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업다운뉴스 김혜원 기자] 방역당국의 '8월 위탁생산' 발표 이후 신종 코로나바이러스감염증(코로나19) 백신의 국내 위탁생산(CMO)을 맡을 업체에 관심이 모이고 있다. 아스트라제네카(AZ) 등 일부 백신에 대한 국내 위탁생산이 진행 중인 가운데 국내기업들이 화이자와 모더나의 메신저 리보핵산(mRNA) 백신 위탁 생산을 위한 현의를 진행 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13일 제약업계가 mRNA 방식의 치료제 개발과 위탁생산에 잇따라 출사표를 던졌다. 이와 함께 모더나 코로나 백신의 국내 위탁생산이 임박했다는 소식이 전해지고 있다.
오는 21일 워싱턴D.C.에서 열리는 한미정상회담에 앞서 모더나 백신을 국내에서 위탁생산하기 위한 계약 발표가 이뤄질 것이라는 전망이 업계에서 나온다. 실제 모더나의 경우 국내 위탁생산을 준비 중인 것으로 추정되는 정황이 일부 포착됐다. 모더나의 미국 본사 실무진이 지난 4월 국내의 제약사 공장을 방문했으며, 최근 자사 홈페이지에 한국 총괄매니저와 약물감시 책임자 채용 공고를 냈다.
업계 관계자들은 모더나가 국내 생산공장을 인수한 뒤 직접 백신을 생산하거나, 국내 제약사에 위탁생산, 모더나가 핵심 공정을 담당하고 국내 회사가 충전 및 포장만 진행하는 방식 등으로 진행 될 수 있다고 전망했다. 모더나와 계약이 체결되면 아스트라제네카, 노바백스, 스푸트니크V에 이어 국내에서 생산하는 4번째 코로나19 백신이 된다.
위탁생산 유력 후보 기업으로는 삼성바이오로직스, GC녹십자 등이 언급된다. GC녹십자는 코로나19 백신 모더나의 국내 유통·허가신청을 맡고 있다. 그만큼 위탁생산 업체에 근접하다는 분석이다.
지난 12일엔 삼성바이오로직스가 화이자의 코로나19 백신을 위탁 생산하게 될 것이란 보도가 나왔지만, 삼성 측은 공시 등을 통해 이를 부인했다.
화이자 측도 "자체 생산이 아닌 현지 제조를 논의한 적은 없다"며 "글로벌 본사 확인한 결과 mRNA 백신 기술의 고유성과 외부에서 제조됐을 때의 품질 등을 고려해 현지 제조는 고려하지 않는다는 게 공식 입장"이라고 밝혔다. 화이자가 개발한 코로나19 백신은 mRNA 플랫폼 기술을 활용해 개발된 백신으로, 현재까지 모더나 백신 포함 두 곳에서만 생산하고 있다.
양측의 부인에도 불구하고 업계에서는 규모와 상징성 측면을 고려하면 국내 기업 중 코로나19 백신을 대량 생산할 수 있는 기업은 삼성바이오로직스가 유일한 것으로 보고있다.
현재 국내에서는 SK바이오사이언스가 아스트라제네카와 노바백스가 개발한 코로나19 백신을, 삼성바이오로직스는 릴리와 GSK가 개발한 코로나19 항체치료제를 위탁생산하고 있다. 또 러시아의 스푸트니크V 백신은 지엘라파가 러시아국부펀드(RDIF)와 스푸트니크V 1억5000만 용량 생산 계약을 체결했다. 지엘라파 자회사 한국코러스는 백신의 원활한 생산을 위해 바이넥스, 보령바이오파마, 이수앱지스, 종근당바이오, 큐라티스, 안동 동물세포실증지원센터 등과 컨소시엄으로 5억 용량을 생산한다.
백신 수급 현황을 점검하고 백신 위탁 생산을 논의하기 위해 만들어진 백신점검단은 12일 제약사 화이자, 존슨앤존슨, 아스트라제네카 관계자 등이 참석한 가운데 간담회를 개최,국내 백신 접종률을 높이기 위한 방안을 논의한 것으로 알려졌다.
업계 관계자는 "국내 제약사의 백신 개발은 더딘 상태지만, 위탁생산 능력만큼은 세계 최고 수준으로 알려져 있다"며 "mRNA 방식의 코로나19 백신을 국내서 위탁생산하게 될 경우 국내 보급도 한층 원활해질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