 시행되면 숨통이 트이는 느낌일 것"이라며 “소비 활동을 할 때마다 항상 위축되고 비참할 때도 있었는데 우선 심리적 안정감을 찾을 것 같다"고 덧붙였다.

햇살론 카드는 서민금융진흥원 등 신용관리 교육기관에서 최소 3시간 이상 교육을 이수하고 신용평점 하위 10% 이하 중 소득 증빙이 가능한 시민들이라면 누구나 최대 200만원까지 후불 결제를 이용할 수 있게 할 계획이다. 다만 현금서비스나 카드론 등 7대 업종(일반유흥주점, 무도유흥주점, 기타주점, 위생업종, 레저업종, 사행업종, 기타업종)에선 이용이 제한된다.

부산에서 프리랜서 웹디자이너로 활동하는 김모(28)씨는 "보도를 접하고 관련 내용을 찾아봤다"며 "시행까지 시간이 많이 남았지만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이후 수입이 일정하지 않아 생활에 지장이 있는 나같은 사람들이 누릴 수 있으면 좋겠다"고 기대감을 표현했다. 이어 "누군가에게는 200만원이 적은 돈일 수 있지만 200만원이 간절한 사람도 있다"며 "사람은 누구나 막연한 순간이 찾아오는 만큼 긴급할 때 유용하게 쓸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이와 같이 저소득·저신용자의 경우, 목돈이 필요한 경우나 긴급할 때 큰 도움을 받을 수 있을 것을 기대하며 햇살론 카드 시행을 반기고 있다.

햇살론 카드에 카드업계는 득보단 실이 크다고 보고 있어 고심이 깊어질 것으로 보인다. [사진=연합뉴스]

반면 카드업계는 득보단 실이 크다고 보고 있어 고심이 깊어지는 상황이다.

한 카드사 관계자는 "저소득·저신용자 등 신규고객 확보라는 이점도 있지만 연체율, 건전성 등 문제가 더 클 것"이라며 "아직 명확한 가이드 라인을 금융당국으로부터 받은 것이 아니기 때문에 시간을 두고 지켜봐야 할 것"이라고 말했다.

또 다른 업계 관계자는 "금융당국의 취지에는 공감하며 따를 것"이라며 "카드사 입장에서는 카드 수수료율 재산정은 물론 카드론까지 막히면서 수익을 낼 수 있는 구조가 많이 축소됐는데 여기에 연체 리스크 부담까지 가중될 것"이라고 말했다. 이어 "저신용자 입장에서도 처음에는 좋을 수 있지만 상환문제로 심리적 위축을 겪을 수 있고 햇살론 카드 발급으로 신용점수에 악영향을 미칠 수 있다"고 덧붙였다.

이같은 카드업계의 불안감을 잠재우기 위해 금융당국이 진화에 나섰다. 햇살론 카드 등 신규 정책서민금융상품 공급을 위한 보증재원은 금융회사 출연금 외에 정부재정도 포함되며, 정책서민금융상품 출시는 개별 금융회사가 자율적으로 참여 여부를 결정하도록 할 예정이다. 또한 금융위는 서민금융진흥원과 함께 카드업계를 대상으로 한 햇살론 카드 비공개 설명회를 이어간다는 방침이다.

금융당국은 햇살론 카드의 경우 서민금융진흥원의 보증을 통해 공급되는 신규 상품으로 이용자가 연체 시 카드사는 서민금융진흥원으로부터 대위변제를 받을 수 있다고 밝혔다. 최저 신용자 대상 상품임을 고려해 보증비율 100%로 운영될 예정이라 연체 시 카드업계의 부담은 매우 낮을 것으로 예상했다.

금융위원회 관계자는 "햇살론 카드 등은 신규 정책서민금융상품 공급을 위한 보증재원은 금융회사 출연금 외에도 정부재정이 포함됐다"며 "정책서민금융상품 출시는 개별 금융회사가 자율적으로 참여 여부를 결정하도록 할 예정"이라고 설명했다. 이어 "정부는 신규 정책서민금융상품 출시와 관련해 금융업권과 지속적으로 세부내용을 협의해 나갈 계획”라고 덧붙였다.

업계의 한 관계자는 "카드사 입장에서 햇살론 카드는 반갑지 않지만 다년간 정책서민금융상품 운영결과 저신용자 미상환 등의 문제가 커지지 않았다"며 "카드사별로 상황이 다르겠지만, 신용도가 꾸준히 상승한 고객도 많은 것으로 알고 있다"고 밝혔다. 이어 "앞으로 있을 설명회나 회의에서의 질의응답 및 건의를 토대로 내부 검토 후 보다 구체적인 진행안이 나올 것으로 보인다"고 덧붙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