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업다운뉴스 강성도 기자] 새 당대표 선출을 앞두고 있는 국민의힘에서 때아닌 '차종' 설전으로 신경전이 가열됐다. 당권주자 스스로를 화물차와 전기차, 카니발, KTX 등에 빗대가며 선전에 열을 올리고 있다. 나경원 전 의원이 최근 여론조사에서 두드러진 신예그룹의 선전에 경계심을 드러내며 자신을 화물트럭에 비유하자, 이준석 전 최고위원은 자신은 "매연이 나오지 않는 전기차"라고 반박했다.
나경원 전 원내대표는 24일 CBS라디오 ‘김현정의 뉴스쇼’에 출연해 "이번 당대표는 멋지고 예쁜 스포츠카를 끌고 갈 수 있는 자리가 아니라, 짐을 잔뜩 실은 화물트럭을 끌고 좁은 골목길을 가야 한다"면서 "이번 대선은 아주 멀고도 험한 길"이라고 했다. 중진의 경륜을 강조하며 이 전 최고위원 등 신진 후보들을 견제한 것이다.
오세훈 서울시장과 원희룡 제주지사가 당대표 선거에 출마한 초선·소장파 후보들을 공개 지지한 것에 대해선 "이 바쁜데 전당대회에 너무 관심이 많다. 아무래도 본인에게 편하고 만만한 당대표가 되면 좋겠다고 생각하는 것 아닌가"라고 말했다.
이에 이 전 최고위원은 소셜미디어를 통해 "사실 제가 올초에 주문 넣은 차는 전기차라서 매연도 안나오고 가속도 빠르고 전기차 전용플랫폼이라 내부공간도 넓어서 많이 태울 수 있다"며 "내 차 전기를 다른 사람을 위해 뽑아줄 수 있는 기능도 있다"고 밝혔다. 그러면서 "깨끗하고, 경쾌하고, 짐이 아닌 사람을 많이 태울 수 있고, 내 권력을 나누어줄 수 있는 그런 정치 하겠다"고 맞불을 놨다.
초선 김은혜 의원도 SNS에서 "화물트럭도 성능이 좋아야 대선에서 사고가 안 생긴다"며 "노후 경유차에 짐을 실으면 언덕길에서 힘을 못 쓰고 운행 제한 과태료가 부과된다"고 지적했다. 나 전 의원이 신예 그룹을 '예쁜 스포츠카'에 빗댄데 대해서는 자신이 타는 차량 '카니발'의 뜻처럼 "대선주자들과 함께 대선 '축제'를 벌이겠다"고 받아쳤다.
이를 지켜 보던 주호영 전 원내대표는 페이스북을 통해 "차가 문제가 아니라 운전자가 문제"라며 "지금 정권교체를 위해 우리의 모든 힘을 모아도 모자랄 때에 차 떼고 포 떼고 할 때가 아니다"라고 밝혔다. 이어 "분야, 세대, 지역을 아우르는 모든 인재들을 KTX에 태워 가장 빠르게 정권 교체의 길로 달려나가겠다"며 "스포츠카든, 화물차든, 전기차든, 카니발이든 베스트 드라이버를 모시는 정권교체를 이루겠다"고 의지를 다졌다.
당내 신경전이 치열해지는 가운데 국민의힘 지도부 선출의 첫 관문이 될 비전발표회가 25일 열린다. 당 대표 후보로는 김웅·김은혜·나경원·윤영석·이준석·조경태·주호영·홍문표 후보(이하 가나다 순) 등 8명이 도전장을 냈다.
국민의힘은 오는 26∼27일 이틀간 '당원 50%+일반시민 여론조사 50%' 방식의 예비경선 투표를 거쳐 28일 당 대표 후보를 5명으로 압축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