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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국에 뜨는 K-배터리 수장들, 대규모 투자 힘 붙나

  • Editor. 이세영 기자
  • 입력 2021.05.20 17:0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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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업다운뉴스 이세영 기자] 국내 전기차 배터리 업계 수장들이 한미 정상회담이 열리는 미국으로 나란히 떠났다. 경제 사절단의 일원으로 동행하는 것이 표면적인 이유인데, 글로벌 전기차 배터리 시장 경쟁이 치열하게 전개되는 상황에서 미국 내 생산 기반을 확실하게 다지기 위한 방편이라는 해석도 일각에서 제기된다. 이미 수조원의 투자를 약속한 상황에서 후속 투자설이 꾸준히 제기되는 이유다.

20일 업계에 따르면 최태원 SK 회장과 김종현 LG에너지솔루션 사장은 21일(현지시간) 열리는 한미 정상회담에 경제 사절단의 일원으로 동행하며 ‘경제 외교’에 힘쓸 예정이다. 김 사장은 구광모 LG 회장 대신 동행한 것으로 알려졌다.

최태원 SK 회장. [사진=SK 제공]

유럽·중국과 함께 세계 3대 완성차 시장으로 꼽히는 미국이 바이든 행정부 들어서 전기차 등 친환경차 보급을 늘리려는 정책을 펴고 있어, 국내 전기차 배터리 업체들이 이에 대응하는 전략을 펼치고 있다. 시장조사기관 SNE리서치에 따르면 미국 전기차 시장은 올해 110만대에서 2023년 250만대, 2025년 420만대 등 연평균 40%의 고성장이 예상된다.

미국 내 점유율을 높이는 것이 장기적인 경쟁력 강화를 위한 지름길이라고 판단한 전기차 배터리 업체들은 공장 증설은 물론, 현지 완성차 업체들과 합작법인(JV)을 세우는 등 대규모 투자를 아끼지 않고 있다.

이런 가운데 SK이노베이션이 미국 자동차 업체 포드와 손잡을 것으로 알려지면서 눈길을 끌고 있다. 로이터통신과 업계에 따르면 양사는 이날 미국에서 JV 설립과 관련한 양해각서(MOU)를 체결하고 발표할 예정이다. 양사는 전기차 배터리의 기본 단위인 배터리셀을 공동 개발하고, 생산 라인도 함께 구축하기로 한 것으로 알려졌다.

미국 완성차 제조사와의 협업설은 지난달 SK이노베이션이 LG에너지솔루션과 배터리 분쟁을 종료한 뒤 돌기도 했다. SK이노베이션은 LG에너지솔루션과 합의 후 “내년부터 본격 생산을 앞둔 포드·폭스바겐 등 고객사들의 믿음과 지지에 부응해 앞으로 더 큰 파트너십으로 발전할 수 있는 계기를 만들어 기쁘게 생각한다”고 밝힌 바 있다.

SK이노베이션은 미국 조지아주에 1공장 외에도 2023년 생산을 목표로 2공장을 설립하고 있다. 조지아주 공장 설립에만 26억달러(2조9400억원)를 쏟아 부었는데, 1·2공장의 생산량은 연간 21.5GWh에 달한다. LG에너지솔루션과의 분쟁으로 미국 공장 철수 위기에 놓였던 SK이노베이션은 이번 합의로 포드의 배터리셀 발주 물량을 무리 없이 공급할 수 있게 됐다.

일각에서는 포드와 JV 협상에 들어간 시기가 최태원 회장이 미국에 머무르는 일정과 맞물렸다는 점에서 더욱 의미 있다는 분석이 나온다. 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이 지난 18일 미시간주의 포드 공장을 방문해 “새로운 배터리 생산 시설에 정부 보조금을 지급해야 한다”고 강조하는 등 미국 현지 생산을 유도하는 정책을 펼치고 있는 상황에서 SK이노베이션과 포드의 협력이 바이든 정부의 기조를 따라가겠다는 의지를 표명한 것이나 다름없기 때문이다.

위정현 중앙대학교 경영학부 교수는 “전기차 배터리를 미래 먹거리로 삼은 SK이노베이션 입장에서는 이번 기회(한미 정상회담)에 돋보여서 미국 내 포지션을 확보하는 게 좋을 것이다. 기업 이미지 등 여러 가지로 얻을 수 있는 게 많을 것으로 보인다”며 “이런 측면에서 살펴보면 SK이노베이션이 향후 미국 내 생산 시설을 늘릴 공산이 크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전기차 배터리는 SK그룹 차원에서의 전략적 카드이기도 하다. 전문 경영인이 아닌 최태원 회장이 직접 나서는 것은 이런 카드를 밀어붙일 적기가 왔다고 판단했기 때문으로 보인다”고 덧붙였다.

김종현 LG에너지솔루션 사장. [사진=LG에너지솔루션 제공]

LG에너지솔루션 역시 미국 내 전기차 배터리 생산 시설 확대에 힘쓰고 있다. 2019년 말 미국 1위 완성차 업체인 GM(제너럴 모터스)과 합작사 ‘얼티움셀즈’를 세운 LG에너지솔루션은 현재 미국 오하이오주에 35GWh 규모의 배터리 제1 합작공장을 건설 중이다. 비슷한 규모의 배터리 제2 합작공장을 테네시주에도 추가로 세울 예정이다.

양사는 합작공장에서 2024년까지 총 70GWh 이상의 배터리 생산능력을 갖추겠다는 목표를 세웠다. LG에너지솔루션은 GM과의 합작공장 외에도 자체적으로 2025년까지 5조원 이상을 투입해 미국에만 독자적으로 70GWh 이상의 배터리 생산 능력을 추가 확보할 방침이다. 공장 건립이 완료되면 LG에너지솔루션의 미국 내 총 생산 능력은 145GWh까지 확대되는데, 이는 고성능 순수 전기차 200만대 이상을 생산할 수 있는 양이다.

2000년 개발에 들어가 2009년부터 시제품 양산에 돌입하는 등 경쟁사 대비 풍부한 경험과 제품 경쟁력을 갖고 있는 LG에너지솔루션이지만 중국 기업들의 공세가 거세지고 있고, SK이노베이션의 추격도 만만치 않기 때문에 이번에 경제 외교에 나선 김종현 사장의 역할이 작지 않을 것이라는 분석이 나온다.

회사 내부에서는 전기차 배터리의 미국 내 위세가 꺾이지 않을 것으로 보고 있다. 장승세 LG에너지솔루션 전무는 지난달 “2050년까지 탄소 중립을 달성하려는 미국에서는 전기차뿐 아니라 신재생에너지 관련 에너지저장장치(ESS) 수요도 확대될 것”이라고 말했다. 글로벌 완성차 업체들의 배터리 내재화와 관련해선 “배터리 사업은 신규 업체가 진입하기엔 기술 등 장벽이 있다. 완성차 업체가 일류 업체와의 협력을 지속할 전망”이라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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