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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라젠 우선협상자 된 엠투엔...17만 주주들 적합성 놓고 이견

  • Editor. 김혜원 기자
  • 입력 2021.04.23 17:1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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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업다운뉴스 김혜원 기자] 한때 코스닥 시가총액 순위 2위에 올랐던 신라젠이 새 주인 찾기에 속도를 내고 있다. 엠투엔이 바이오사업 부문의 상생(시너지) 효과 극대화를 근거로 신라젠 인수전에서 유리한 고지를 점령한 가운데 소액주주들은 엠투엔의 최대주주 서홍민 회장의 이력과 행보에 주목하고 있다.

항암 바이러스 면역치료제 개발기업 신라젠은 지난 14일 경쟁 프레젠테이션 등을 거쳐 엠투엔을 우선협상대상자로 선정했다. 엠투엔은 총 투자금액, 자본의 성격, 자금조달 계획, 임상 계획, 파이프라인 등 종합적인 평가에서 가장 높은 점수를 차지한 것으로 알려졌다. 17만명이 넘는 신라젠 주주들의 거래재개 기대감이 커지면서 여러 예측이 나오고 있다.

신라젠 사무실 앞 모습 [사진=연합뉴스]
신라젠 사무실 앞 모습 [사진=연합뉴스]

이에 한국거래소 코스닥시장본부는 신라젠에 엠투엔 피인수 보도에 대한 사실 여부 및 구체적인 내용을 묻는 조회공시를 지난 16일 요구했다. 회사 측은 "제3자배정 유상증자를 위한 우선협상자 선정을 위해 실사를 진행했고, 2021년 4월 13일 주식회사 엠투엔을 우선협상대상자로 선정했으나 세부 계약조건 등 구체적인 사항은 아직 결정된 바가 없다"고 밝혔다.

우선협상대상자로 선정된 엠투엔은 신라젠 인수로 바이오사업 부문에서 새로운 성장 동력을 확보한다는 계획이다. 엠투엔은 지난해 8월 바이오사업에 진출했으며, 투엔바이오와 엠투엔바이오US(미국법인), 그린파이어바이오(GFB) 등을 보유하고 있다. 신라젠을 인수할 경우 바이오 사업 부문의 상생(시너지) 효과를 극대화할 수 있다는 것이 내부 판단이다.

박상근 엠투엔 바이오사업부 대표는 더벨과의 인터뷰에서 "신라젠이 펙사벡에 의존하는 리스크를 줄이려면 추가 후보 물질 도입이 시급하다. 이를 위한 작업은 엠투엔의 바이오 파트너 '그린파이어바이오(GFB)'가 이미 진행하고 있다"면서 "신라젠이 지속적인 부가가치를 창출할 수 있는 기업으로 나아갈 방향을 제시할 것"이라고 계획을 밝혔다.

GFB는 초기 단계 신약 후보물질(파이프라인)을 인수해 연구개발(R&D)을 추진하고 기술이전을 진행한다. 엠투엔과 GFB는 여러 신약 파이프라인의 공동 개발을 추진 중이다.

GFB에는 제약업계 유명인사가 대거 포진해 있다. 미국 나스닥 상장사 넥타테라퓨틱스 창립을 이끈 아짓 싱 길 대표를 주축으로, 산지브 먼머쉬 최고사업책임자(CBO), 스티브 모리스 최고의료책임자(CMO), 세계 최초 상용화에 성공한 항암바이러스 '임리직'의 주 연구자인 하워드 카프만 박사 등이 대표적이다. 신라젠 입장에선 항암 바이러스 세계 최대 시장인 미국 공략을 위한 '드림팀'을 만난 셈이다.

엠투엔은 신라젠 인수 작업 착수에 앞서 학술적인 부분과 수익 실현의 트랙레코드를 겸비한 인력들로 자문단을 꾸렸다. 이를 바탕으로 기업가치·주주가치 제고, GFB 후보 물질 검토에 나설 계획이라고 밝혔다.

