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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Why+] 알짜 정비사업 수주시장 트렌드, 대형건설사 서울 '컨소시엄' 부산 '수의계약'
[Why+] 알짜 정비사업 수주시장 트렌드, 대형건설사 서울 '컨소시엄' 부산 '수의계약'
  • 장용준 기자
  • 승인 2021.09.05 08: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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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업다운뉴스 장용준 기자] 최근 도시정비시장 수주전에서 이상징후가 나타나고 있다. 서울을 중심으로 한 대형 사업지에서 대형 건설사들이 컨소시엄을 이뤄 공동 입찰하는 비율이 높아지는가 하면, 부산을 중심으로 한 사업지에서 단독 입찰로 인한 수의계약이 트렌드처럼 이어지고 있다.  

일각에서는 정비사업 수주전에서 무게추가 조합으로 기울다 보니 대형 건설사라 할지라도 하이엔드 브랜드나 특화설계 제안 등 경쟁도 치열해질 수밖에 없는데, 사업성에 따라 선택지를 늘려 협력과 밀어주기가 확산되고 있다는 분석도 나온다. 이같은 움직임에 도시정비사업을 추진하는 조합들도 대책 마련에 나서는 분위기다.

신림1구역 조감도. [사진=한국토지신탁 제공]
신림1구역 조감도. [사진=한국토지신탁 제공]

5일 정비업계에 따르면 지난 2일 서울 신림1재정비촉진구역 재개발조합장은 시공사 선정 관련 내용을 공유하면서 집행부 회의를 통해 지난달 유찰에 따른 재입찰공고를 취소하겠다고 밝혔다. 

앞서 신림1구역은 지난달 31일 마감된 시공사 선정 입찰에 GS건설(GS건설·DL이앤씨·현대엔지니어링) 컨소시엄만 참여해 유찰된 바 있다. 이에 수의계약으로 GS건설 컨소시엄의 수주가 이어질 것이란 관측이 지배적이었다.

신림1구역은 서울시 관악구 신림동 808번지 일원을 재개발해 총 4342가구의 단지로 탈바꿈시키는 프로젝트로 추정 공사비만 1조537억원에 달하는 서남권 최대어로 꼽혀 왔다.

이에 주요건설사들도 큰 관심을 가지고 있었고, 현장설명회에는 이번에 GS컨소시엄 외에도 현대건설, 대우건설, 호반건설, 동부건설, 금호건설, 우미건설, 반도건설 등이 참석해 흥행을 예고하는 듯 했다.

하지만 뚜껑을 열고 보니 GS컨소시엄만 입찰에 응했고, 이에 신림1구역 조합원 대다수가 건설사 컨소시엄에 반대하면서 집행부도 조합원들의 의견을 반영하기에 이르렀다. 

조합은 오는 10일 이사회, 25일 대의원회 의결을 거쳐 기존에 진행한 입찰안내서에 따라 재입찰된 공고는 취소하겠다는 방침이다. 

다만 다음달 16일로 예정된 조합 총회를 개최하겠다는 계획도 밝혔다. 조합은 이 기간 동안 컨소시엄 허용 여부를 안건으로 상정하고 표결에 부쳐 조합원 다수 의견에 따라 추후 시공자 선정 입찰조건에 반영할 방침이다. 

신림1구역 수주전은 GS건설과 DL이앤씨, 현대엔지니어링이 컨소시엄을 이뤘으나 앞날이 불투명해졌다. [사진=각 사 제공]
신림1구역 수주전은 GS건설과 DL이앤씨, 현대엔지니어링이 컨소시엄을 이뤘으나 앞날이 불투명해졌다. [사진=각 사 제공]

지역 부동산 관계자는 조합의 이같은 선택에 대해 “현재 조합원 대부분이 건설사 컨소시엄 방식으로 공사를 반대하는 건 준공 후 하자 발생 시 책임을 묻기가 힘들다는 것과 브랜드 가치가 떨어진다는 점이 가장 큰 이유”라며 “이 때문에 입찰 공고 전부터 컨소시엄 불가를 명시하자는 의견이 많았는데 결국 이런 사달이 났다”고 지적했다. 

이같은 조합의 강경책에 건설사들은 일단 재입찰 공고 참여 후 따라가야 하지 않겠냐는 분위기가 감지된다. 

신림1구역 재개발사업은 입찰 과정에서 컨소시엄 반대 움직임이 일고 있지만, 최근 리모델링 시장에서는 건설사들의 컨소시엄 수주가 대세로 이어지고 있다. 전통의 라이벌 삼성물산과 현대건설이 손을 잡은 금호벽산아파트 리모델링사업과 DL이앤씨와 현대엔지니어링이 함께한 수원 신성신안쌍용진흥아파트 리모델링사업이 대표적 사례다.

업계의 한 관계자는 “최근 대형 건설사들은 적과의 동침도 마다하지 않는다”며 “사업성을 철저히 따져 수주전에 들어가는 비용보다 손을 잡고 시공권을 따냈을 때 얻는 이득이 크다면 이를 선택하는 게 코로나 시대 트렌드가 됐다”고 분석했다.

아울러 “리모델링 부문의 경우 대형 건설사 가운데 기술력이나 실적이 대형 재개발이나 재건축에 비해 모자란 경우도 많아 이를 보완하기 위해 손잡는 경우도 많다”고 덧붙였다. 

서울의 정비사업이 컨소시엄 수주로 흘러가고 있는 반면, 부산지역은 컨소시엄 혹은 단독 입찰에 이은 수의계약이 늘었다. 기존에 시공사를 선정했다가 시공사를 교체하는 사업지가 많다 보니 건설사들이 리스크 관리 차원에서 수주경쟁을 자제하고 있기 때문이다.

범천4구역 조감도. [사진=현대건설 제공]
범천4구역 조감도. [사진=현대건설 제공]

범천4구역 재개발 조합은 기존 시공사였던 DL이앤씨와의 계약을 해지하고, 최근 시공사 선정총회를 열어 현대건설을 새로운 시공사로 선정했다. 우선협상대상자로 선정된 현대건설을 총회에 상정해 시공사로 결정한 것인데, 현대건설은 범천의 부흥(르네상스)과 서면의 주거 중심(센터)이라는 의미를 담은 ‘르네센트(RENAICENT)’를 단지명으로 제안했다.

남구 우암2구역 재개발 사업도 기존 DL이앤씨가 시공사였으나 공공지원 민간임대 연계형 정비사업(뉴스테이)에서 일반 재개발 사업으로 전환하면서 계약을 해지하고 새 시공사로 단독 응찰한 두산건설을 선정했다.

4일 사하구 괴정6구역 재개발 시공사 선정총회도 롯데건설이 단독으로 총회에 상정했고, 금정구 구서3구역 재건축도 DL이앤씨가 단독으로 우선협상대상자로 선정됐다.

부산에도 금정구 서금사재정비촉진5구역(서금사5구역) 재개발사업과 동구 좌천범일통합2지구 재개발 사업의 경우 서울과 마찬가지로 컨소시엄을 이룬 대형건설사들이 시공사로 선정될 것으로 보인다.

업계의 한 관계자는 “부산의 경우에는 조합의 시공사 해지 사례가 워낙 잦아 리스크가 크다고 느낀 업체들이 수주경쟁을 자제하는 분위기”라며 “앞으로도 수의계약이 잦을 것 같다”고 내다봤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