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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시간 잔 김연경 28점, '원팀' 투혼으로 기적의 4강행...45년 기다린 메달 보인다

  • Editor. 최민기 기자
  • 입력 2021.08.04 15:1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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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업다운뉴스 최민기 기자] 서른셋 베테랑 김연경의 대각선 강타가 터키 코트에 꽂혔다. 8강 혈전을 마무리하는 배구여제의 마지막 한방이다. 5세트를 15-13로 매조지하며 기적의 역전승을 거두는 순간 한국 선수들은 눈시울이 붉어진 채 뒤엉켜 포효했고, 터키 선수들은 코트에 드러누웠다.

4일 일본 도쿄 아리아케 아레나에서 열린 2020 도쿄올림픽 배구 여자부 8강전의 풀세트 명승부는 목소리 쉰 캡틴 김연경의 리드 아래 '원팀'으로 뭉친 한국의 불꽃 투혼이 빛났다. 한국은 터키에 세트 스코어 3-2(17-25 25-17 28-26 18-25 15-13)로 역전승을 거두고 4강에 진출했다. 한국은  1976년 몬트리올 올림 동메달 이후 45년 기다린 메달 도전에 바짝 다가섰다.

4일 여자 배구 8강전에서 터키를 상대로 대역전극을 펼치며 4강 진출에 성공한 한국대표팀이 주장 김연경과 뒤엉켜 환호하고 있다. [사진=연합뉴스]

2012년 런던 대회 이후 9년 만에 메달권에 근접했다. 한국은 김연경이 활약한 9년 전 동메달 결정전에서 일본에 패해 4위에 그쳤고, 2016년 리우 대회 때는 8강에서 짐을 싸야했다. 이번 8강 승부 전 국제배구연맹(FIVB)이 업데이트한 세계랭킹에서 한국은 13위, 터키는 4위였다.

경기 내내 극적인 장면이 연출됐다. 특히 마지막 5세트는 피를 말리는 승부가 이어졌다. 한국은 3-3에서 서브 리시브가 흔들리며 3-6으로 끌려갔다. 하지만 포기하지 않고 집중한 대표팀은 박정아가 오픈 공격으로 득점을 올리고 김희진이 블로킹으로 터키 공격을 저지했다. 이어진 랠리에서는 박정아가 블로커 손을 노린 공격으로 7-7 동점을 만들면서 터키가 흔들리기 시작했다.

김연경의 오픈 공격으로 10-10 균형을 맞춘 한국은 박은진의 서브로 상대 수비진을 흔들었다. 10-10에서 터키 리시버를 맞고 공이 한국 진영으로 넘어왔고, 김연경이 다이렉트 킬을 꽂았다. 같은 장면이 한번 더 이어졌고 한국이 12-10으로 달아났다.

터키는 김연경에게 서브를 집중하고 블로커도 앞에 내세웠지만 김연경은 14-13에서 벽을 뚫어내는 피날레 강타로 역전극을 완성했다.

김연경이 9년 만의 4강 진출에 환호하고 있다. [사진=연합뉴스]

이날 한국은 주장 김연경이 28점을 올리고 레프트 박정아(16점)와 센터 양효진(11점)이 공격에서 김연경을 도우며 삼각편대로 맹활약을 펼쳤다. 리베로 오지영은 몸을 아끼지 않고 터키의 맹공을 버텨냈고, 김수지는 센터임에도 여러 번 상대 공격을 받아내며 상대를 허탈하게 만들었다.

터키의 세계적인 센터 에다 에르뎀(15점), 제흐라 귀네슈(14점)의 빠르고 강한 이동 공격, 날개 공격수 메리엠 보즈(24점)의 화력도 만만치 않았지만 한국의 끈질긴 투혼보다는 미흡했다. 

연합뉴스에 따르면 김연경은 공동취재구역(믹스트존) 인터뷰에서 "올림픽 개막 전엔 누구도 한국의 준결승 진출을 예상하지 못했을 것"이라며 "팀이 하나가 돼 4강 무대를 밟아 기쁘다"고 말했다. 이어 "솔직히 8강 상대가 터키로 결정된 뒤 준결승 진출이 쉽지 않을 것으로 생각했다"며 "어제밤엔 잠이 전혀 오지 않아 한시간 정도 잤다"고 덧붙였다.

도쿄올림픽을 끝으로 올림픽 출전 은퇴를 선언한 김연경은 터키전에서 모든 것을 쏟아냈고 달콤한 승리를 맛봤다. 한국은 브라질-러시아올림픽위원회(ROC) 간 승자와 결승행을 다툰다. 한국은 남은 2경기에서 1번 이상 이기면 45년 만에 포디움에 오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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