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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스타항공 인수, 하림 vs 쌍방울 2파전 양상...수천억 부채 '걸림돌'
이스타항공 인수, 하림 vs 쌍방울 2파전 양상...수천억 부채 '걸림돌'
  • 김혜원 기자
  • 승인 2021.06.11 14:4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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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업다운뉴스 김혜원 기자] 매각 절차를 밟고 있는 이스타항공이 오는 14일 본입찰을 진행한다. 인수전이 계열사 간 시너지 효과를 기대하는 하림 그룹과 쌍방울그룹의 2파전 양상을 보이는 가운데 최종 인수자 선정까지 순항할 수 있을지 주목된다. 

11일 업계에 따르면 서울회생법원과 매각 주관사는 예비실사를 마친 예비입찰자를 대상으로 오는 14일 이스타항공 매각을 위한 본입찰을 진행한다. 이번 본입찰에서는 예비 가계약자의 입찰가격 이상으로 써내는 후보에 한해 경쟁 평가 형태로 진행된다. 가계약자의 이스타항공 인수 예정가액은 약 650억원으로 알려졌다.

경영 정상화가 절실한 이스타항공은 입찰금액 규모와 증자 비중, 자금조달 증빙 등 투자금이 첫 번째 지표이고 인수 후 경영능력, 임직원 고용승계, 인수 확정 가능성 등 여러 기준을 종합해 우선협상대상자를 선정한다는 계획이다. 

이스타항공 항공기 [사진=이스타항공 제공]
이스타항공 항공기 [사진=이스타항공 제공]

이스타항공은 예비 인수 후보자를 확보한 뒤 추가로 공개 입찰을 진행하는 '스토킹 호스' 방식으로 매각을 진행한다. 본입찰에서 우선협상대상자가 제시하는 가격 이상으로 써내면 인수할 수 있다. 이에 따라 별다른 문제가 없다면 21일쯤 인수자 윤곽이 드러날 것으로 보인다. 

현재 이스타항공 인수전은 하림그룹과 쌍방울그룹의 2파전 양상이다. 하림 그룹은 해운사인 팬오션이, 쌍방울그룹에선 특장차 제조사인 광림과 미래산업, 연예기획사인 아이오케이(IOK)컴퍼니가 컨소시엄을 꾸려 참여했다.

하림은 국제 해운 물류를 담당하고 있는 팬오션에 항공 물류를 더해 사업을 다각화한다는 전략이다. 여기에 서울 양재동에 추진 중인 도시첨단물류단지를 더하면 육상과 해운, 항공 역량을 모두 갖춘 종합 물류사로 거듭날 수 있다. 국내 매출 2위 해운사인 팬오션은 올 1분기 말 기준 1500억원의 현금성 자산을 보유하고 있다. 해운업 현황과 실적 개선 등의 영향으로 신용등급 전망 또한 '긍정적(한국기업평가 기준)'으로 상향됐다.

김홍국 하림 회장은 최근 "이스타항공 인수에 성공한다면 기존 팬오션의 해상물류에 항공물류가 더해져 시너지 효과가 기대되고 육·해·공 물류 포트폴리오가 완성된다"고 밝힌 바 있다. 업계에서는 하림그룹이 미래에셋대우 등 재무적투자자(FI)를 확보하면 더욱 공격적인 입찰가를 제시할 수 있을 것으로 보고 있다.

하림그룹과 쌍방울그룹 로고 이미지 [사진=각 사 제공]
하림그룹과 쌍방울그룹 로고 이미지 [사진=각 사 제공]

주력인 속옷 사업의 성장세가 한계에 이르렀다고 판단한 쌍방울은 그룹 계열사의 중국 시장 진출을 추진하기 위해 이스타항공 인수에 나선다. 이스타항공은 중국 지역에 12개 노선을 보유하고 있으며, 현지 공항을 운항할 수 있는 슬롯도 확보하고 있다. 여기에 계열사 아이오케이컴퍼니의 영화·드라마 등 콘텐츠 제작과 및 매니지먼트 사업, 음원사업 등을 활용해 'K-콘텐츠 항공문화산업'으로 발전시킨다는 전략이다. 

쌍방울의 광림 컨소시엄은 이를 위해 항공 전문경영인인 김정식 전 이스타항공 대표를 일찌감치 영입했다. 그는 이스타항공 대표 재직 시절 만년 적자 기업에서 흑자 기업으로 성장시킨 경험이 있다. 2013년 이스타항공은 23억원의 영업이익을 기록하며 흑자 전환한 데 이어 2014년에는 전년 대비 470% 증가한 131억원, 2015년에는 사상 최대 실적인 175억원을 기록했다. 쌍방울그룹은 항공전문경영인을 중심으로 인수가 이뤄지면 안정적으로 정상화를 이뤄낼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항공사 운영 경험이 없는 두 업체가 각각 어떤 강점을 앞세워 시너지를 낼지를 놓고 의견이 엇갈리고 있다. LCC 업체가 사용하는 보잉 737·에어버스 A320 항공기가 물류에 적합하지 않다는 지적이 나온다. 

이스타항공의 부채도 문제다. 현재 이스타항공의 총부채는 2187억원에 달한다. 이중 649억원이 체납된 임금 등 미지급금과 미지급비용이다. 인수자는 2000억원대 부채를 떠안아야 한다. 인수 이후에도 이스타항공을 정상화하기까지 인수금액 이상의 자본이 투입될 수 있다. 이에 항공업계와 투자은행 등은 이스타항공 매각 예상 금액을 최소 1500억원부터 최대 2000억원 수준으로 추정하고 있다. 

이스타항공이 연내 국내선 운항을 목표로 국토교통부 항공운항증명(AOC) 재발급 절차에 돌입했으나,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여파로 국제선 수요가 언제 회복될지 모르는 만큼 업황도 녹록지 않다. 여기에 에어로케이, 에어프레미아 등 신생 항공사가 탄생하면서 가뜩이나 어려운 국내 LCC 시장이 포화 상태에 이르렀다는 게 불안 요소다. 

매각 확정까지 여러 변수가 있다 보니 업계 일각에서는 이스타항공이 하림이나 쌍방울그룹이 아닌 사모펀드나 다른 중견기업의 품에 안길 가능성도 거론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