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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슈퍼사이클' 조선 빅3, 연간 수주목표 이뤘지만 수익성은 '가시밭길'

  • Editor. 장용준 기자
  • 입력 2021.10.04 09: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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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업다운뉴스 장용준 기자] 오랜 침체에 허덕이던 한국조선해양·대우조선해양·삼성중공업 등 국내 조선업계 '빅3'가 올해 연간 수주 목표치를 채우면서 실적이 회복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동시에 슈퍼사이클(대호황)에 접어들었다는 전망이 힘을 얻고 있다. 

하지만 수익성 회복은 아직 가시밭길에서 벗어나지 못했다는 분석도 나온다. 후판(선박용으로 사용되는 두께 6㎜ 이상의 철판) 가격 급등과 함께 해묵은 염가 수주 문제가 아킬레스건이 되면서 적자가 예상되기 때문이다. 

4일 조선업계에 따르면 현대중공업그룹 조선부문 중간지주사인 한국조선해양, 삼성중공업, 대우조선해양 등 국내 '빅3' 조선업체들의 지난 8월까지 누계 수주액 규모는 311억3800만달러로 각 사의 총 연간 목표인 316억6300만달러의 98%를 달성했다. 3분기 실적 발표가 나오면 연간목표는 조기 달성할 수 있을 것으로 보인다.

국내 조선업계 빅3가 연간 수주목표액을 초과 달성했다. 사진은 현대미포조선이 건조한 2만7000톤급 여객선 로팩스의 시운전 모습. [사진=한국조선해양 제공]
국내 조선업계 빅3가 연간 수주목표액을 초과 달성했다. 사진은 현대미포조선이 건조한 2만7000톤급 여객선 로팩스의 시운전 모습. [사진=한국조선해양 제공]

업계 1위 한국조선해양은 지난 7월에 목표 수주액을 달성한 것으로 알려졌다. 올 들어 현재까지 201척의 선박을 수주했고, 194억달러의 수주고를 올리면서 올 초 수주목표로 제시한 149억달러를 초과 달성했다. 

대우조선해양 역시 지난달 14일 액화천연가스(LNG) 운반선 4척을 수주하는 등 올해 총 46척, 80억4000만달러를 수주하며 목표 수주액인 77억달러를 이미 넘겼다.

삼성중공업도 연초부터 수주 릴레이를 펼치며 현재 64척, 86억달러어치를 수주해 연초 목표액이었던 78억달러를 넘어섰다. 지난 5월 목표 수주액을 91억달러(10조7000억원)로 상향했다. 러시아 '아틱LNG2' 프로젝트에 참여하는 러시아 국영 에너지업체 노바텍 등과 LNG운반선 6척과 쇄빙 셔틀탱커 7척, 총 13척에 대한 수주 가능성도 높아 26억달러 이상의 수주액을 추가해 연간 수주 목표치를 초과 달성(106%)할 것이라는 전망도 나온다.

빅3는 지난해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확산의 직격탄을 맞으며 글로벌 선사들의 발주가 급감하면서 수주액도 한국조선해양 91억달러, 삼성중공업 55억달러, 대우조선해양 56억달러에 그친 바 있다.

하지만 올해 전 세계 조선산업이 코로나 백신 접종과 글로벌 정부들의 부양책 실시 등으로 선박 수주가 재개되고, 물동량 증가한 데다 친환경 규제 강화로 노후 선박 교체 등이 활발한 상황이다.

조선업계의 한 관계자는 "글로벌 조선 환경이 개선되면서 국내 조선업계도 10여년 만에 슈퍼사이클이 찾아오는 분위기"라고 전망했다. 실제로 영국 조선해운 분석기관인 클락슨보고서에 따르면, 올해 8월까지 전세계 선박 누계 발주량은 3239만CGT로 전년동기(1221만CGT) 대비 165%나 증가한 가운데, 국내 조선업계도 전체 발주량의 42%인 1366만CGT를 차지해 호황을 누렸다. 특히 주력선종인 대형 컨테이너선, 대형 LNG운반선, 초대형 유조선 등을 휩쓸면서 중국, 일본 등과의 경쟁에서 앞섰다.

이 관계자는 "최근 환경 규제가 탄소중립 강화로 지속될 것이라서 LNG 선박 등의 친환경 선박 수요가 일시적으로 끝나지는 않을 것"이라고 내다봤다.

조선업계와 철강업계는 후판가 인상을 두고 지난한 협상을 벌였다. [사진=연합뉴스]

하지만 빅3의 수익성 개선은 아직 시간이 걸릴 것으로 보인다. 업계의 또 다른 관계자는 "조선업의 특성상 선박 수주 계약을 맺을 때 1~2년 전에 선수금을 걸고 건조가 끝난 뒤 인도 시점에서야 대금이 완납되는 방식을 취한다"며 "업황이 안 좋던 2년 전부터 맺어놓은 계약이 이제 실적으로 반영돼 저가 수주 계약이 빅3 모두 많을 수밖에 없다"고 지적했다. 

아울러 빅3가 국내 철강사들과 올해 상·하반기 조선용 후판 가격협상에서 밀린 것도 실적 개선을 이루지 못한 원인이 될 것으로 보인다. 실제로 연초 톤당 60만원 중반대였던 조선용 후판가격은 올 하반기 톤당 110만원대까지 급등했다.

업계의 한 관계자는 "후판은 선박의 주자재가 되는 철강재다 보니 건조원가의 10~20%대 비중을 차지하는데 올 들어 매입가가 널뛰기를 하다 보니 적자를 감수할 수밖에 없었다"고 토로했다. 

증권가의 한 관계자는 "조선업계 빅3의 실적 개선은 복합적으로 발목을 잡고 있는 요소들을 고려하면 4분기부터 당장 이뤄지기는 힘들 것"이라며 "사이클 상 후판가가 안정되고, 1~2년 전 염가 수주 실적을 털어내게 되는 내년부터가 본격적인 흑자 전환의 도화선이 될 것"이라고 내다봤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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