신라젠 거래재개와 상장 유지에 관건인 '최대주주 변경'을 위한 파트너 윤곽이 드러난 가운데 주주들의 반응은 엇갈리고 있다.

신라젠 소액주주 연대인 비상대책위원회와 성공주주모임은 성명서를 통해 "신라젠 소액주주들은 인수 우선협상대상자로 선정된 엠투엔을 신라젠의 항암 신약 개발에 동반할 최적임자로 판단하며, 이번 사측 결정을 적극 환영하고 지지한다"고 밝혔다.

이들은 "범한화가인 엠투엔은 신라젠에서 진행 중인 다양한 임상과 파이프라인 확대를 위해 필수적인 풍부한 자금력을 갖추고 있고, 자회사 엠투엔바이오를 비롯해 미국의 신약개발 전문업체 그린파이어바이오(GFB) 지분을 확보하는 등 바이오 사업에서 큰 역량을 발휘하고 있다"고 엠투엔에 힘을 실었다.

신라젠 소액주주들이 지난해 7월 청와대 앞에서 거래재개를 요구하는 내용의 시위를 하고 있는 모습. [사진=연합뉴스]
신라젠행동주의주주모임 회원들이 서울 종로구 청와대 분수대 앞에서 '문재인 대통령님께 드리는 신라젠 17만 주주들의 호소문'을 낭독하는 기자회견을 하고 있다. [사진=연합뉴스]

반면 일각에선 '범한화가' 메리트가 미약하다는 목소리가 나온다. 엠투엔의 최대주주는 김승연 한화그룹 회장의 처남 서홍민 리드코프 회장이다. 서 회장은 엠투엔 지분의 17.86%를 보유 중이며 27.31% 지분을 보유한 디케이마린의 100% 지분을 갖고 있다. 실질적인 엠투엔 지분의 45.17%가 서 회장에게 있는 셈이다. 이를 두고 한화 직계 가족기업은 아니더라도 범한화계열이란 목소리가 나왔다. 특히 대기업의 바이오사업 진출이 활발하게 이뤄지는 최근 한화가 엠투엔을 통해 바이오사업에 다시 관심을 보일 수 있다는 시각도 있다.

하지만 한화그룹 측은 2015년 바이오 사업 철수를 공식화한 뒤 태양광, 신재생, 우주산업에 집중하고 있다며 바이오 사업 재진출에 선을 그었다.

과거 배임수재죄로 실형을 받은 서 회장의 이력을 우려하는 시선도 있다. 서 회장은 과거 광고기획사로부터 6년이 넘는 기간에 10억원대의 뒷돈을 받아 징역 2년과 추징금 13억9000여만원을 선고받았다. 앞서 신라젠은 문은상 전 신라젠 대표이사 등 경영진이 횡령 및 배임 등의 혐의로 검찰에 구속기소되면서 지난해 5월 코스닥 주식거래가 정지됐고, 11월엔 한국거래소로부터 개선기간 1년을 부여받으면서 경영 투명성 확보와 최대주주 변경 등을 요구받았다.

신라젠 거래정지가 전직 경영진의 모럴 해저드(도덕적 해이)에서 비롯된 만큼 엠투엔과 신라젠 사이 본계약 이후 구성될 신라젠 경영진의 도덕성이 주식거래 재개에 중요한 변수가 될 것이란 예상이 지배적이다. 그렇다 보니 서 회장이 지배구조 개편과 주식 재개에 적합한 인물인지를 두고 주주들 사이에서도 여러 의견이 나오고 있다.

이와 관련해 회사 측은 서홍민 회장이 과거 배임수재에 대해 실형으로 죗값을 치렀고, 인수 주체인 엠투엔이 전문 경영인 체제로 운영되는 회사인 만큼 거래 재개에 영향을 끼치지 않으리라고 보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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