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4초의 뜀틀마법, 신재환의 신시대...'스승형' 양학선 앞에서 찬란한 대관식

  • Editor. 최민기 기자
  • 입력 2021.08.03 11:2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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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업다운뉴스 최민기 기자] 비밀병기의 '4초 마법'이 마침내 도코에서 찬란하게 빛났다. 우상 양학선을 바라보며 수없이 튐틀 위를 비틀어 날아올랐던 신재환(23·제천시청)이 한국 체조의 거룩한 계보를 이으며 화려한 올림픽 대관식을 치렀다.

고질적인 햄스트링 트라우마를 극복하지 못한 채 예선 9위로 정상 복귀의 꿈이 좌절되고도 스탠드에서 목놓아 후배를 응원한 '도마의 신' 양학선(29·수원시청) 앞에서 당당하게 '신재환 시대'를 열었다. 그러면서도 한국 도마의 수준을 끌어올린 양학선에게 금빛 영광의 공을 돌리며 "형은 선배이지만 스승"이라고 존경과 고마움을 잊지 않았다. 

신재환은 2일 일본 도쿄 아리아케 체조경기장에서 열린 2020 도쿄 하계올림픽 기계체조 남자 도마 결선에서 1·2차 시기 평균 14.783을 기록해 금메달을 땄다. 1차 시기에서 도마를 옆으로 짚고 세 바퀴 반을 비틀어 돌아 내리는 난도 6.0의 '요네쿠라' 기술을 구사해 착지가 흔들리는 바람에 14.733점을 받았지만 2차 시기에서 난도 5.6점의 1996 올림픽 은메달리스트 여홍철 경희대 교수가 개발한 '여2' 기술로 14.833점으로 끌어올렸다.

9년 만에 올림픽 도마 금빛 계보를 이은 신재환이 시상대에서 금메달을 들어보이며 활짝 웃고 있다. [사진=연합뉴스]

데니스 아블랴진(러시아올림픽위원회)과 동점을 이뤘지만 1, 2차 시기 중 더 높은 점수를 얻으면 승자가 된다는 타이브레이크 규정에 따라 데뷔 올림피언 신재환이 빅토리 세리머니의 주인공이 됐다. 신재환은 2차 시기에서 받은 최고점이 아블랴진보다 0.033점 높아 금빛 영예를 차지한 것이다.

'여2'는 양학선이 9년 전 금빛 착지를 할 때 자신의 위상을 알린 기술로, 신재환이 다시 금빛 기술로 계승한 것이어서 더욱 주목을 받았다.

한국 체조가 올림픽에서 금메달을 따낸 것은 2012년 런던 대회에서 양학선에 이어 9년 만으로 다시 도마에서 신재환이 역대 2호 금빛 결실을 거뒀다. 한국은 이번 도쿄 대회에서 전날 여자 여서정의 동메달과 함께 도마에서만 2개의 메달을 수확, 도움닫기부터 착지까지 짧은 순간에 연기하는 '4초의 승부'에 강한 전통을 이어갔다. 신재환의 금메달은 한국 체조 사상 11번째였는데, 도마에선 남녀 통틀어 6번째 영예다.

충북 청주 출신인 신재환은 도마신동으로 통했다. 12세이던 2000년 체조에 입문한 신재환은 한국체대 1학년이던 2017년 11월 국가대표에 처음 발탁됐다. 충북체고 재학 시절 허리 디스크 수술대에 올라 위기를 맞았지만 철심을 박고 집념의 재활로 늦깎이 태극전사의 꿈을 이어갈 수 있었다.

신재환은 불과 4년 사이에 무섭게 성장했고 양학선이 2012년 런던에서 보여줬던 것처럼 처음으로 출전한 올림픽에서 일약 포디엄 맨 위에 우뚝 섰다. 

신재환이 도마 2차 시기에서 '여2' 기술을 펼치고 있다. [사진=연합뉴스]
신재환이 도마 2차 시기에서 '여2' 기술을 펼치고 있다. [사진=연합뉴스]

신재환은 한국체대 6년 선배이자 이 종목 경쟁자인 양학선에게 고마움을 표했다. 신재환은 부상으로 2016년 리우 올림픽을 건너 뛰어야 했던 양학선과 동고동락했다. 양학선은 우상의 훈련법부터 모든 것을 스폰지처럼 빨아들여 양학선처럼 '도마 스페셜리스트'로 전문성을 키워나갈 수 있었다. 

연합뉴스에 따르면 신재환은 공동취재구역(믹스트존) 인터뷰에서 "학선이 형은 선배이지만 스승"이라며 "형 덕분에 금메달을 땄다고 얘기해주고 싶다"고 밝혔다. 이어 "학선 형이 70%이던 도마 수준을 95%로 향상시켰고 우리가 그걸 따라가려다 보니 한국 선수들의 도마 실력이 평균 이상이 됐다"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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