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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자수첩] 신뢰 잃은 정부의 집값 잡기, 이젠 시장의 목소리 들어야

  • Editor. 장용준 기자
  • 입력 2021.07.30 15:2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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장용준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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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업다운뉴스 장용준 기자] 3기 신도시 사전청약 첫날이었던 지난 28일 정부는 계속되는 집값 상승에 대한 대국민담화문을 발표했다. 홍남기 부총리 겸 기획재정부장관이 여전한 집값 불안에 대해 "송구스럽다"는 사과와 함께 고개를 숙이는 모습은 정부가 내놓은 26번의 부동산대책이 신뢰를 잃어간다는 시그널로 비친다. 

홍 부총리의 담화문 발표 내용은 정부 정책이 부동산 시장에서 제대로 작동하지 않는 이유에 대해 편법적인 실거래가 띄우기 사례와 불법·편법 거래, 시장 교란 행위 등이 부동산시장을 왜곡하고 있다는 점을 지적하는데 그쳤다. 

아울러 주택 공급이 부족하기 때문에 집값 상승이 심화하고 있다는 시장의 지적과 우려에 대해서는 "주택 공급이 부족하지 않은데, 막연한 기대 심리, 투기 수요, 불법 거래 등이 가격 상승을 견인하고 있다"는 입장을 보였다. 무엇보다 집값 잡기가 "부동산 시장 참여자와 국민 모두가 협력해야 가능하다"고 국민 협조를 당부하는 모습은 이전까지 정부 정책만 믿고 따라오면 부동산 시장이 안정될 것이라던 자신감과는 거리가 먼 것이었다.

홍 부총리를 비롯해 노형욱 국토교통부 장관, 은성수 금융위원장, 김창룡 경찰청장 등 부동산 관계부처의 장들이 모두 모여 이뤄진 이날 브리핑은 결국 정부의 정책 실패를 시장과 국민 탓으로 돌리려는 의도가 깔린 게 아니냐는 해석도 일각에서 나온다.

실제로 담화문 속에는 이번 정부 들어 26번이나 반복된 부동산 대책의 근원적인 실패 요인에 대한 자성이나 일관성 없는 정책 집행에 대한 책임, 집값 안정을 자신하던 예측과 전망이 어긋나고 있는 현실에 대한 해명은 없었다. 정부를 믿고 따르던 국민들의 신뢰도에 금이 갈 것이라는 예상이 나오는 이유다. 

홍남기 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이 28일 부동산 공급대책 추진현황 점검차 서울 영등포구 신길동 재개발현장을 방문해 시찰하는 모습. [사진=기획재정부 제공]
홍남기 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이 28일 부동산 공급대책 추진현황 점검차 서울 영등포구 신길동 재개발현장을 방문해 시찰하는 모습. [사진=기획재정부 제공]

이번 담화문 발표 이후 시장에서는 오히려 더 이상의 규제 일변도 정책 발표가 안 나와 다행이라는 안도감을 드러내기도 했다. 여전히 공급대책이 미흡한 상황에서 섣부른 정책 추가가 오히려 독이 될 수 있다는 공감대가 퍼지고 있는 것이다.

부동산 전문가들은 이제 정부의 규제 일변도 부동산 대책에 변화가 있어야 한다고 지적한다. 정부의 대국민담화가 아니라 시장의 목소리를 들어야 할 때가 됐다는 것이다.

이번 정부 들어 부동산 대책을 발표할 때마다 시장과 전문가들은 우려의 목소리를 냈지만 이는 일부의 반발로 취급돼 왔다. 다주택자 매물 출현을 위한 일시적인 양도세, 보유세 완화도 그랬고, 민간 정비사업 활성화도 공공주도 전환이란 무리수를 뒀다는 평가다.

이제는 전·월세 시장의 안정화를 위한 주택 공급 물량 확대를 두고 정부가 시장의 목소리에 귀 기울일 차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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