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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자수첩] 부활하기도 전에 논란 가득, 싸이월드 '용두사미' 될라

  • Editor. 이세영 기자
  • 입력 2021.05.21 17: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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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업다운뉴스 이세영 기자] 국내 3000만명 이상의 가입자를 확보하며 2000년대 소셜미디어서비스(SNS) 업계를 주름잡았던 싸이월드가 부활하기도 전에 각종 논란에 휩싸여 우려를 낳고 있다. 서비스 개시가 두 번이나 미뤄지는가 하면, 플랫폼 내 가상화폐인 ‘도토리’ 역시 환불이 연기되면서 신뢰에 금이 가고 있다. 운영 업체 측에서 반복적으로 약속을 지키지 않는 탓에 일각에서는 “추억은 추억으로 남겨야하는 게 아니냐”는 볼멘소리가 나온다.

페이스북·트위터·인스타그램 등 모바일 환경에 최적화된 SNS 플랫폼들이 우후죽순 생겨나면서 역사의 뒤안으로 사라졌던 싸이월드가 부활을 알린 것은 지난 2월. 당시 전제완 싸이월드 대표로부터 싸이월드 서비스 운영권을 양수한 신설 법인 ‘싸이월드제트’는 지난 3월 서비스 재개를 약속했지만 이는 지켜지지 않았다.

싸이월드 홈페이지에 명시된 '재오픈 카운트다운'. "비밀인데 늦어질 수 있어요"라는 문구에서 개발자의 애달픈 심경이 읽힌다. [사진=싸이월드 홈페이지 캡처]

싸이월드제트는 싸이월드 재개장을 5월로 한 번 미뤘고, 21일엔 “개시 목표일을 7월로 연기하기로 했다”고 밝혔다. 싸이월드제트 관계자는 “현재 미니홈피 고객의 데이터 중 180억여장의 사진, 1억5000여개의 동영상 원본, 1100만개가 넘는 음원 파일 등을 고화질·고음질로 변환시키고 있다”며 “이를 위해 개발자 100여명이 투입됐으나, 시간을 줄이기에는 한계가 따랐다. 다행히 사진과 동영상은 복원을 최근 마무리했다. 조속히 서비스를 재개하기 위해 최선을 다하는 중”이라고 말했다.

5월 재오픈을 기다린 소비자들 입장에선 맥이 빠질 수밖에 없는 대목이다. 미니홈피 배경음악 시장을 주름잡았던 2000년대 가요들이 최근 재조명받고 있는 상황에서 싸이월드 측이 한껏 분위기를 띄운 모양새가 됐지만, 시스템이 받쳐주지 못하고 있기 때문이다. 이 관계자는 “사진과 영상을 저장하고 있는 서버가 내구 수명이 넘어가 별도의 클라우드 백업을 진행하고, 보안 관제 시스템도 해결하면서 복원 과정에 긴 시간이 걸렸다”고 설명했다.

수천만명의 회원을 거느린 IT 회사가 두 번의 서비스 개시를 연기한 것은 안일한 운영이라는 비판에서 자유로울 수 없다. 복구해야할 데이터양에 확보 중인 인력을 고려해 재오픈 시점을 잡아야하는데, 그저 빨리 선보여야한다는 마음이 앞섰는지 회사 측에서 부활 일자를 섣불리 정했다는 생각이 든다.

도토리 환불에 대한 신뢰에도 금이 가고 있다. 싸이월드는 지난 7일부터 홈페이지를 통해 도토리 환불 예약을 받기 시작했는데, 당초 공지했던 지난달 29일보다 시기가 일주일가량 늦어졌다.

싸이월드제트는 지난달 29일 홈페이지에서 아이디 찾기 및 도토리 환불 서비스를 시작한다고 알린 바 있다. 하지만 아이디 찾기 서비스는 사전예약이었고, 입력한 이메일 주소를 통해 알림을 받는 식이었다. 도토리 환불 서비스는 지난 7일이 돼서야 이용이 가능했는데, 이마저도 실시간 환불이 아닌 예약일 뿐이다.

싸이월드제트 측은 “도토리 환불은 이달 25일부터 시작될 계획”이라고 이날 밝혔지만 본의 아니게 ‘양치기 소년’이 돼버린 싸이월드제트 측의 말을 소비자들이 곧이곧대로 믿을지는 미지수다.

이뿐만이 아니다. 싸이월드는 아이디 찾기 예약 서비스를 신청하는 과정에서 무조건 광고성 정보 수신에 동의하도록 함으로써 개인정보보호법 위반 논란을 일으키기도 했다. 이달 초 싸이월드제트가 시정조치를 하면서 사태가 일단락됐지만 개인정보보호법 제22조 5항 등 관련 조항을 살피지 못했다는 비판이 나온다.

외국계 회사들이 만든 SNS들이 시장을 장악하면서 싸이월드는 거꾸로 후발주자가 됐다. 기존 SNS들을 뛰어넘을 무기가 마련돼야하는데, 현재로선 잘 보이지 않는다. 여기에 무너진 소비자들의 신뢰를 쌓아야하는 만큼, 운영 업체 측은 남은 2개월 동안 각고의 노력을 기울여야할 것으로 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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