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노벨문학상에 아프리카 난민 출신 구르나...주제의식은 '난민의 혼란'
노벨문학상에 아프리카 난민 출신 구르나...주제의식은 '난민의 혼란'
  • 강성도 기자
  • 승인 2021.10.08 10:1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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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업다운뉴스 강성도 기자] 올해 노벨문학상은 탄자니아 출신 소설가 압둘라자크 구르나에게 돌아갔다. 흑인 작가의 노벨 문학상 수상으로는 35년 만이다. 그간 노벨문학상은 유럽의 백인 남성들에게 많이 주어졌는데 10대 후반에 난민으로 영국에 이주한 뒤 꾸준히 식민주의 담론 및 탈식민지 문학 활동을 해온 것이 높은 평가를 받았다. 

런던발 뉴시스와 외신에 따르면 스웨덴 왕립과학원 노벨위원회는 7일(현지시간) 구르나를 노벨문학상 수상자로 선정했다고 밝혔다. 노벨 문학상 수상자는 1000만 크로나(13억5600만원)의 상금을 받는다.

노벨위원회는 '식민주의 영향 및 문화·대륙 사이의 격차 속에서의 난민의 운명에 대해 타협하지 않으면서도 연민을 갖고 파고든 공로'를 수상자 선정 이유로 밝혔다.

2021년 노벨문학상 수상자 소설가 압둘라자크 구르나 [사진=스웨덴 한림원 캡처]
2021년 노벨문학상 수상자 소설가 압둘라자크 구르나 [사진=스웨덴 한림원 캡처]

그러면서 "구르나의 진실에 대한 헌신과 단순화에 대한 혐오가 인상적"이라며 "그의 소설은 틀에 박힌 묘사에서 벗어나 세계의 다른 지역에 잘 알려지지 않은 문화적으로 다양한 동아프리카에 대해 우리의 시야를 열어준다"고 설명했다.

그루나는 1986년 나이지리아 출신 윌레 소잉카 이후 35년만에 노벨문학상을 수상한 아프리카계 흑인 작가가 됐다.

1948년 동아프리카 해안의 잔지바르섬(탄자니아)에서 태어난 구르나는 스무살이 되던 1968년에 영국으로 유학온 뒤 1982년 켄트대학교에서 영문학 박사학위를 받았다. 최근까지 영문학과 탈식민지학을 강의하다 은퇴했다.

그루나는 데뷔작인 '떠남의 기억'(Memory of Departure·1987)을 비롯해 '순례자의 길'(Pilgrims Way·1988), '낙원'(Paradise·1994), '바닷가'(By the Sea·2001), '탈주'(Desertion·2005), 마지막 소설인 '사후의 삶'(Afterlives·2020) 등 10편의 소설과 다수의 단편을 발표했다. 스와힐리어가 모국어지만 21살 때부터 영어로 글을 쓰기 시작한 그의 작품 전반은 '난민의 혼란'이라는 주제로 관통한다.

2021년 노벨문학상 수상자 압둘라자크 구르나. [사진=로이터/연합뉴스]
2021년 노벨문학상 수상자 압둘라자크 구르나. [사진=로이터/연합뉴스]

 

노벨문학상 수상에 대해 구르나는 영국 PA통신과의 인터뷰에서 "매우 놀라우면서 겸손해진다"면서 "글을 쓸 때는 어떤 기여를 하거나 영향을 미칠 수 있길 희망하기 마련인데 나보다 앞서간 이들을 바라보며 그저 겸허할 따름"이라고 소감을 밝혔다. 그러면서 자신의 수상은 난민 위기와 식민주의가 논의해야 할 문제가 됐음을 의미한다고 강조했다.

이어 "상상할 수 없는 일이었다"며 "발표가 나기 10분 전 누군가 전화를 걸어왔는데 솔직히 장난인 줄 알았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수상 이후 이메일과 전화가 빗발치고 있다고 설명했다.

그루나는 아직 한국어로 번역된 책이 없어 국내에는 잘 알려지지 않은 작가다. 문학계에서는 구르나의 수상이 '이례적'이라는 반응이다. 국내에는 구르나에 대해 연구한 사람이 거의 없으며 영어권에서도 관련 논문이 흔치 않아 그의 책이 한국판으로 나오기까지 상당한 시간이 걸릴 것으로 보인다.